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에서 ‘사역산’ 어떻게 활용할까

331호 한국의약통신l승인2017.01.12 13:3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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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연흥 약사(경기도 안산시 백제약국)

어혈증, 시호증에 계지복령환가 함께 쓰면 좋아
신경증 심하고 수족 냉하다면 당귀작약산과 합방

제가 운영하는 약국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한방제품 중 하나는 사역산입니다. 사역산을 속시탈 등의 위장약과 같이 주면 꽉 막힌 식체 증상이나 복통 등에 탁월한 효과를 보여서 필자는 사역산을 아주 좋아합니다. 하지만 그런 탁월한 효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판매하기 좋은 낱포 형태의 사역산을 취급하는 한방회사가 많지 않아 항상 아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화에서는 사역산을 꼼꼼히 살펴보고 약국에서 어떻게 응용할 수 있을지를 소개해 볼까 합니다.

1. 사역산
사역산은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다시피 기기울결(氣機鬱結)로 인해 기가 전신을 주행하지 못해서 발생되는 수족역냉(手足逆冷)을 치료하는데 사용되는 약입니다. 역냉은 손가락이나 발가락 끝에서 시작하여 심장과 가까운 쪽으로 냉이 올라오는 증상을 말하는데, 대부분 말초혈액순환장애로 인해 시작됩니다.1)

언뜻 손발을 따뜻하게 만들어 주는 약으로 생각할 수 있는데, 사역산을 보면 딱히 따뜻한 성질의 약재가 관찰되지는 않습니다. 시호, 작약, 지실, 감초로 이루어진 약은 부자나 오수유와 같이 몸을 데워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진 않습니다.

사역산은 시호, 작약, 지실, 감초로 이루어진 약으로 작약과 감초(ex. 작약감초탕)는 근육을 이완시켜 주고 통증을 완화시키기 위해 쓰였음을 쉽게 예상할 수 있습니다. 긴장을 풀어주는 약이지요. 시호와 지실을 알아봐야겠지요?

1) 시호
시호는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상황에 쓰이는 약입니다.

1. 간동맥의 과항진을 막아주고
2. 이담 작용으로 디톡스 및 호르몬 대사에 영향을 주며
3. 간문맥의 활성화 및 그에 따른 기타 상부 소화기계 순환능력을 강화시킵니다.

임상적으로 질문을 할 때는

1. 지금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지?
2. 가슴이 자주 답답한지? 한 번씩 가슴이 꽉 막힌 느낌이 있는지(가슴이 미어진다고 하죠)?
3. 깊은 숨이 잘 안 쉬어지고 숨이 가쁜지?
4. 기름기 많은 음식을 먹었을 때 소화가 잘 되는지?
5. 대변이 물에 둥 둥 떠있는지? 냄새가 심한지?
6. 입이 쓴지?

를 확인하면 시호증이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시호는 단미에서는 큰 효과가 없어 보통 황금이나 지실과 병용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서 황금과 섞어 쓸 때는 소시호탕, 시호계지탕 지실과 쓸 때는 사역산, 대시호탕, 가미온담탕이 있고 강력한 이담작용을 하는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시호는 스트레스의 초·중기에 많이 쓰는데 대부분 혈압이 높은 사람에게 좋은 효과가 있고 가장 흔한 부작용은 무기력입니다. 물론 약국에서 사용하는 과립 형태의 시호제는 큰 부담 없이 사용하셔도 무방하다고 생각합니다.2)

시호 추출물은 반복적인 구속 스트레스 모델에서 기억력 감퇴를 회복시킵니다. Lee등은 렛트를 이용한 연구에서 반복된 통제에 의한 스트레스가 야기하는 우울증과 불안한 행동이 시호의 투여에 의해 개선됨을 보고했고, 시호의 메탄올 추출물은 tail suspension test*에서도 현저한 항우울 효과를 나타낸다고 합니다.3)

*tail suspension test: Tail suspension test나 구속스트레스 모델은 스트레스를 실험하기 위해 자주 쓰이는 방법으로 쥐를 좁은 곳에 고정시켜 스트레스를 주거나 꼬리를 테이프로 붙여 메달아 놓고 얼마나 저항을 하는 가 등을 테스트 하는 것입니다.

