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별·연령별 약 조합 많아…다양한 종류로 미리 갖춰둬야
타이레놀 찾는 젊은 고객, ‘카페인 섭취 금지’ 복약지도 필수

지난 호에 소개된 감기약 판매시의 대화나 일반적인 증상 호소시의 대화법은 오거리약국에서 주로 이루어지는 대화를 재구성 한 것이다.

같은 증상에 대해 선택하는 약이라도 연령, 성별, 앓고 있는 질환 등에 따라 달라지므로 많은 질문을 할수록 환자가 처한 상황을 잘 확인할 수 있다.

황 약사는 환자가 약국에 올 때는 약을 구입하려는 의도도 있지만 본인의 상황을 이야기하고 위로 받고 싶어 하는 면도 있다고 생각하고 약을 준다.

그래서 첫마디는 항상 “많이 피곤하셨지요?”라고 건넨다.

그것은 감기 환자이던 설사환자이던 심지어 알러지 환자도 마찬가지이다.

그렇게 되면 ‘아프다->약 주세요->이것 하루 세 번 드세요’ 식의 대화로 끝나지 않고 본인의 이야기를 잠시 하게 되면서 음식섭취시의 주의사항. 운동, 영양제 보충까지 설명할 수 있다. 그렇게 응대한 고객은 다시 찾아온다.

본인의 다른 증상이나 다른 가족의 약이나 혹은 통약을 사러 오게 된다.

오거리약국의 약이 특별히 더 잘 들어서 오는 것이 아니고 그 환자가 아픈 동안 일상생활을 조심해서 나은 것일 뿐인데도 약 좋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상황별로 약을 주기 위해서는 약의 종류가 많아야 한다.

1. 목감기에 줄 수 있는 약의 조합

① (소염)진통제: 아세트아미노펜, 이부프로펜,덱시부프로펜. 나프록센, 클로닉신 리시네이트, 아스피린

② 항생제 역할의 약: 은교산, 프로폴리스

③ 면역증강제: 에키나시아

④ 한방감기약

⑤ 트로키류: 각 트로키마다 특징이 있다.

진해거담성분이 든 것도 있고 항생제 성분, 소염진통제, 스테로이드, 올리브 엽, 프로폴리스 함유 등 각각의 특징이 있으므로 약사의 판단 하에 약을 주도록 하고 약을 줄 때 하루 상한량을 반드시 적어준다.

캔디류의 트로키가 나갈 때는 약이 아니므로 더 심해지면 꼭 약국을 방문하라고 권유한다.

⑥ 비타민: 1회용 혹은 며칠 분의 비타민

액상으로 나온 비타민은 정말 효과가 빠르다.

⑦ 약국전용식품: 탐라국 불로의 길경

이처럼 지금 느끼는 목감기 증상만으로도 정말 많은 약의 조합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목감기만 있는 경우, 몸살이 같이 있는 경우, 위가 나빠서 일반의약품 말고 한방감기약이나 트로키를 원하는 경우, 기침을 동반한 경우, 돈은 들어도 좋으니 빨리 낫게 해달라는 경우, 병원을 다녀왔는데 추가로 같이 먹을 약을 구입하고 싶은 경우 등 많은 경우의 수를 파악해야 한다.

2. 어린이에 대한 복약지도

몸무게에 따라 약의 양을 줄이거나 줄 수 없는 약이 있고 시럽을 주어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나이를 정확히 물어야 한다.

그리고 대신 약을 사러 온 경우에 본인의 이야기처럼 말을 하는 경우가 있어서 꼭 먹을 사람이 본인인지 확인해야 한다.

이 때 재미있는 것은 ‘우리 애’가 라고 할 때 우리 애는 10살이 아니라 20~30살 아이일 수도 있다. 또한 ‘할머니’가 라고 할 때 그 할머니는 빠르면 60대를 말하기 때문에 지금 나이를 꼭 물어야 한다. 간혹 어른이 복용할 약처럼 말하고 사갔는데 먹을 사람이 어린 중학생인 경우도 있어서 항상 나이와 몸무게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몸무게를 알기 힘들다면 대강의 키와 대강의 체격으로 가늠하고 50kg 이상이면 상용량을 주게 된다.

a. 시럽 사용의 주의사항

해열제 시럽의 경우 월령별로 제한이 있다.

