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은경 약사(부산시 사하구 오거리약국)

한방제, 소염진통제, 비타민까지 주면 객단가도 높아져
수액제와 비교해 ‘오래가고 저렴함’강조, 경험담 효과 만점

일반의약품으로 감기약을 구입하는 경우에 대해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고 있다.
환자와의 대화법, 소염진통제와 카페인에 대한 논의, 환자 측의 요소(연령, 노인, 임부)와 라이증후군에 관한 이야기를 하였고 오늘은 몸살감기에 사용될 수 있는 일반의약품에 대한 이야기와 반드시 병원에 가야할 경우에 대해 살펴보려고 한다.

1. 몸살감기
① 감기 바이러스에 의한 경우
이 경우는 목감기와 같이 오는 경우가 많다. 앞선 호에서 소개한 감기약을 구입하려는 환자에게 확인해야 할 요소에서 골라본다면 아래 항목을 물어볼 수 있다.

발열, 오한, 두통, 발한 or 어깨 결림, 피로감, 근육통 or 관절통 or 몸살

환자: 몸살이 왔나 봐요. 종합감기약 하나 주세요.
약사: 어디가 어떻게 아프세요?
환자: 몸도 아프고 열도 나고 머리가 아프네요.
약사: 언제부터 그러셨어요? 며칠 많이 피곤하고 무리하셨지요?
종합감기약 말고 몸살에 더 잘 듣는 약 드려도 되나요?
어깨는 결리시나요? 땀이 나나요? 한기는요?

발열, 오한, 두통, 어깨 결림, 근육통 모두 소염진통제의 효과로 좋아질 수 있지만 약사가 여러 가지 요소를 더 점검하는 질문을 함으로써 환자와의 대화를 이어가고 환자에게 더 잘 맞는 일반의약품을 권해줄 수 있다.

a. 한방제제의 구별
겨울철 오거리약국에서는 몸살감기에 주로 소염진통제과 갈근탕 액제를 준다.
어깨 결림과 땀이 나지 않음을 호소하는 고객은 갈근탕 액제를 주면 되고, 땀이 나는 고객은 계지탕 제제를 주면 된다(계지탕이 없는 약국에서는 쌍화탕을 줄 수 있다고 한다.1)

따라서 환자들이 원하는 대로 탕제를 줄 게 아니라 환자에게 증상을 물어본 이후 약을 주는 것이 맞다. 감기 초기에는 형방패독산 제제를 줄 수도 있다.

b. 포장지의 문구가 중요한 고객
약 포장에 몸살이 적혀있는 것을 꼭 원하는 고객이라면 소염진통제류 보다는 종합감기약을 주는 게 편하고 이럴 경우는 한방약을 병용하도록 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또는 아세트아미노펜+클로르족사존이 포함된 약을 몸살감기약으로 판매할 수 있다.

c. 피곤함을 호소하는 고객
비타민이나 태반제제를 같이 줄 수 있다. 비타민 중에서는 액상 비타민이나 단기간 복용할 수 있는 고함량 비타민을 줄 수 있다.

d. 오한을 호소하는 고객
제일 먼저 건넬 말은 “며칠 많이 피곤하고 무리하셨지요?”이며 이어서 증상을 없애서 빨리 편하게 해주고 싶은데 돈이 좀 부담이 된다고 얘기를 건넨다. 고객은 본인의 힘든 상황을 이해해준다고 생각이 되면 기꺼이 지갑을 연다. 이 때 한방제와 소염진통제 그리고 비타민까지 주게 되는데 객단가도 올릴 수 있다.

물론 모든 고객이 전부 호응을 하는 것은 아니다. 한방제가 얼마인지 물어보고 싫다고 하는 경우도 있고 그 정도 아픈 것은 아니라고 대답하는 경우도 있는데 얘기를 건네 보면 오거리약국 고객의 절반 정도는 약사의 말에 OK를 보낸다.

이렇게 약사가 권하는 대로 약을 먹고 빨리 나은 경험이 쌓이다보면 그 고객은 단골이 된다.

이 때 약사의 대응도 두 가지 일 것이다. 쑥스러움이나 거절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고객을 약사의 의지대로 끌고 갈 수 있지만 말을 건네서 돌아오는 반응이 무서워서 시도하지 않는다면 고객은 본인이 원하는 것만 사가게 될 것이다.

또한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주는 어떤 경우에도 항상 설명을 하는 버릇을 들이면 고객의 절반은 약사에게 주도권을 내주게 된다. 또한 당장은 그 말을 듣지 않지만 자꾸 하다 보면 다음번에는 약사의 말에 귀를 기울일 마음을 가지게 된다.

