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환자 증가에 따라 치매 환자는 급증하고 있으나, 치매 치료제는 매우 제한적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존에 개발되어 있는 약물을 적절히 활용하는 유용한 병용 요법이 있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Donepezil은 대표적인 치매 치료제로서 acetylcholine의 분해를 억제하지만, choline alphoscerate는 acetylcholine의 전구체를 뇌에 직접 공급하므로, donepezil과 병용 시 상승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이에 대한 ASCOMALVA 연구가 발표되어 주목 받고 있다. Donepezil과 choline alphoscerate 병용 요법의 임상적 유용성을 입증한 ASCOMALVA 연구를 중심으로, 보다 효과적이고 안전한 치매 치료 전략에 대해 논의하였다. (편집자 주)

좌장: 유찬종(가천대병원)
연자: 조병래(인천성모병원), 심유식(인하대병원)
패널: 김명진(가천대병원), 이기택(가천대병원), 조진모(국제성모병원), 장경술(인천성모병원)

좌장(유찬종): 치매 치료 전략으로 donepezil 단독 요법과 donepezil/choline alphoscerate 병용 요법을 비교하는 조병래 교수의 강의를 듣겠다. 이어서 뇌 대사 개선제제로서 choline alphoscerate의 약물학적 특징과 유효성에 대한 심유식 교수의 강의를 듣고 의견을 나누도록 하겠다.

ASCOMALVA 연구에 대한 고찰 (조병래 교수, 인천성모병원)

▲ 조병래 교수(인천성모병원)

ASCOMALVA 연구는 알츠하이머 병(Alzheimer’s Disease) 환자에게 cholinesterase inhibitor인 donepezil을 단독으로 투여할 때와 cholinergic precursor인 choline alphoscerate를 함께 투여할 때 어떤 차이가 있는지 비교하기 위한 연구로, 2년 중간 결과가 2014년 J Alzheimers Dis에 발표되었다. 이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겠다.

연구 개요 및 방법
이 연구는 허혈성 뇌혈관 질환(ischemic cerebrovascular disease)을 동반한 알츠하이머 병 환자를 대상으로 하였으며, donepezil/choline alphoscerate 병용 요법 시 donepezil 단독 요법에 비해 치료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는지 평가하고자 하였다. 피험자 210명을 모집하고자 계획하였으며, 이번에 발표된 중간 결과에는 평균 연령 77세의 피험자 113명에 대한 분석 결과가 포함되어 있다.

ARWMC(age-related white matter changes) 2점 이상인 환자 중 고혈압, 당뇨병, 비만, 허혈성 심질환 등 심혈관 위험 요인을 동반한 환자를 피험자로 선정하였다. 이 연구는 다기관, 무작위 배정, 이중 맹검으로 진행되었고, donepezil 10mg 투여군과 donepezil 10mg/choline alphoscerate 1,200mg 투여군을 3, 6, 9, 12, 18, 24개월 시점에서 비교 평가하였다. 피험자들의 인지 기능 평가를 위해 MMSE(Mini-Mental State Evaluation)과 ADAS-Cog(Alzheimer’s Disease Assessment Scale Cognitive Subscale)을 평가하였고, 일생 생활 능력 평가를 위해 BADL(Basic Activities of Daily Living), IADL(Instrumental Activities of Daily Living)을, 환자 및 보호자의 신경정신 증상(neuropsychiatric symptoms)은 NPI-F(Neuropsychiatric Inventory of severity) 및 NPI-D(NPI-caregiver distress)를 평가하였다.

연구 결과
인지 기능 변화를 먼저 살펴보자. Donepezil 단독군에 비해 donepezil/choline alphoscerate 병용 요법군의 MMSE 감소폭이 훨씬 적었고, 연구가 진행될수록 양 군의 차이는 점차 두드러져서 24개월 후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그림 1).

▲ [그림 1] ASCOMALVA 연구에서 donepezil/choline alphoscerate 병용 요법의 MMSE 개선 효과

이는 ADAS-Cog도 마찬가지였다. 즉, donepezil/choline alphoscerate 병용 요법군의 ADAS-Cog 변화가 donepezil 단독군보다 유의하게 적었다(p<0.05). 일상 생활 능력을 평가하는 BADL과 IADL 역시 donepezil/choline alphoscerate 병용 요법군의 저하가 donepezil 단독군에 비해 유의하게 적었다. 또한 donepezil/choline alphoscerate 투여군의 NPI-F 및 NPI-D는 연구 기간 동안 크게 변하지 않았으나, donepezil 단독군은 연구가 진행될수록 유의하게 증가하는 차이를 보였다.