2) 지실
그럼 지실에 대해서도 살펴봐야겠지요?

지실은 장의 연동운동을 촉진시키고, 장의 구석구석까지 때가 끼어있는 것을 긁어내는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이급후중(裏急後重), 대변을 보고 싶은 느낌은 오는데 막상 대변을 보면 잘 나오지 않고 뒤가 묵직하다고 느끼는 경우에 대표적으로 쓸 수 있는 약물이 지실입니다.4)

정상적인 동물에게 지실 추출물을 투여하면 위장관 운동의 수축 리듬이 증강된다고 합니다. 지실의 헥산추출물은 결장 말단의 종주근의 운동성을 증가시키고, 위궤양 모델에서 현저한 위손상 억제활성을 가지고, 위배출 시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소화관 운동 촉진작용을 가진다고 합니다. 이런 기능이 지실의 파기소적(波氣消積) 효능을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5)**

** 위장관의 근육은 환형근과 종주근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환형근은 둥글게 장을 조여 주는 근육이고 종주근은 아래로 죽 죽 음식물을 내려 보내는 근육인데요. 순대 만드는 과정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순대 속을 넣어주고 아래로 밀어 넣어야 순대의 가장 끝까지 순대속을 채울 수 있는데 밀어 넣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종주근입니다. 결국 종주근이 잘 움직이지 않으면 우리가 먹은 음식물이 아래로 잘 내려가지 않게 되겠죠.

결국 사역산을 살펴보면 스트레스로 인해 위장운동이 정상적으로 되지 않고, 이담작용이 잘 되지 않으며 가슴이 답답하고 근육통이 있을 때 사용하는 처방인 것입니다.

2. 기기울결 개선과 수족역냉 치료
그런데 말이죠. 사역산은 기기울결을 개선하고 수족역냉을 치료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본초만 봤을 경우엔 사역산은 단지 신경성 소화불량과 복통에 좋은 약으로 보일 뿐인데 말입니다.

간은 간주소설이라 하여 체내의 모든 氣가 원활하게 소통되도록 조절하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스트레스를 지나치게 받으면 울화가 쌓여 간기울결이 된다고 합니다.***

***소(疎)란 위로 밖으로 풀어준다는 것으로, 시호, 청피, 향부자, 천궁 등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고, 설(泄)이란 아래로 쏟아버린다는 것으로, 어혈(瘀血)을 대변과 함께 내리는 것을 가리키는 것으로 대황이나 도인, 당귀 등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간은 시시각각 엄청난 양의 음식물과 여러 생화학 적인 물질들을 대사하고 합성하는 여러 일을 하는 장기로 疎와 泄이 잘 되지 않을 때 간의 역할에 제한이 오게 됩니다. 소화가 잘 되지 않고 가슴이 답답하며 피로물질이 제거되지 않는 등의 일들이 발생하게 되겠죠.

이런 상태는 또한 스트레스로 인해 자율신경의 정상적인 기능이 저해됨으로 순환에도 문제를 일으키게 될 것입니다.

레이노현상(Raynaud’s phenomenon): 레이노현상은 일시적인 손발가락의 허혈이 특징인데 임상적으로는 추위에 노출되었다가 따뜻해지면 손발가락이 창백하게 되었다가 청색증과 발적이 차례로 나타납니다. 정서적인 스트레스가 또한 이러한 현상을 유발합니다. 교감신경절제술이나 알파차단제 약물들이 일부 레이노 환자들의 증상의 빈도나 강도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6)

레이노현상을 살펴보면 사역산에서 말하는 수족역냉(手足逆冷)이 관찰됩니다. 결국 스트레스로 인한 수족역냉은 교감신경 과항진이 그 중요한 원인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교감신경이 지속적으로 항진될 경우 혈관은 수축이 되고 (수족냉증) 소화는 안되고 가슴은 답답해 지겠지요. 간기울결과 교감신경 과항진은 같은 의미로 봐도 큰 지장이 없어 보입니다.