3개월 이상, 7kg 이상이면 아세트아미노펜 시럽판매가 가능하고 6개월 이상이면 덱시부프로펜시럽의 판매가 가능하며 12개월이 경과하면 이부프로펜 시럽의 판매가 가능하다.

식약처의 권고사항이므로 부득이하게 판매 할 수도 있겠지만 만약 판매 후 문제가 된다면 약사에게 책임소재를 물을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주지 않는다.

코감기약 시럽 등 항히스타민제를 포함한 종합감기약 시럽도 이런 이유에서 24개월 이상에게만 판매를 한다.

미국 FDA 조사결과 부모의 판단으로 임의로 영유아에게 시럽을 복용 시킨 이후 영아돌연사 증후군에 의한 사망이 증가하였다 한다. 한국 식약처에서도 이런 FDA 권유를 참조하여 각 약국에 안전성 서한을 내려 보낸 것이다.

식약처에서는 개봉한 시럽에 대해 2개월이 지나면 버리도록 권고하고 있는데 이런 이유로 인해 요즘은 이부프로펜 시럽과 아세트아미노펜 시럽의 소량포장도 나와 있다.

여전히 타이레놀시럽과 부루펜 시럽을 많이 찾지만 아이가 자주 아픈지 물어보고 자주 아프지 않은 아이라면 소포장을 권해본다.

시럽을 줄 때 “몇 ml 먹일까요?” 라고 물어보는 경우가 있는데 오거리약국의 경우는 옆 소아과 선생님의 노하우를 차용해서 몸무게의 1/3에 해당하는 ml를 먹이면 된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예를 들어 15kg 이면 5ml를 먹이는 식이다. 실제 아세트아미노펜 시럽과 이부프로펜시럽은 그 용량을 적용해서 말하면 거의 맞는데 덱시부프로펜은 조금 더 먹여도 되도록 용량이 적혀 있으므로 평소에 잘 확인해 놓는다.

b. 스티커

황 약사의 「나의 복약지도노트」에도 소개된 적이 있는 스티커인데 우선 열이란 몸의 정상적인 면역반응임을 이야기하고 식약처의 해열제 사용기준에 근거하여 38.5도 이상의 열이 있을 때 해열제를 먹이도록 하였다. 그리고 충분한 수분, 휴식, 물로 닦아주기 등을 얘기하고 아스피린을 15세 미만에 먹이지 않도록 한 장에 담았다. 폼텍 라벨로 제작하는데 문구는 약사님의 아이디어로 직접 만들 수 있다. 짧은 시간에 이런 설명을 다 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 같아서 스티커를 만들어 붙여준다.

스티커에 빠진 것은 약을 복용하고 2시간이 지나야 해열효과를 확인할 수 있으며 다음 투여간격은 최소한 4시간이라는 설명이다. 4시간이 지나지 않으면 간독성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열이 심하다면 이부프로펜 성분(혹은 덱시부프로펜성분)과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을 같이 투여할 수도 있다.

<오거리약국에서 사용하는 스티커>

3. 소염진통제의 일일 최대 용량과 투여간격

<계열별 NSAID의 사용>

어른들의 약을 줄 경우에도 반드시 최대 용량을 확인하도록 한다.

위의 표에 빠진 아세트아미노펜의 경우 일일 4g까지 복용 가능하지만 매일 술을 3잔 이상 먹는 사람이나 간 기능저하자의 경우 반드시 용량을 줄여야 한다. 지난 호에서도 언급했지만 특히 아세트아미노펜은 너무나 많은 약 속에 포함되어 있으므로 병용하는 약을 꼭 확인한다.