Sub-analysis 결과도 살펴보자. 먼저, MMSE 점수에 따른 분석 결과를 보면 MMSE가 18~20인 경미한 치매(mild dementia) 피험자에서 donepezil/choline alphoscerate 병용 요법의 유효성이 가장 큰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는 BADL 및 IADL도 마찬가지였다. 반면, NPI-F와 NPI-D는 MMSE 21~24인 피험자에서 유의한 개선 효과를 보였다. 중증 치매(MMSE 10 미만)로 진행되기까지의 시간을 평가한 결과에 따르면, donepezil 단독군은 평균 55개월이 소요되었으나 donepezil/choline alphoscerate 병용 요법군은 113개월이 소요되어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특히, MMSE가 낮은 비교적 경미한 피험자에서는 양 군 간 차이가 2배 이상의 차이가 확인되었다.

안전성 평가 결과, 연구 과정 중 치료를 중단하거나 이상반응이 발생한 비율도 양 군 간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결론
ASCOMALVA 연구의 중간 분석 결과, donepezil/choline alphoscerate 병용 요법은 donepezil 단독 요법보다 치매의 진행을 늦추는데 효과적이었다. 특히, 허혈성 뇌혈관 질환을 동반한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에게 donepezil/choline alphoscerate 병용 요법은 더욱 효과적일 것으로 생각된다.

▲ 좌장 유찬종 교수(가천대병원)

Discussion 1
좌장(유찬종): 두 약물을 병용 투여할 때 효과가 증대되는 구체적인 기전이 궁금하다. 치매 치료 시 choline alphoscerate도 단독으로 투여할 수 있는데, donepezil 단독 요법과 직접 비교한 연구가 있는지도 궁금하다. ASCOMALVA 연구를 보면 마치 donepezil이 치매의 주된 치료제이고 choline alphoscerate는 보조 치료제인 것처럼 받아들여질 수 있다. 이 연구에서 NPI-F와 NPI-D를 평가하였는데, 환자와 보호자의 기분(mood)이 개선되었기 때문에 NPI-F와 NPI-D가 호전된 것인지, 그 기전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조병래: 환각(hallucination) 증상이나 우울감 등을 점수화해서 평가한다. 연구 기간 중 이와 같은 증상이 상당히 호전된 것이다.

좌장(유찬종): 그와 같은 변화를 일으키는 약물은 donepezil인가 choline alphoscerate인가?

조병래: Donepezil 단독군은 NPI-F와 NPI-D가 점점 상승하였으나 choline alphoscerate를 병용 투여하면 점수가 감소하면서 호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좌장(유찬종): 그렇다면 choline alphoscerate은 환자의 기분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인가? choline alphoscerate에 대한 심유식 교수의 발표를 듣고 다시 논의해보자.

뇌혈관 질환 환자에서 뇌 대사 개선제로서 choline alphoscerate (심유식 교수, 인하대병원)
Choline alphoscerate의 개요 및 작용 기전

▲ 심유식 교수(인하대병원)

Choline alphoscerate는 뇌 대사 개선제로서 경도의 인지 장애, 치매, 뇌혈관 질환 후유증 치료를 위해 투여한다. choline alphoscerate 400mg을 1일 2~3회, 하루 1,200mg까지 투여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시냅스(synapse)의 acetylcholine 농도를 증가시키는 약물은 위장관 평활근에도 작용하므로 소화기 장애가 많은 편이다. 예를 들어, donepezil을 처음부터 10mg 투여하면 매우 심한 구토를 겪는 환자들이 많다. 그러나 cholinergic precursor인 choline alphoscerate는 donepezil에 비해 소화기 장애가 훨씬 적다.

Choline alphoscerate는 체내에서 대사를 거치면 choline과 glycerophosphate로 분해된다. 이 대사 산물은 BBB(blood brain barrier) 투과율이 45%까지 보고될 정도로 매우 높다.

