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석 분할, 실장 아닌 전문의 상담 등 차별화 각광

지역사회와 협조 필수, 직원 신뢰 얻어야 환자 만족도 커져

2016년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지난 2015년 메르스 한파가 몰아닥친 후 ‘이보다 최악은 없다’던 개원가는 올 한해 성장가도를 달렸을까. 본지가 만난 대부분의 원장은 지난해보다는 확실히 나아졌다는데 동의했지만, 갈수록 심화되는 경쟁과 위축되는 소비자 심리, 의료계에 대한 지나친 정부 규제 등으로 현상을 유지하는 정도에 그쳤다는 평을 내놨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케이스스터디’에 소개된 19개 병의원들은 틈새를 노려 지역의 일차의료기관으로 자리를 굳히거나, 2배 규모로 확정 이전하는 등 새로운 도약을 해나갔다. 다른 원장들이 보지 못한 ‘1cm’는 무엇일까. 본지가 이들의 성공전략을 세 가지 키워드로 정리해봤다.

제공할 수 있는 치료는 한계, 서비스에 주력

이들의 첫 번째 전략은 ‘차별화된 서비스’이다. 개원의는 많아지고, 개원가에서 제공할 수 있는 치료에 한계가 있다 보니 서비스를 특화하는 식으로 병원 경영 전략이 발전한 셈이다.

비뇨기과에서는 개인 프라이버시 보호가 공통된 트렌드로 나타났는데 특히 여성을 위한 서비스가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민동석 원장(경기도 부천시 하이맨비뇨기과 부천점)은 기존에 일렬로 놓인 쇼파로 대기공간을 꾸미지 않고, 3개의 분리된 방을 설치해 비뇨기과를 찾는 환자들의 불편을 줄였다.

어홍선 원장(서울시 노원구 어비뇨기과)은 2층과 3층을 남성과 여성의 공간으로 각각 분리해 운영하고 있었고, 유정우 원장(서울시 강남구 타워비뇨기과) 역시 여성을 위한 출입구부터 대기석과 담당 의료진을 별도로 배치해 전체 환자 중 여성의 비율이 40%가 넘는다고 설명했다.

성형외과에서는 ‘상담 실장’이 아닌 ‘전문의’가 상담하는 시스템이 각광을 받았다. 박병호 원장(서울시 강남구 JYP성형외과)은 기존에 상담 실장을 먼저 만나 설명을 들은 뒤 전문의를 만나는 성형외과의 시스템에 한계를 느껴, 4인의 전문의가 먼저 환자를 만나 수술을 결정한 뒤 상담 실장은 가격만 공지하는 식으로 병원을 운영해 환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었다.

야근이 잦은 공무원들이 많은 세종특별자치시에서 내과를 운영하는 임철순 원장(세종다사랑가정의학과의원)은 두통 치료와 수액에 중점을 두면서 운영 시간을 8시까지 늦추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또 단순한 처방에 그치지 않고 수액을 맞은 뒤 환자의 상태를 꼼꼼하게 체크하는 등 신뢰를 쌓기 위한 노력이 돋보였다.

거창한 마케팅보다 지역사회 행사 참여가 낫다

두 번째는 ‘지역주민들과의 라뽀 형성’이다. 기본적으로 지역사회의 신뢰를 먹고 사는 개원의들의 입장에서 지역사회와의 공생은 빼놓을 수 없는 포인트.

어홍선 원장(서울시 노원구 어비뇨기과)은 지역주민을 위해 매월 첫째 주 목요일마다 ‘전립선건강강좌’를 열고 있었다. 참석 인원은 5명 내외이지만, 진료실에서 충분히 전하지 못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2명의 원장이 직접 참석자를 초대할 만큼 정성을 들이고 있다고.

이정우 원장(경기도 구리시 이과수비뇨기과)은 지역무료급식소, 남양주시 노인복지관 등과 협약을 맺고 무료 진료를 제공하고 있었고, 이수현 원장(경기도 남양주시 별내참사랑의원)은 일부러 병원 근처에서 점심을 사먹으며 지역 주민들과 안면을 트고 있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나상규 원장(경기도 안산시 선부연세내과)은 지역주민뿐 아니라 근처 병의원과 약국들과 활발히 소통하면서 환자를 소개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특히 약국과 대체조제 통보나 처방조제 문의에 대해서도 격의 없이 의견을 교환한다.

이들은 입을 모아 거창한 마케팅보다 지역사회 내에서 신뢰를 얻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에는 인터넷상에 지역커뮤니티 카페가 활발해지면서 그곳에서의 내부적인 평가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는데, 이런 현상은 주택가가 밀집되어 있거나 이동이 적은 지역같이 입소문이 빠른 곳에서 더욱 두드려졌다.

직원들 임상·서비스 교육 최소 ‘주1회’

마지막 전략은 ‘직원 관리’이다. 본지가 지난 2015년 창간특집을 맞이해 조사한 설문에 따르면 개원의의 37%는 ‘직원간의 갈등’이 가장 힘들다는 답변을 내놨다. ‘잦은 이직’과 ‘불성실한 근태 및 불친절함’도 각각 33%, 26%로 높게 나타났다.

케이스스터디에 소개된 원장들은 하나같이 직원들의 임상, 서비스 교육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고, 이들이 자신을 믿어야 환자들의 신뢰까지 얻을 수 있다고 충고했다.

김문규 원장(서울시 양천구 튼튼한 정형외과)은 두 달에 한번은 꼭 전 직원 회식을 하고,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특별 보너스를 주는 것이 자신만의 직원 관리 팁이라고 공개했으며, 직원들이 자신을 위해 깜짝 생일파티를 열었던 순간을 가장 행복했던 순간으로 꼽았다.

박용지 원장(서울시 강서구 BH방화병원)은 직원들에게 기숙사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5년 근속, 10년 근속이 될 경우 가족들과의 해외여행에 대한 경비를 지급한다고 설명했다.

또 대부분의 병의원에서는 규모가 작아도 일주일에 한 번은 임상과 서비스에 대한 간단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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