예를 들어 게보린을 몸살약이나 두통약으로 먹고자 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 경우 IPA에 대한 설명을 꼭 해야 한다.

이 때 중요한 것은 환자의 언어로 설명하는 것이다. 어렵게 전문용어로 설명하는 것은 말을 건네지 않는 것보다 더 나쁜 결과를 준다.

다음은 2012년 8월 아시아경제에 게재된 ‘부작용 급증한 게보린 속 IPA, 어떤 성분인가’ 라는 제목의 기사이다. 신문기사를 인용하는 이유는 약사가 아닌 고객의 입장에서 기사를 쓰기 때문에 기사를 인용하면 고객에 대한 설명이 쉽다는 이유에서이다.

게보린, 사리돈 등 진통제 속에 든 이소프로필안티피린(IPA) 관련 부작용 보고 건수가 해마다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대한약물역학위해관리학회 연구 결과에 따르면 IPA 함유 의약품의 이상반응 보고는 2008년 24건에서 2009년 47건, 2010년 111건으로 급증했다. IPA는 진통 효과를 강화하는 역할을 하며 게보린, 사리돈 등 유명 진통제에 함유된 의약품 성분이다. 2008년 혈액 부작용 우려가 제기되며 논란이 일었다. 사용을 금지하는 국가도 흔하다. 국내에서도 논란이 거세지자 일부 제약사들은 자사 진통제에서 IPA를 제거한 제품을 내놨다. 기존 제품은 리콜했다. 펜잘, 암씨롱 등의 제조사들이 그랬다. 그러나 식품의약품안전청이 IPA에 대한 금지명령을 내리지 않아 게보린의 삼진제약, 사리돈의 바이엘 등은 예전 제품을 그대로 판매했다. 한편 식약청은 2009년 15세 미만에 IPA 함유 진통제 사용을 금지하는 대책을 발표했다. 또 안전성 평가 보고서를 제출토록 각 제약사에게 지시했다. 
대한약물역학위해관리학회의 보고서는 이런 작업의 일환으로 작성됐다. 이에 따르면 1989~2010년 접수된 IPA 부작용 보고건수 총 202건이었다. 가장 많은 부작용은 피부 및 부속기관 장애로 164건이었으며, 알레르기 등 일반적 전신 장애 59건, 위장관 장애 31건, 호흡기계 장애 31건 등 순이었다.또 202건 중 혈관확장 22건을 포함한 42건은 ‘중대 이상반응 보고’로 분류됐다. 치명적 부작용인 스티븐스존슨증후군도 1건 발생했다. 보고건수 중 절반이 넘는 107건이 상대적으로 판매량이 많은 게보린에 집중됐다. 하지만 애초 IPA 논란을 일으킨 '혈액 관련 부작용'은 3건에 그쳤다. 이에 따라 식약청은 IPA에 대해 퇴출 등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앞으로 3년간 추가연구를 진행하기로 했다.

다음은 2016년 9월 아주경제에 실린 ‘게보린, 안전성 논란 딛고 부활’이란 기사이다.

2008년부터 게보린에 함유된 이소프로필안티피린(IPA)은 두드러기와 홍반, 구토 등의 부작용을 일으킨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IPA는 골수 기능을 떨어트려 백혈구 내 과립구수를 비정상적으로 감소시키는 과립구 감소증, 심각한 재생불량빈혈 등도 일으킨다. 시민단체는 물론 국회까지 나서 IPA 유해성을 지적했다. 이 논란은 지난해 6월 누그러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IPA 성분이 든 제품의 주의사항을 수정하는 경우 시판을 허용키로 하면서다.

게보린이 퇴출될 위기는 모면했지만 15세 미만 복용금지와 1일 4정 이상 복용 할 수 없다는 복약지도는 계속 해주어야 한다.

게보린, 사리돈 고객들이 이 약 아니면 안 들어서 먹는다고 대답하는 경우, 당연히 더 잘 들을 수밖에 없지만 잘 듣는 만큼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며 또 통증의 원인을 찾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설명을 해준다.

이러한 약사의 끊임없는 설명은 게보린, 사리돈을 사러오는 고객에 대한 대응이기도 하지만 앞의 고객과의 대화를 보는 다른 고객에 대한 제스쳐일 수도 있다.

이는 앞서 얘기한 것처럼 카페인이 많거나 의존성이 높은 판○, 박○○, 청○원, 정○환을 습관처럼 복용하는 고객에게도 해당되는 내용이다.

e. 약값에 대한 저항
객단가에 대한 얘기를 해보자.
약국에 오는 환자군을 3부류로 나눈 적이 있다.