치매의 핵심 발병 기전은 중요한 신경 전달 물질인 acetylcholine의 감소이다. Donepezil은 acetylcholine을 분해하는 cholinesterase를 저해하여 acetylcholine을 증가시키고, choline alphoscerate는 acetylchoilne의 전구체인 choline을 보급함으로써 acetylcholine의 합성을 증가시키는 약물이다. 또한 glycerophosphate는 세포막 인지질(phospholipid)의 구성 성분이 되어 신경세포막을 보호하는데 기여한다. 따라서 choline alphoscerate와 donepezil을 함께 투여하면 acetylcholine의 생합성과 분해를 모두 저해하여 acetylcholine의 농도를 더 많이 증가시킬 수 있으며, 신경세포막 보호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약물동태학적 특징 및 유효성
Choline alphoscerate는 경구 투여 시 흡수율이 80%로 매우 높고, 혈중 농도의 45%가 BBB를 통과하여 뇌에 분포한다. 대부분 간에서 대사되며, 흥미롭게도 CO2로 대사되어 호흡을 통해 배설되는 비율이 83%에 이르기 때문에 간이나 신장에 대한 영향이 적다.

Choline alphoscerate는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의 인지 장애(ADAS-Cog)를 위약 대비 유의하게 개선시켰고, 행동 장애(ADAS-Behav) 및 우울감(SCAG-Depression) 역시 현저하게 개선시키는 효과가 입증되었다(Clin Ther, 2003) (그림 2).

▲ [그림 2] choline alphoscerate의 우수한 인지 장애 개선 효과

또한 뇌기능 활성제인 acetyl-l-carnitine과의 비교 연구에서도 인지 기능 개선 효과가 유의하게 우수하였다(Drugs Aging, 1993). 현재 시장에는 donepezil을 비롯하여 nicergoline, oxiracetam, acetyl-l-carnitine 등 여러 가지 뇌 대사 개선제가 시판 중이다. 그러나 이 약물들은 분명 효과가 있지만 1년 반 정도 투여한 후에는 그 효과가 저하된다. 따라서 이들의 효과가 저하될 무렵 cholinergic precursor를 함께 투여하면 효과를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가정 하에 ASCOMALVA 연구가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보신 바와 같이 이 연구에서 choline alphoscerate은 donepezil과 병용 시 donepezil 단독군에 비해 인지 기능 저하를 유의하게 지연시켰고, 일상 생활 기능의 저하와 중증 치매로의 진행 속도를 지연시키는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choline alphoscerate은 acetylcholine을 증가시키므로 가장 흔한 이상 반응은 오심, 구토 등의 소화기 장애이고, 불안/초조감을 느끼는 환자도 있으나 3개월 정도 지속적으로 투여하면 거의 대부분 사라진다. 참고로, 시중에 시판 중인 다양한 뇌 대사 개선제 중 choline alphoscerate는 유일하게 노인성 가성 우울증에 대한 적응증을 갖고 있다.

결론
Choline alphoscerate는 경구 투여 시 흡수율이 높고, 흡수된 약물의 45%가 BBB를 통과하여 뇌에 분포한다. 체내에서 acetylcholine과 신경세포막의 회복을 도와 인지 기능을 개선시키며, 치매 환자의 행동 장애와 우울감도 호전시키는 효과가 입증되었다. 아울러, 중증 치매로의 진행을 지연시키고, 중증 이상반응이 거의 없는 안전한 약물이라는 점도 큰 장점이라 하겠다.

Discussion 2
좌장(유찬종): 발표 감사 드린다. 발표 내용에 대한 질문 있으시면 말씀해 주시기 바란다.

장경솔: 두개 내 협착증(intracranial stenosis)을 비롯한 만성 허혈(chronic ischemia) 환자에게 뇌 기능 대사제를 경험적으로 투여하면 인지 기능 개선에 상당히 효과적이라고 느꼈다. Choline alphoscerate는 1일 3회, 총 1,200mg을 복용해야 하는데, 치매 환자가 하루 3회 약물 복용을 거르지 않고 복용하기가 쉽지 않다. 반감기가 짧아서 1일 3회 복용해야 하는 것인가?

심유식: Choline alphoscerate는 반감기가 짧은 편이다. Donepezil은 1일 1회 복용이 가능하지만 choline alphoscerate는 1일 3회 복용하는 용법 상의 차이가 choline alphoscerate의 단점이 될 수 있다. 임상 연구에서는 1일 3회 복용이 어려운 환자들에게 1일 용량을 2회로 나누어 투여하기도 하였다.

학술부: 서방형으로 개선하고자 연구 중에 있다. 

