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혹시 치매인가요?”, “제가 치매라는데 이제 어떻게 해야 하죠?”

의료인이라면 자주 접하는 질문들이다. 전국 치매 인구가 68만명(2015년 기준)에 이르고, 12분에 한 명씩 새로운 치매환자가 발생하는 상황이다 보니, 점점 더 자주 접하게 되는 것 같다. 그런데 사실 의료인의 입장에서 참 대답하기 부담스러운 질문들일 수 있다. 다양한 매체들이 의료정보의 홍수를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많은 사람들이 의료인에게는 뭔가 더 구체적이고 더 근거 있는 정보를 기대하기 마련인데, 막상 관련 정보나 리소스를 찾기가 쉽지 않을 때가 많기 때문이다. 무조건 “고스톱을 많이 치세요”라고 답할 수는 없지 않은가? 중앙치매센터(이하 NID)는 이런 상황에서 의료인들이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마련해두고 있다.

“저 혹시 치매인가요?”
흔한 질문이면서, 치매 전문가로 훈련 받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선뜻 답하기 어려운 질문일 것이다.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치매가 무엇인지 간단한 설명도 필요하고, 질문자의 인지기능이 어느 수준인지 가늠도 해야 하는데, 이럴 때 NID의 다양한 치매 교육 자료와 ‘치매체크’ 앱(app)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교육 자료로는 ‘나에게 힘이 되는 치매가이드북’과 ‘헤아림’ 가족교육 교재 ‘치매알기’ 등이 있다. 매년 출판되고 있는 ‘나에게 힘이 되는 치매가이드북’은 매해 개정된 치매제도와 새롭게 개발된 치매 콘텐츠들을 모은 책자로, 치매에 대한 간단한 설명도 포함되어 있어 손쉽게 활용할 수 있다. 더 자세한 설명이 필요한 경우에는 ‘헤아림’ 교재를 활용할 수 있다. ‘헤아림’은 총 3권의 치매환자 가족교육 교재로, 1권 ‘치매알기’에는 40 페이지에 걸쳐 치매에 대한 내용이 일러스트와 만화를 활용해 알기 쉽게 설명되어 있다. 두 책자 모두 NID 홈페이지(www.nid.or.kr)에서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다.

같이 활용할 수 있는 것으로 ‘치매체크’ 앱이 있다. ‘치매체크’는 간단한 인지기능 평가를 위해 개발된 앱이며, 평가는 5~20분 정도가 소요된다. 평가 후 채점과 결과 분석까지 자동으로 진행되어(장소, 시간 관련 문항은 스마트폰의 GPS 자료와 시간 자료를 이용), 현재 인지기능 수준 및 저하 여부, 추가적 검사의 필요 여부를 알 수 있다. 사용료는 무료이며, 앱 사용이 어려운 경우 ‘치매체크’의 pc버전이나 NID 홈페이지의 ‘치매자가진단’ 페이지를 이용할 수도 있다.

“제가 치매라는데 이제 어떻게 해야 하죠?”
이것 역시 자주 접하는 질문이다. 돌봄과 가족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많은 제도들이 개발되었으나 종류가 워낙 다양하고, 주관기관, 자격요건 및 신청 방법도 서로 다르다 보니, 이를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개발한 것이 ‘알짜정보 내비게이션’이다.

‘알짜정보 내비게이션’은 NID 신규 홈페이지에 포함된 프로그램으로 환자의 나이, 소득수준, 현재 받고 있는 서비스 등을 입력하면 자신이 어떤 제도를 이용할 수 있는지 우선순위에 따라 정리해서 알려준다. 각 제도의 내용 및 신청방법도 원스톱으로 알 수 있게 되어 있어, 여러 사이트를 조사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최대한으로 줄일 수 있다. 의료인의 입장에서 제도 관련 질문을 받을 경우 안내해 주거나, 같이 사용하면서 찾아보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인터넷 이용이 어려운 경우 치매상담콜센터를 이용할 수도 있다. ‘18세의 기억을 99세까지, 99세까지 88(팔팔)하게!’ 1899-9988 치매상담콜센터는 365일 24시간 연중무휴로 운영되며, 치매 돌봄은 물론이고 제도와 지원서비스에 상담까지 진행하고 있어 의료인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나이가 들어가는 사람이면 누구도 쉽게 피해갈 수 없는 막연한 불안 중 하나가 치매일 것이다. 그만큼 의료인으로서는 분야를 떠나 치매 관련 질문을 받게 되는 상황에 드물지 않게 노출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앞서 설명한 자료들을 적절히 활용하면 치매를 걱정하는 환자들에게 더욱 유용하고 실질적인 답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프로필>
안호영 교수
울산의대 졸업 및 석·박사 취득
서울아산병원 전공의 및 임상강사
現 중앙치매센터 부센터장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진료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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