또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요즘 과라나를 함유한 고카페인 음료가 많이 팔리고 있고 대한민국은 거의 카페인 중독 공화국처럼 두 집 건너 한 집이 커피전문점이다 보니 한 가지 복약지도를 추가해야 한다. 타이레놀의 중간독성대사물이 술 뿐 아니라 고카페인에 의해서도 대사 저해가 일어나 간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카페인의 대사>

카페인이 없는 진통제라는 타이레놀의 주고객층이 젊은이들인데 이들은 습관적으로 하루에 벤티 사이즈 커피 두잔 이상 마시는 사람들이어서 약국에서나마 이들에게 복약지도를 꼭 해야 한다.

크리닉신 리시네이트의 경우 일일 750mg의 상용량이 나와 있는데 최대량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지 못하였다.

4. 카페인이 일반의약품에 미치는 영향

목감기약에서 조금 옆으로 샜는데 카페인의 상호작용을 한번 살펴보자.

카페인은 성인 1일 400mg까지 섭취가능하고 임산부 300mg, 학생들은 2.5mg/kg이 상한선이다. 또한 성인이 섭취한 카페인은 하루 안에 배설되지만 어린이들과 노인들의 경우는 36시간 이상의 배설반감기를 가지므로 최대 용량 이하로 섭취하여야 한다.

오거리약국에서 이루어지는 복약지도의 절반은 카페인을 먹지 말라는 이야기 일 것이다

① 일반의약품 대사에 영향을 주거나 작용을 증가시키는 경우

카페인은 고농도로 섭취할 경우, 복용하던 의약품과 상호작용을 일으킨다. 주로 서로의 약물대사에 영향을 주어 부작용이나 독성을 증가시키는 경우이거나 같은 작용을 과도하게 증대시키는 경우이다.

a. 두통약: 다량의 카페인이 들어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신경과민, 불면, 심계항진 등 발생

b. 에페드린 함유 감기약: 카페인 과잉 상태가 되고, 교감신경 흥분으로 인해 불면을 일으킬 수 있다. 아이들이 먹는 기침 감기시럽도 마찬가지이므로 약을 먹고 나면 초콜릿을 먹이는 습관은 피해야 한다.

c. 통풍약인 알로푸리놀: 카페인의 대사를 억제시킨다.

d. 진통소염제 같이 복용: 진통작용이 한층 더 강해지면서 위산 및 펩신 분비를 촉진하는 작용에 시너지를 일으켜 위장장애를 강하게 한다.

e. 갑상선 호르몬제: 심계항진이나 혈압상승, 부정맥 등의 부작용을 가중시키거나 부작용을 은폐할 수 있다.

f. 테오필린: 기관지 확장 작용은 강해지지만, 손떨림이나 고혈당, 저칼륨혈증 등이 발생

이외에 시메티딘과 PPI, 에스트로겐, 플루코나졸, 플루복사민, 퀴놀론, 테르비나핀 등도 약효가 저하되거나 부작용이 증가되는 영향을 받는다.

② 근육통이 심할 때 카페인으로 인해 이뇨작용이 생기면 통증이 지속 된다. 근육은 충분한 수분이 있을 때 통증을 덜 느낀다고 한다.

③ 설사가 있을 때 카페인은 장을 예민하게 만들어 설사가 지속되도록 한다

④ 생리통이 있을 때 카페인을 줄이고 생강차나 모과차처럼 따뜻한 것을 먹도록 한다.

⑤ 각종 일반의약품에 정말 많은 카페인이 포함되어 있다.

박카스D 판피린, 판콜, 게보린, 사리돈, 펜잘, 암씨롱, 종합감기약, 멀미약, 과라나 함유 자양강장제 등에 포함되어 있는데 박카스D 1병, 판피린1병, 게보린 1알을 매일 먹고 믹스커피를 서너잔 마시면 하루 상한량을 넘기는 건 일도 아니다.

그런 이유로 오거리약국에서는 박카스 디카페를 박카스D보다 훨씬 많이 파는데 어르신들이 고맙다는 말씀을 하신다.

밤에 잠이 잘 오는 박카스가 있는지 몰랐다는 거다.

이처럼 사람들은 건강을 위해 약을 먹는다고 하지만 정말 뭐가 건강에 좋은 건지 모른다. 그래서 약사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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