이것을 기울치궐(氣鬱致蹶)이라 하고 이렇게 설명합니다.

기울치궐(氣鬱致蹶): 간기가 울결되면 기기가 불리해지고 양기가 내부에 조폐되어 사지로 도달할 수 없으니 역시 수족궐냉이 조성된다. 그러나 본증은 수족궐냉이 그다지 심하지 않으며 일반적으로 수족불온 또는 손끝 및 발끝의 냉증 또는 수족이 때론 차고 때론 따뜻한 증상을 나타난다. 본증은 늘 가슴이 답답하고 배가 빵빵하고 답답하며, 긴 한숨을 내쉬길 좋아하고 정신이 유쾌하지 않은 증상 등을 같이 보인다. 간기가 소통되지 못하므로 기타 장기의 기능에 영향을 미쳐 기침, 두근거림, 소변불리, 복통, 설사와 이급후중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본증의 치료는 시역산을 사용한다.7)

하지만 필자는 기울의 결과로 수족냉증이 온다고 보는 것은 다소 순서에 무리가 있다고 보고 수족역냉과 소화불량은 스트레스로 인한 교감신경 과항진의 결과로 동시에 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은 몸 자체의 에너지가 부족해서 몸 전체가 차가워지는 경우와 달리 몸은 따뜻한데 손 발만 찬 경우가 사역산 증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시호는 스트레스를 개선시키고 염증을 없애며, 지실은 시호와 같이 쓰일 때 강력한 이담작용을 하며 위장관의 운동능력을 향상시켜 줍니다. 또한 작약과 감초는 혈액이 근육으로 잘 공급되게 해줘서 근육의 혈허를 개선시켜 통증을 없애는 역할을 하는데 이 모든 작용은 교감신경이 지나치게 항진된 것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사역산은 단순히 소화제 목적으로만 이해하거나, 수족냉증에 도움이 되는 약으로만 이해하면 안될 거 같습니다.

3. 사역산의 응용

1. 스트레스를 받고 손발이 차지는 사람에게 사용가능합니다.
2. 담석증과 복통, 위가 꽉 막힌 느낌이 드는 사람에게 도움이 됩니다.
3.기관지염, 천식, 늑막염 등 기침 증상에 쓸 수 있습니다.

사역산은 어혈증과 시호증, 이급후중이 있을 경우에 계지복령환과 같이 쓸 때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신경증이 심한 사람이 수족이 냉하고 빈혈증상이 있을 때 당귀작약산과 합방해도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또한 어지럼증에 영계출감탕과도 많이 합방하며, 스트레스성 매핵기 증상에 반하후박탕과도 같이 쓸 수 있습니다.

현대인의 질병은 대부분이 스트레스로 인한 경우가 많은 거 같습니다. 필자는 소시호탕과 시호계지탕, 사역산, 시모탕과 같은 시호제를 자주 응용하는데 환자의 증상을 개선하는데 아주 탁월한 효능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마도 충분치 못한 여가시간과 지나친 업무상의 스트레스, 운동부족, 수면부족 등이 현대인의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약사의 역할은 이런 내용들을 잘 이해하고 환자에게 궁극적인 도움이 주는데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생약을 잘 응용하기만 해도 환자의 삶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으니 말이죠.

사역산 정말 좋은 약이니 많이들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만성피로와 소화불량 수족냉증 등도 잘 생각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사역산을 응용하는 약사님들이 늘어나시기를 기대합니다.

<참고문헌>

1) 탕윈. 한의학을 말하다. 청흥출판사
2) 주성완. 임상한의사를 위한 기본 한약처방 강의. 가온해미디어
3) 한방약리학 편찬위원회 저. 제 4판 한방약리학. 도서출판 신일북스
4) 노영범. 임상방제학강좌. 대성의학사
5) 한방약리학 편찬위원회 저. 제 4판 한방약리학. 도서출판 신일북스
6) 대한내과학회편. 해리슨내과. 도서출판MIP
7) 배현. 기초에서 응용까지 핵심 상한론 48처방. 대한약사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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