좌장(유찬종): 일부에서는 뇌 대사 개선제 투여에 대해 회의적인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이기택: 반드시 써야 하는 약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트라우마(trauma) 환자들에게 뇌 대사 개선제를 투여하면 효과가 있었는데, 치매 환자에서는 그에 비해 효과가 뚜렷하지 않은 것 같다.

장경솔: 저도 동의한다. 트라우마나 허혈성 뇌질환 환자에 대한 RCT 연구는 없지만, 경험적으로 볼 때 효과가 있다.

좌장(유찬종): 조진모 선생님 의견은 어떠신지?

조진모: 일부 환자에서는 분명 효과 있는 것 같다. 그러나 RCT 연구가 없어서 유효성을 정확하게 판단하긴 어렵고, 그에 대한 need도 실제 임상에서 그리 많지 않다.

좌장(유찬종): 그렇다면 뇌 대사 개선제를 어느 정도 범위까지 투여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다.

이기택: 예를 들어 미국 의사들 중에는 여러 가지 비타민과 뇌 대사 개선제를 꾸준히 함께 복용하는 의사도 많았다.

좌장(유찬종): 만성적인 상태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뇌 대사 개선제를 투여하는 것이 타당한가?

장경솔: 만성 허혈성 뇌질환 환자에게 항혈소판제와 뇌 대사 개선제를 투여하면 환자들이 분명 상태가 호전되었다고 이야기 한다. 이는 분명 뇌 대사 개선제에 의한 효과라고 생각하며, 장기적으로 투여하는 편이다.

심유식: 저도 비슷하다. 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한 환자에게 뇌 대사 개선제를 투여하면서 경과를 관찰한다.

장경솔: 일부 환자들은 뇌 대사 개선제의 처방을 요구하기도 한다.

좌장(유찬종): 김명진 선생님도 장기 투여가 적절하다고 생각하시는가?

김명진: Choline alphoscerate는 인지 기능 저하가 뚜렷하지는 않지만 건망증이 심하다고 호소하는 환자 등에게 장기적으로 권할 수 있는 약물이다.

좌장(유찬종): 사실 뇌 대사 개선제의 유효성에 대한 다양한 이견이 많다. 따라서 은행잎 제제와의 비교 연구 등 뇌 대사 개선제의 임상적 유용성을 입증할 수 있는 많은 연구가 진행되었으면 한다.

이기택: 치매 환자를 비롯하여 인지 기능 평가가 필요한 환자가 많은데, 이를 매우 정확하게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정확하게 하고자 하면 그 방법이 복잡한 경우가 많다.

좌장(유찬종): Choline alphoscerate의 BBB 통과율이 45%라고 하셨는데, 사실 이는 매우 높은 것이다. 실제 임상에서 트라우마 환자 등에게 choline alphoscerate를 투여한 경우와 투여하지 않은 경우를 집적 비교해 보는 연구도 흥미로울 것 같다.

장경솔: Donepezil은 생성된 acetylcholine이 분해되지 않도록 저해하는 것이고, choline alphoscerate는 acetylcholine의 전구체를 공급하는 것이므로, 예방 차원에서 투여할 수 있는 약물이다. 따라서 특별히 금기에 해당하는 환자가 아니라면 투여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좌장(유찬종): Choline alphoscerate를 1일 3회 복용할 경우 환자 부담금은 어느 정도인가?

학술부: Choline alphoscerate 1정 약가는 512원이므로, 1일 약 1,500원이 소요된다. 1개월 약가가 대략 45,000원 정도이므로 환자는 1만원 정도를 부담하게 된다.

좌장(유찬종): Choline alphoscerate를 복용하는 환자들이 대부분 고령 환자이므로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만성 질환으로 인한 약제비 부담이 상당하다. 따라서 장기 복용을 위해서는 choline alphoscerate로 인한 약제비 부담이 너무 크지 않아야 한다.

심유식: 뇌 대사 개선제들이 대부분 제제의 크기가 크거나 흡습성이 커서 보관이 까다로운 경향이 있는데 ‘글리아타민’은 어떤가?

학술부: 글리아타민의 크기는 글리아티린과 비슷하다. 또한 글리아타민 정은 분쇄하여 산제로 복용해도 안정성은 문제가 되지 않으며 효과도 떨어지지 않는다.

좌장(유찬종): 참석해 주신 분들께 감사 드리며 이상으로 마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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