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치료장비 진료실 안에, 유지비 적어 수익률 높아
학회, 온라인 상담으로 실력 쌓아…진료문화공간 꿈 꿔

일선 개원가에서도 생존을 위한 고급화·대형화 전략이 횡행하면서 이른바 ‘동네의원’의 경영난이 갈수록 심화되어가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 송파구 석촌동 이상율통증의학과는 이런 움직임 가운데서도 최소한의 장비와 인력으로 묵묵히 지역사회의 1차의료기관 역할을 해나가고 있다. 특히 진료실 안에 검사장비와 치료장비까지 갖추고 있어 그야말로 원스톱 진료가 가능하다. ‘의사의 실력은 비싼 장비가 아니라 환자의 가려운 곳을 정확히 긁어주는 데서 나온다’고 말하는 이 원장을 만나봤다.

환자와 교감 쉽고, 해결책 빠르게 찾아
지하철 8호선 송파역과 석촌역 사이에 위치한 이상율통증의학과의원은 27평 내부에 이 원장과 간호조무사 1명만 근무하는 이른바 ‘미니 클리닉’이다. 모든 검사장비와 치료장비도 진료실 안에 있다. 진료실이 검사실이자 치료실인 셈이다. 이 원장은 “우리병원의 강점은 환자 입장에서는 공간을 이동하면서 스트레스를 겪거나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고, 의사 입장에서도 엑스레이와 초음파, 체열진단기를 통해 직접 진단하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최대한 빠르게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규모가 작은 대신 많은 환자를 볼 수는 없지만 반대급부로 운영유지비가 적게 든다”며 “실수령액도 높일 수 있어 이런 모델로 열심히만 한다면 충분히 부가가치를 낼 수 있는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당연히 이상율통증의학과의원에서는 물리치료나 도수치료 등을 시행하지 않는다. ‘가려운 곳을 딱 긁어주는 것이 실력이지, 그 주변을 차갑게 하거나 뜨겁게 하는 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이 원장의 철학 때문이다.

이런 자신감은 당연히 이 원장의 경험과 실력에 기인한다. 그는 “만약 실력이 바탕이 되지 않았다면 불안해서라도 이런 병원 시스템을 유지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어떻게 보면 도전이기도 하지만 스스로 채찍질을 해서 실력 있는 의사가 될 수 있도록 몰고 가는 방법이기도 하다”고 고백했다.

실제로 그는 현재 대한통증의학회 개원의이사와 대한법률구조공단 자문의사로 활동 중이며 대한마취통증의학회의사회 차기 회장으로 내정되어 있다. 대한임상유전체의학회에서는 기획이사를 맡아 학회 창립을 돕기도 했다. 모두 개원의로서 환자에 대한 책임감을 느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하이닥과 네이버에서 상담의사로 활동하는 등 온라인에서의 활약도 뜨겁다. 과거 직접 병원 홈페이지를 만들어 5천례 이상 온라인으로 상담했던 그는 그 인연으로 세계적인 척추통증포털사이트 ‘spineuniverse’에 등재되는 등 그 실력을 인정받았다. 통증의학과와 통증치료에 대한 개념을 알리기 위해 온라인 상담을 시작했다는 그는 “상담사례가 많아지다 보니 나중에는 개업하기 전에 우리 병원 홈페이지 상담코너만 봐도 실력이 는다는 말이 돌만큼 인기를 끌었다”며 “하지만 무엇보다 환자분의 케이스를 풀기 위해 나 역시도 공부를 많이 할 수 있었다. 특히 영문홈페이지도 함께 운영했기 때문에 네덜란드나 독일에서도 질문이 들어왔고 그걸 운영했다는 자부심이 크다”고 미소를 보였다. 

산전수전 다 겪어도 종착지는 ‘환자’
하지만 지금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이 원장이 ‘꽃길’만 걸은 것은 아니었다.

지난 2009년, 지금 자리에 병원을 열기 전까지 이 원장은 서울시 서초구와 관악구, 강서구에서 통증의학과를 운영했었다. 그동안 경험미숙으로 폐업을 하기도 했고, 100평짜리 대규모 병원을 열어 일평균 100여명에 달하는 환자들을 진료하며 승승장구한 시절도 있었다. 치료에 감동을 받아 직접 쓴 서예 작품을 액자에 넣어오거나 꽃다발을 선물하는 환자가 있는가 하면, 정신이상 증세를 보이는 환자가 진료실에 난입해 경찰을 부르는 일도 있었다. 개원으로서 그야말로 산전수전(山戰水戰)을 다 겪은 셈이다. 이 원장은 입버릇처럼 ‘다시는 개원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도 결국에는 환자들이 보고 싶어 개원의로서 다시 가운을 입게 됐다고 고백했다.

환자들 쉬다 가는 ‘진료문화공간’ 만들고파

그의 목표는 복합문화공간의 역할을 하는 병원을 운영하는 것이다. 음식점을 차려 이 원장이 직접 커피를 타면서 한쪽에서는 진료실을 운영하고, 취미로 색소폰을 불기 때문에 2층에는 공연장도 마련할 생각이다. 이 원장은 “공간적으로나 심리적으로 환자들이 진료도 보고 편하게 쉴 수도 있는 병원을 운영하고 싶다”며 “대학병원도 과거에는 장례식장을 수익모델로 여겼지만 지금은 복합문화공간을 표방하고 있는 만큼, 종합적인 편익을 제공하는 개인의원급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대한마취통증의학과의사회 차기회장으로서 치료방식을 표준화 해 진료의 질을 확보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이 원장은 “최종적인 내 목표는 ‘돈 버는 의사’보다는 ‘치료율이 높은 의사’가 되는 것”이라며 “경영을 잘해서 빌딩을 올리는 것이 성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내 손을 거쳐 간 환자가 다시는 병원에 오지 않고 편안하게 생활하는 것이 성공한 의사의 삶이라고 생각한다”고 미소를 보였다.

<프로필>
한양대 의대, 대학원 졸업
호주-시드니 세계마취과학회 연수
대한의사협회 제1기 의료정책연수과정 수료
前 안산신경통증클리닉원장
 내방신경통증클리닉원장
 강서신경통증치료센터 원장
 대한임상유전체의학회 기획이사
 서울시 강서구의사회 공보이사·의무이사
現 이상율통증의학과의원 원장
 대한통증학회 개원의 이사
 대한마취통증의학과의사회 차기회장 
 대한법률구조공단 자문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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