47%는 아직 미완성의 학문으로 진료에 오류 발생을 우려
환자의 ‘세컨드 오피니언’ 선택 잘했다 65.7%로 긍정적
미칠 영향 영상의학과 47%로 최고, 교육 참여하겠다 66%

지난 한 해를 떠들썩하게 만든 알파고-이세돌 경기는 의료계에도 큰 돌풍을 일으켰다. 의료진을 대신할 인공지능의 역할은 어디까지이며, 의사라는 직업이 사라질지, 과연 인공지능이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의료적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을지에 대한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 본지가 창간 15주년을 맞이해 ‘인공지능·로봇에 대한 의사들의 생각’을 들어본 결과, 의사의 절반인 49.5%가 국내에 10년 이내로 인공지능·로봇 기술이 보편화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47.1%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 학문으로 진료에 오류가 발생하는 것을 우려했다. 의사가 아닌 인공지능·로봇이 내린 결정을 따른다는 환자의 결정에 대해서는 65.7%가 세컨드 오피니언의 진료를 받아보고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주장했다.

인공지능·로봇 도입으로 가장 혜택을 받을 분야는 54.3%가 IT를 접목한 헬스케어 산업이라고 생각했으며, 오히려 의사의 정확한 진료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은 25.7%에 불과했다. 또 인공지능·로봇 기술을 도입했을 때 영상의학과(46.7%)와 내과(34.3%)에 가장 많이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했다. 66.3%는 이를 기술 도입에 대비해 관련 교육이나 세미나에 참석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41.9%가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로봇 시대를 대비해 기존 의료인들의 재교육 및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응답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설문은 지난 1~2월간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교수진, 의원급 의사 등 10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응답자의 진료과목은 비뇨기과 10.5%(11명), 내과 9.5%(10명), 외과 7.6%(8명) 정형외과 6.7%(7명), 소아과·정신과 전문의가 각각 5.7%(6명), 안과·피부과·가정의학과 전문의가 각각 4.8%(5명) 이었다. 또 산부인과와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가 각각 3.8%(4명)를, 성형외과·재활의학과 전문의가 각각 2.9%(3명)를, 이비인후과·신경외과가 각각 1.9%(2명)를 차지했으며, 방사선종양학과 전문의는 1%(1명)가, 기타 진료과 전문의 21%(22명)가 설문에 응했다.

성별은 남자가 91명(86.7%), 여자가 14명(13.3%)이었다. 연령별로는 40대와 50대가 각각 36.2%(38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30대가 18.1%(19명), 60대 이상이 7.6%(8명)를 차지했다. 20대는 1.9%(2명)로 집계됐다.

<인공지능(AI)·로봇에 대한 생각>

국내에 인공지능·로봇의 도입이 보편화 될 시기가 언제가 될 것이냐는 질문에 ‘10년 이내’라고 예상한 답변이 49.5%로 절반을 차지했다. 이어 5년 이내가 22.9%, 10년 이상은 20% 순으로 많았다. ‘보편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은 4.8%로 나타났으며, ‘1~2년 이내’라는 답변은 그보다 적은 2.9%로 조사됐다.

인공지능·로봇 도입에 있어 절반 가까이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 학문으로 진료에 오류가 발생하는 것(47.1%)’을 우려한다고 답했다. 이어 ‘관련 시설 및 시스템 도입으로 의료기관의 부담이 가중되는 것’을 우려한다는 답변이 21.2%, ‘의사의 진료영역이 축소되는 것’ 16.3% ‘과도한 진료비로 환자의 부담이 증가하는 것’ 11.5%로 각각 집계됐다. 기타는 3.8%로 나타났다.

최근 길병원에서 시행했던 ‘IBM의 Doctor Watson 이용한 다학제 진료’와 관련된 문항에서는 인공지능·로봇에 대해 의사들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의견을 엿볼 수 있었다. 문항은 ‘Doctor Wstson을 이용한 진료 결과 의사의 경험에 의한 판단과 Watson의 치료 권고안이 다를 경우 대부분의 환자가 Watson쪽을 선택한다는 결과에 대해 환자들의 판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내용이었다.
먼저 ‘세컨드 오피니언의 진료를 받아보고 결정하는 게 좋다’는 응답은 65.7%로 과반수를 차지했으며, ‘잘못된 판단’이라는 답변이 18.1%로 뒤를 이었다. ‘잘 모르겠다’라고 응답한 비율은 8.6%, ‘옳은 판단’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7.6%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절반 수준인 54.3%는 ‘IT를 접목한 헬스케어 산업의 발전’이 인공지능·로봇 도입으로 가장 혜택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25.7%는 ‘의사의 정확한 진료’가, 11.4%는 ‘국민 건강 증진 및 삶의 질 향상’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 예상했다.

어떤 진료과가 인공지능·로봇의 영향이 가장 많이 끼칠 것 같느냐는 문항에는 ‘영상의학과’가 46.7%로 가장 많았다. 이어 내과가 34.3%, 외과 4.8%, 가정의학과 3.8%, 피부과 2.9%, 정신과 1.9% 순으로 나타났다. 마취통증의학과와 재활의학과는 1%로 집계됐으며, 기타 진료과는 2.9%에 그쳤다.

인공지능·로봇 도입에 대비해 교육을 받거나 세미나에 참석한 경험이 있느냐는 문항에서는 절반 이상인 66.3%가 ‘아직 없지만 계획에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교육에 관심 없다’고 답한 응답자가 14.4%로 뒤를 이었으며, ‘3회 이상 있다’, ‘1~2회 정도 있다’고 답한 수는 각각 9.6%로 집계됐다.

인공지능·로봇 시대에 대비해서는 41.9%의 응답자가 ‘기존 의료인들의 재교육 및 인식 개선’ 방안이 가장 시급하다고 답했다. 이어 ‘정부의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36.2%(38명)로 뒤를 이었다. ‘의학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는 응답은 19%, ‘환자들의 사고가 바뀌어야 한다.’ 응답은 1%, 기타는 1,9%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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