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롱환자 처음부터 안 받아, 오히려 지역사회 신뢰 얻어
1년에 12번은 꼭 학회 참석, 직원 애정 갖고 체계적 관리해야
“저희 집사람뿐만 아니라 제 고등학교, 대학교 동창들, 직원들, 직원 부모님들까지 다 제가 직접 수술했습니다. 제 스스로도 저를 믿고, 직원들도 오랜 시간 제가 해온 것들을 보면서 신뢰를 쌓았기에 가능한 일이죠. 이정도면 성공한 병원장이겠죠?”
서울시 강서구 양천로에 위치한 BH방화병원 박용지 원장은 의원급으로 개원을 시작해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의 병원으로 성장시킨 주인공이다. 하지만 그는 “20년 동안 병원 규모를 키운 것보다 사람들의 신뢰를 얻었다는 사실이 더 보람차다”며 “정직한 경영과 꾸준한 학회 활동, 체계적인 직원 관리가 지금의 성공을 가능하게 했다”고 말한다.
강서구 대표 무릎 관절경 특화 병원으로 성장
BH방화병원은 지난 1996년 방화정형외과·신경외과로 시작했다. 당시 제일성모병원에서 정형외과 과장으로 근무하던 박 원장이 성남병원장을 지낸 장인어른의 권유로 지금의 자리에서 동업을 시작한 것이다. 연세대학교 김성재 교수님께 관절경을 배운 박 원장의 실력은 개원 당시부터 근처 준종합병원에서 정형외과 수술 환자를 보내 올 만큼 입소문을 탔고, 당시 준종합에서도 흔치않았던 C-arm 등 최고급 장비를 갖춘 덕에 환자는 나날이 늘어만 갔다. 그렇게 2012년 방화정형외과병원으로, 2015년 BH방화병원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현재 BH방화병원에는 박 원장을 비롯해 정형외과 전문의 3명, 영상의학과 전문의 1명 등 4명의 의료진과 40여명의 직원들이 근무하며 ‘강서구 대표 어깨, 무릎 관절경 특화 병원’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수술환자의 90%가 관절경일 만큼 그 비율이 높고, 특히 박 원장의 경우 관절경 수술만 3천례 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병원급 성장을 가능케 한 세 가지
박 원장이 BH방화병원 성장의 첫 번째 키워드로 꼽은 것은 ‘정직한 경영’이다. “예전부터 ‘나이롱환자’가 없었다.”고 말하는 박 원장은 “어떨 때는 입원 환자가 한 명이었던 적도 있었다.”며 웃음을 보였다.
처음에는 나이롱환자를 받지 않는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이 일대의 교통사고 환자는 하나도 방화병원을 찾지 않았다. 하지만 음주나 도박 등 병원에서 정한 원칙을 따르지 않으면 가차 없이 퇴원 시키는 등 병실 관리에 힘썼고, 6인용 병실을 4인용으로 교체하고 모든 병실에 비데를 설치하는 등 쾌적한 환경을 조성했다. 그러자 신기하게 교통사고가 아닌 정형외과 질환으로 수술 받는 환자들이 늘기 시작했다. 지역사회에서 신뢰를 얻기 시작한 것이다.
박 원장의 이런 자신감은 실력이 바탕이 됐기에 가능했다. 그는 무릎을 세부 전공했지만 2009년 미국으로 건너가 어깨까지 그 외연을 넓혔고, 최근에는 오다리 교정술인 HTO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또 개원의로는 흔치 않게 20년 동안 1년에 해외학회 2번, 국내학회에 10번 이상은 꼭 참석하는 등 학술적인 업데이트를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박 원장은 “한 때는 토요일, 일요일이 없을 정도로 학회 활동에 빠져 1년에 연수평점을 120점 넘게 받았던 적도 있다.”며 “의사는 평생 배워야 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단호하게 자신의 철학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박 원장은 병원을 성장시키기 위해 무엇보다 ‘직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원장이 믿은 만큼 성장하는 것이 바로 직원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현재 BH방화병원에서는 직원들을 위해 병원 바로 옆 건물을 사들여 기숙사를 제공하고 있다. 또 정기휴가와 관계없이 근속 5년이 되면 4박 5일 해외여행을 지원하고, 10년 이상이 되면 가족과 같이 해외여행을 떠날 수 있다. 정년 보장도 확실해 개원멤버였던 원무부장은 현재 환갑의 나이에도 근무 중이다. 여기에 매주 월요일마다 10분씩 돌아가면서 하는 스피치는 리더십을 길러주는 동시에 직원들끼리의 사이도 돈독하게 만들고 있다.
박 원장은 “금액적인 부분도 중요한데, 우리 병원은 많이 주지는 않지만 항상 약속했던 액수보다는 이 핑계, 저 핑계를 둘러대며 더 주려고 한다.”며 “직원들에게 제공하는 식사부터 기숙사까지 ‘아끼기 보다는 더 벌자’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조금씩 하지만 꾸준하게 정진하겠다’
최근에는 BH방화병원을 찾는 외국인 환자들도 많아지는 추세이다. 얼마 전에는 러시아 병원에서 의뢰가 와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하지만 박 원장은 ‘실력이 뛰어나고 수가가 싸다보니 당연한 일’이라며 외국인 환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할 계획은 없다고 말한다. 사후관리가 쉽지 않아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는 환자에게 득이 되지 않기 때문.
박 원장은 “사실 지금까지의 성장이 정도(正道)를 걷다 보니 조금 늦은 면도 없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그럼에도 바른 진단과 바른 치료를 실천하는 강서구의 대표 관절경 특화 병원이 될 수 있도록 지금처럼 ‘조금씩 하지만 꾸준하게’ 정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프로필>
BH방화병원 대표 원장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정형외과전문의
대한슬관절학회 보험위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관절경 외과 연수(세경회)
건국대병원 견주관절센터 연수
Princeton orthopedic Associates 연수
(Dr.J.Abrams) Princeton. NJ. U.S.A
前 제일성모병원 정형외과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