- 많이 아프지 않아서 가벼운 종합감기약을 구입하려는 부류
- 많이 아프지만 퇴근시간이 병원 진료시간 이후여서 혹은 병원에 갈 시간이 맞지 않아서 병원을 갈 수 없는 부류
- 병원비가 부담이 되는 경우

위의 세 부류 중 두 번째의 고객이 약국에서 잘 응대해야 할 고객 군이다.

위의 d항에서 오거리약국 약사가 고객에게 추가적인 비타민을 권해서 고객이 응할 경우는 약 50%의 확률이 있다고 했다.

두 번째에 해당되는 고객이 많으면 많을수록 약사의 푸쉬 성공 확률은 높아질 것이다. 또한 약사에 대한 신뢰가 높을수록 당연히 선순환이 이루어질 것이다.

이 때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설명은 병원에서 맞는 영양수액제나 태반주사와의 가격비교이다. 비타민 앰플은 3000원~5000원 사이, 태반제제는 10000원 이하일 테니 한 번 맞는 영양수액제에 비해 같은 가격으로 더 오래 먹을 수 있고 효과가 오래 유지된다고 설명하면 된다. 혹은 고단위비타민 B군을 설명할 수도 있다.

약사 본인이나 약국 직원의 복용 경험담과 함께 자신 있게 설명하면 가격에 주저하던 고객들도 쉽게 수긍을 한다.

뿐만 아니라 그렇게 비타민이나 태반을 같이 먹은 사람은 효과가 좋았다고 다시 사러오는 리턴확률이 상당히 높다. 하루 이틀 뒤에 오는 경우도 있지만 한참 시일이 지난 뒤에 “지난번에 먹었던 조그만 병에 든 따는 약 좋던데” 라면서 찾아오게 된다.

첫 앰플 판매의 성공 확률이 높을 때는 본인이 많이 안 좋은 경우, 남자친구가 여자친구의 약을 사러 온 경우> 남편, 일하는 아내 > 자녀 > 나이 드신 부모님의 약을 살 경우로 보면 된다.

리턴 확률이 높은 고객군은 본인이 아픈 경우에 복용했을 경우이다.

그렇다면 앰플이나 태반을 단지 진열해 놓는 것만으로 나갈 수 있을까?
앰플의 첫 구매를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개봉하는 모습도 보여주고 때로는 약사나 직원이 직접 복용하는 장면도 연출해야 한다.

객단가를 높이는 것이긴 하지만 비타민이나 태반의 개별 단가로 보면 3000~10000원 이하인데 과연 일일이 설명하는 노력을 들일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 수 있다.

그런데 한사람 한사람 설명하다보면 뒤에서 기다리던 고객이 같은 제품을 동시에 사가는 경우가 생기면서 설명에도 탄력이 붙는다.

또 하나 잊으면 안 되는 것은 꼭 쉬도록 하는 것이다. 잘 먹고 충분히 쉬거나 많이 자는 것을 꼭 주지시켜야 한다. 쉴 수 없다면 꼭 비타민을 보충하도록 얘기해주고 술의 복용은 몸의 회복을 막는 요인이라고 설명해준다. 커피보다는 유자차, 모과차나 생강차를 복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② 감기와 별개로 오는 몸살
감기가 아니라면 한두 번 먹을 것만 준다. 이 경우가 훨씬 한방약 한포+앰플+1회용 진통제 혹은 1회용 비타민 등을 섞어 주기가 쉽다.

곧 설이 다가오는데 설 명절에 누구나 겪는 명절증후군에 이렇게 한 번 시도해보자.

솔직히 명절에는 약국에서 사가는 약의 단가가 좀 높아도 저항이 적다. 따라서 이 때 여러 가지 방법을 이용해서 나만의 레시피를 만들어 둘 필요가 있다.

어깨 결림과 몸살이 있는데 꼭 한방약은 먹기 싫다고 하는 고객이 있다면 비타민E와 마그네슘 제제를 같이 줄 수 있다. 또한 한방제제로서 소경활혈탕이나 양혈장근건보환 등을 이용할 수 있다.

2. 병원을 가야할 경우
① 발병 후 5~6일이 지나도 낫지 않는 경우
② 심한 고열과 함께 목이 심하게 부어 있으며 근육통을 동반한 경우
③ 농성 콧물과 함께 근육통이 있는 경우
④ 기저 질병이 있어 약을 함부로 줄 수 없는 경우(간질환, 신질환, 왈파복용시)
⑤ 바이러스 독감으로 항바이러스제 복용이 필요한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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