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럭스토어 할인·적립금에 밀린 약국 화장품, ‘전문성’이 경쟁력
“피부질환 원인 해결하는 영양요법 중요…화장품은 보완일 뿐”

VICHY, BIOTHERMA, AVENE……. 약국에서만 만날 수 있었던 약국판매전용 화장품 브랜드들이다. 그런데 지금은 거리에 즐비한 올리브영이나 왓슨스, 롭스 같은 드럭스토어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됐다.

드럭스토어와 백화점, 화장품 로드숍이 밀집한 신촌. 이곳엔 ‘전문성’을 경쟁력으로 내걸고 묵묵히 화장품 매출을 신장하는 약국이 있다. 올리브약국의 조문경 약사는 이제는 약국 밖으로 빠져나가버린 기능성화장품에 대한 여전한 애정과 사명감으로 기능성화장품 판매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

▲ 조문경 약사

영양요법과 기능성화장품, 시너지 효과 탁월
“원래 화장품을 좋아하기도 해요. 지난 2000년 근무약사 시절부터 피부과 인근 약국에서 환자들을 접하며 화장품을 처음 취급하게 됐고, 드럭스토어 내 약국에서 근무할 때도 화장품 판매를 계속 이어갔어요.”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기능성화장품 시장, 약국의 입지는 점점 좁아져 약사들이 좀처럼 직능을 발휘하기 어려운 환경이지만 조문경 약사는 16년간 약국의 ‘화장품 영역’을 지켜왔다.

사실 약국은 드럭스토어나 화장품 로드숍처럼 가격 할인이나 적립금, ‘1+1’ 행사 등 마케팅 전략을 활용하기 어렵다. 기능성화장품을 개발하는 제약회사들도 병원·드럭스토어 중심으로 유통망을 확장할 뿐 약국으로의 공급은 점차 줄이고 있는 추세. 심지어 훨씬 저렴하게 판매하는 온라인 화장품쇼핑몰까지 가세했다. 조 약사는 이러한 환경에서 어떻게 차별화를 꾀할 수 있었을까.

비결은 바로 ‘영양요법’. “피부질환은 바르는 것만으로는 회복에 한계가 있어요. 환자들의 문제를 건강기능식품이나 일반의약품 등의 복용으로 영양을 보완해 해결하는 영양요법을 권장해요.”

“피부질환도 영양제로 케어가 가능하다”는 그는 증상 완화에 그치는 대증적인 요법보다 피부질환이 발생한 원인을 다스리는 근본적인 관리를 강조한다. 피부는 그저 몸 상태를 반영할 뿐, 결국 내부에 그 원인이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토피피부염은 간 해독작용의 저하와 밀접한 연관을 갖기 때문에 간기능 개선제를 복용하면 효과가 좋아요. 중년여성들에게 잦은 지루성피부염은 보통 유분기가 많은 화장품을 사용해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지성용 화장품으로 교체하고 비타민B 복합제제를 복용하면 피부 개선에 탁월한 시너지를 낸답니다.”

피부질환은 내부질환…궁극 목표는 ‘건강 증진’
조문경 약사에 따르면 화장품은 피부 케어에 있어 보조적인 수단에 불과하다. “피부과에 아무리 다녀도 소용없다”는 조 약사는 복약지도 시 “단순히 피부 트러블만 억제시키는 시술이나 화장품보다 피부질환을 유발한 내부요인을 관리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여기엔 피부 트러블을 일으키는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도 필수적이다.

“피부는 열과 수분의 영향을 받는데, 열을 낼 수 있는 장기는 간과 심장뿐이에요. 두 장기에 이상(열)이 생기면 피부염이 나타나죠. 간과 심장의 기능을 회복하는 데 음식만으로는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기 어려우니 간기능개선제, 철분제 등 영양제로 보충해 준다면 금방 호전됩니다.”

‘영양제로 근본을 개선하면서 화장품으로 보완한다’가 그의 원칙이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환자의 건강 증진이다. 피부질환을 앓는 환자들의 건강을 상담하며 적절한 영양요법으로 근본 해결을 돕는 것. 결국 조 약사가 살아남는 경쟁력은 드럭스토어나 백화점에서 대체할 수 없는 ‘전문성’인 셈이다.

“약사의 관심이 약국 영역 확대하는 길”
올리브약국의 매대에는 기능성화장품과 비타민제, 건기식 등이 함께 진열되어 있다. 계절에 따라 제품 구색도 달리 갖춘다. 피지분비가 왕성해지는 여름철에는 여드름케어전용 화장품과 선크림을, 피부가 건조해지는 겨울철에는 보습크림과 아토피용 화장품을 배치한다. 다양한 화장품 유통채널로 인해 약국 판매가 저조한 가운데서도 약국에만 유통되는 기능성화장품인 ‘라프로졸’은 판매율이 높은 편.

그는 “효능도 우수하면서 합리적인 가격대라 환자들이 부담 없이 라프로졸을 구매해요. 그런데 이제는 약국 전용으로만 출시되는 화장품이 거의 없어서 화장품시장에서 약국이 점점 밀려나고 있다”며 “약국의 화장품판매를 활성화하려면 약국유통과 약국전용 화장품 개발을 위한 제약사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능성화장품에 관한 약사들의 관심”이라는 조 약사. 그는 “기능성화장품 관련 교육을 통해 약사 역량을 강화하고 이를 전문 상담으로 보여주며 환자 신뢰를 얻어야 기능성화장품이 다시 약국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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