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K, 녹십자, SK케미칼 ‘소아적응증’ 확보로 우위
올해 2300만도즈 공급, SK케미칼 영유아 임상도 시작 ‘주목’

10월부터 인플루엔자 무료접종이 시작되면서 백신 시장을 둘러싼 제약사들의 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국내 업체들이 '4가(價) 독감백신'을 대거 선보이면서 격돌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4가 독감백신은 한 번의 접종으로 4개 종류의 독감 바이러스를 예방할 수 있는 제품으로, 3가 독감백신보다 한 단계 발전한 형태이다. 세계보건기구(WHO)도 독감 바이러스 변이로 인한 대유행에 대비하기 위해 3가보다는 4가 백신 접종을 권장하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4가 백신의 시장 점유율이 70%를 넘을 정도로 3가에서 4가로 교체가 이뤄지고 있다.

국내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4가 백신이 3가 대비 30% 정도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 개원의의 말을 빌리자면 “이제는 3가 백신을 찾기 힘들다”고 말할 정도로 세대교체가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 4가 백신 시장에 유정란 배양방식의 ‘플루아릭스 테트라’가 유일했기 때문에 공급 업체인 GSK가 사실상 홀로 시장을 독점했다. GSK가 지난해 공급한 백신 물량은 150만 도즈 가량 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올해 초 국내사들이 4가 백신을 잇달아 출시하면서 세대교체가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은 국내사의 4가 독감백신은 총 5종으로,  녹십자의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와 SK케미칼의 '스카이셀플루4가', 보령바이오파마의 ‘보령플루V테트라백신’, 일양약품의 ‘테라텍트프리필드시린지주’, 한국백신의 ‘코박스플루 4가’등이다.

이중 소아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는 제품은 GSK의 ‘플루아릭스 테트라’, 녹십자의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 SK케미칼의 '스카이셀플루4가' 등 세 개 품목이다. 나머지는 만 19세 이상~만 65세 미만이거나 만 19세 이상에서만 접종연령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올해는 ‘3파전’이 될 전망이다.

GSK의 '플루아릭스 테트라'는 올해 200만 도즈(1회 접종 분량)가 이미 완판 된 상황. 녹십자는 올해 400만~450만 도즈(3가 포함 900만), SK케미칼은 250만 도즈(3가 포함 500만)를 공급한다.

◆ GSK 효자품목 ‘플루아릭스 테트라’

국내 독감백신시장에서 GSK의 생산량은 2015년 기준 200만 도즈로 국내 시장의 16% 정도에 달한다. 이 중 플루아릭스 테트라는 지난 2014년 국내에 처음 출시되어 지난해 4분기에만 166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효자품목. 이 제품은 미국과 영국, 독일, 프랑스, 스페인, 스위스 등 전 세계 22개 국가에서 허가를 받아 효과와 안정성 측면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만 3세 이상 소아·청소년부터 65세 이상 노인까지 접종할 수 있다.

◆ 백신명가 녹십자의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

녹십자의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는 국내사들 가운데 4가 백신으로 가장 먼저 품목허가를 획득한 제품. 세계에서는 GSK, 사노피, 메드이뮨(아스트라제네카 계열사)에 이어 네 번째다.

국내용으로 1회 접종분량을 1회용 주사기에 미리 담은 프리필드시린지 제형과 수출용으로 성인 10회 투여분을 약병에 담은 바이알 제형 두 가지가 개발되어 ‘백신명가’답게 수출에도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녹십자는  2015년 기준 5000억원 대의 국내 독감백신 시장에서 생산량 5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ㅤㄸㅒㅤ문에 올해는 4가 백신들 가운데 가장 많은 물량이 공급될 예정이다.
한편 세포배양 방식의 4가 백신도 지난해 임상 3상을 시작했다.

◆ 세계 최초 세포배양백신 ‘스카이셀플루4가’

SK케미칼의 스카이셀플루4가는 세계 최초로 개발한 4가 세포배양 방식이라는 강점을 가진다. 현재 국내에서 유통되는 4가 백신 중 유일하게 새포배양 방식이기 때문에 제조 과정에서 항생제나 보존제가 투여되지 않고, 계란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에도 접종이 가능하다.

여기에 최근 만3세 미만 영유아를 대상으로 임상에 돌입해 관련 시장을 더욱 키우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만3세 미만 영유아 접종이 가능해지면 시장을 넓어지는 것 뿐 아니라 소아청소년과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고, 최근 4가 백신의 영유아 NIP확대 가능성이 점쳐지지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식약처는 올해 독감백신 공급 물량을 지난해와 비슷한 2300만도즈로 예상하고 있다. 연간 국내 독감백신 수요량은 약 1600만~1700만도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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