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약사회 장보현 청년약사이사

성분명 처방 혹은 대체조제 이슈가 나올 때, 이에 대한 문제제기로 ‘약의 차이’가 거론된다. 실제 환자에게 사용될 때 그 효과나 부작용이 다르다고 주장하지만 명확한 임상적 근거는 찾기 힘들다. 임상 현장의 의사, 약사, 간호사들도 종종 ‘오리지널이 더 좋을 것 같은’ 착각(?)을 하기도 한다. 오리지널 약과 제네릭 약을 비교했을 때 과연 차이가 있을까? 최근의 연구를 통해 그 진실에 접근해보고자 한다.

2015년, 심혈관 질환에 사용되는 제네릭 의약품과 오리지널 의약품간의 임상적 차이를 분석한 연구가 발표되었다. 효과와 부작용을 비교한 연구로 2014년 12월 까지 MEDLINE, Scopus, EMBASE, Cochrane Controlled Clinical Trial Register, ClinicalTrials.gov에 기고된 무작위 연구를 메타분석 하였다. 연구 결과 심혈관 질환에 사용하는 제네릭 의약품과 오리지널 의약품의 효능과 부작용은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효능에서는 분석 대상인 모든 연구에서 차이가 없었고, 부작용에서는 2건의 연구에서 차이 있었으나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다. 연구에서 다뤄진 성분군은 다음과 같다. [ACE inhibitors, anticoagulants, antiplatelet agents, beta-blockers, calcium channel blockers,  diuretics,  statins](Lamberto Manzoli ,2015).

그 밖의 몇몇 연구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Kesselheim 등이 2008년 수행한 심혈관질환에 관한 연구에서 같은 성분의 제네릭에 비해 오리지널 약의 우수성을 증명할 수 없었다. 여기에는 치료영역이 좁은 약물(propafenonem, warfarin)도 포함되어 있었다. 한편 고지혈증 환자의 관상동맥 위험과 지질 농도를 낮추는 데 있어서 오리지널 아트로바스타틴(atrovastatin)과 제네릭 약의 효과도 동일하게 나왔다(Boh et al, 2011).

다음으로 오리지널 의약품과 제네릭 의약품의 동등성을 평가하는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에 대해 살펴보자. AUCt(농도곡선 하 면적)와 Cmax(혈중 최고 농도)를 로그 변환하여 통계 처리하였을 때, 로그 변환한 평균치 차의 90% 신뢰구간이 log 0.8에서 log 1.25 이내인 경우, 두 약이 ‘생물학적으로 동등하다’라고 판단한다. 적합한 시험예수, 무작위 교차시험 등 까다로운 기준에 맞게 허가받은 기관에서 이 같은 시험을 하게 된다.

일부는 ‘로그 변환한 평균치 차의 90% 신뢰구간이 log 0.8에서 log 1.25 이내’라는 통계적 판단을 근거로 제네릭과 제네릭의 대체조제 시 최대 45%의 차이가 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를 ‘통계적 착각’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실제 똑같은 의약품으로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을 해도 두 평균치는 오차를 갖는다. 통계적으로 발생하는 오차를 두고 ‘같은 약인데도 약효가 다르네’라고 말할 수 있을까?

실제로 식이 실험이 필요한 약물, 서방성 제제의 약물 및 개인에 따라 생체이용률의 차이가 큰 약물 (highly variable drug, HVD) 등은 대조약과 시험약이 실제 동일함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인 생동성시험 기준을 적용하였을 때 두 약물이 통계학적으로 동등하지 않다고 나올 가능성이 크다. 대표적으로 심바스타틴, 베라파밀, 클로르프로마진 등을 들 수 있다.

우리나라의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기준은 주요 국가(일본, 미국, 유럽, 캐나다)와 동일하거나 더 까다로운 편에 속한다. 제약 강국 대부분 약사가 의무적으로 저가약으로 대체하도록 하거나, 성분명 처방을 적극 유도하고 있다. ‘약효가 다르다’는 주장이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크게 울려퍼지는 ‘임상적 근거’는 과연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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