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품국(FDA)이 인체 유해물질 ‘트리클로산(triclosan)’ 등 19개 성분을 포함한 항균 비누에 대해 판매금지 처분을 결정했다. 유효성과 안전성의 근거가 없다고 판단, 같은 성분을 포함한 ‘약용 비누’는 일본에서 많이 판매되고 있다. 건강피해 등의 보고는 없지만, 소비자단체로부터 미국과 같은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FDA는 2013년 항균성을 강조한 비누와 핸드솝의 제조업자에게 트리클로산(Triclosan)과 트리클로카반(Triclocarban) 등의 함유성분에 대해 보통 비누와 비교한 경우 살균 성능의 유효성과 장기적으로 사용한 경우 피부암과 갑상선에 영향을 미치는 과학적인 근거를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하지만 FDA는 업자로부터 충분한 데이터를 받지 못했기 때문에 19개 성분을 포함한 상품을 1년 후 미국 내에서 판매를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유럽에서도 유럽연합(EU)당국이 작년 트리클로산에 대해 EU에서 판매금지 조치했다. 19개 성분 중 트리클로산과 트리클로카반은 일본에서 제조, 판매되고 있는 살균작용을 강조한 비누와 핸드솝, 치약에도 포함되어 있다. 일본 비누세제공업회에 따르면 이 성분은 일본에서 약 40년 전부터 사용되고 있지만, 건강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한다. ‘손을 씻는 방법으로 많은 데이터가 있지만 살균작용이 있는 것은 확실하다. 일본에서는 살균과 소독 등의 효과를 강조한 약용비누는 의약부외품으로서 후생노동성의 승인을 받았고, 문제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리클로카반을 포함한 고형 비누를 제조판매하고 있는 레킷벤키저도 ‘이번에는 어디까지나 미국의 결정이다. 제조정지 등의 예정은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한편 영국의 조치를 받아들여 트리클로산을 다른 성분으로 바꾸는 업체도 등장했다.

후생노동성은 제조업체와 업계의 협력으로 19개 성분을 포함한 제품이 일본 약국과 드럭스토어에서 어느 정도 판매되고 있는지 조사를 시작했다. 또한 FDA에 대해 금지의 구체적인 근거 제시 등을 요구할 예정이다. 그 결과를 기반으로 심의회에서 의견을 묻고, 향후 대응을 검토할 생각이다.

소비자단체 사이에서는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주부연합회는 ‘보통 비누도 충분히 효과가 있고, 살균성분은 의미가 없다고 호소하며, 환경문제도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일본 소비자연맹은 ‘FDA 판단에 근거 조사 후에 후생노동성에도 같은 조치를 요구하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 요코하마국립대학 오오야 마사루(大矢勝)교수는 ‘약용 비누가 직접적으로 건강에 문제가 되는 것으로 생각되진 않지만, 보통 비누로 제대로 손을 씻는다면 충분히 세균을 제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약용 비누의 사용을 과도하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하지만 일본의 대응이 어떻게 될지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성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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