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서점가 상징, 만남의 장소로 재탄생 위해 이색 인테리어 구성
문구, 음반, 식음료 등 입점, 건강서적 많이 찾는 장년층 위한 진열도

1980년대 대학생들의 만남의 장소이자, 종로 일대 서점 거리를 상징했던 종로서적이 14년 만에 돌아왔다. 

스마트폰은커녕 휴대폰도 없던 시기, “만나자”고 하면 종로서적에서 기다리는 것이 당연했다. 그때의 향수를 젊은 세대에도 불어넣고자 종로서적은 ‘만날 수 있는 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다양한 식음료점과 담소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 것이다. 

중·장년층에게는 추억을 상기시키고 젊은 층에게는 새로운 기억을 심어 줄 종로서적을 방문해봤다.

400평 규모, 6만종 10만권 책 진열
종로서적은 1980년대 생긴 영풍문고, 교보문고와 함께 종로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이후 인터넷 서점이 등장하면서 경영난으로 2002년 문을 닫았다. 서점 경영이 어렵다지만 출판계에서는 종로 서적의 부활을 위해 추진위원회까지 설립했다.

지난해 12월 23일 돌아온 종로서적은 종각 사거리 종로타워 지하 1층에 자리 잡았다. 지하철 1호선 종각역과도 연결되어 있는 서점을 들어가면 미니(mini) 사이즈의 일본 츠타야 서점이 연상된다. 400평 규모의 서점 안에는 6만종, 10만권의 책이 진열되어 있었으며, 문구류·음반류·식음료점 등이 입점해 있다. 44명이 앉을 수 있는 대형 책상과 5개의 1인용 독서실도 눈에 띈다.

꺼져가는 서점 경영에 종로서적이 선택한 전략은 인테리어뿐 만이 아니다. 서점을 자주 찾는 ‘여성’ 독자층을 타깃으로 각종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는 것.

종로서적 박래풍 점장은 “아직 미완성이지만 연령별로 여성 추천도서를 모아 진열했다. 앞으로도 특정 연령층이 많이 오면 그 연령층 추천도서를 모아 진열하는 등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점 많이 찾는 고객 취향 따라 평대 구성, 독서 모임 계획도
종로서적의 주요 전략은 ‘큐레이션’이다. 여성 타깃의 추천 도서를 모아 놓는 것은 물론 최신 트렌드에 맞춰 평대를 구성한 것이다.

보통 서점에서는 벽 쪽에 책을 꽂는 벽서가, 사람 키 높이의 입서가, 그리고 책 표지가 보이는 평대가 있다. 종로서적은 일반 독자들이 보기에 편한 평대를 주로 진열했다. 

평대 진열은 서점 직원들의 아이디어들로 구성된다. 블로거가 올린 내용을 토대로 최신 트렌드를 읽고 500여개의 테마 중 책을 선별해 진열한다.

“아직은 미완성이라 고객들에게 죄송하다”는 박래풍 점장은 오픈하기까지의 우여곡절을 털어놓기도 했다.

박 점장은 “오픈 전부터 언론에 소개가 됐다. 오픈 시기를 조정하던 중에 언론에서 날짜가 발표되어 그 시기에 맞출 수밖에 없었다”며 “빠른 시일 내에 매장 진열을 마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고객들과 함께하는 독서모임도 계획 중이라고 소개했다. 

박 점장은 “3~4월 즈음 1분기가 지났을 땐 조그마한 독서모임도 가질 계획이다”라며 “대형 테이블에서 다과회를 하거나, 밤새 독서토론을 할 수 있는 행사는 정말 꼭 하고 싶다”고 전했다.

향수 젖은 중·장년층 방문 多, 건강서적 많이 찾아
여성 고객을 잡겠다고 나선 종로서적에는 오히려 향수에 젖은 중·장년층의 고객들이 많이 찾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래풍 점장은 “종로서적의 마지막 세대, 40~50대 고객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많이 방문했다”며 “본인 세대 때 종로서적이 없어진 것을 알기에 추억을 회상하며 찾으시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중·장년층의 고객이 많은 만큼 건강서적을 찾는 이도 많았다.

박 점장은 “전문적인 책보다도 혈압 낮추는 방법, 당뇨 관리하는 방법 등 실용적인 책을 많이 찾으신다”며 “특히 장년층이 많이 구매하신다”고 말했다.

이에 박 점장은 “아무래도 어르신들이 건강에 관심이 많아 건강 관련 서적을 많이 찾으시고, 그래서 평대로 따로 마련해 두었다”며 “책을 집필하시는 의사·약사도 독자를 고려해 사진 등을 많이 첨부해서 독자의 이해를 도왔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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