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 상황·증상 여부 등 따라 추천약·복약지도 달리 해야
퇴근 후 시간대 구매율 높아…비타민·태반은 반드시 권유

그간 일본 일반의약품의 분류와 고엔마에 약국 인테리어를 살펴보느라 일반의약품 판매에 관한 글이 늦어졌다.

여러분들은 지면으로나마 일본약국을 엿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지 궁금하다.

이번 호는 다시 일반의약품 판매에 관한 글을 이어가려한다.

2월호에 환자의 말 잘 알아듣기, 3월호에 협상에 관한 이야기를 하였는데 이번에는 ‘짧은 시간에 접점 찾기’라는 주제로 얘기를 해보려 한다. 각각의 상황이 다른 환자가 최선의 답을 얻을 수 있도록 약사가 어떠한 이야기로 대화를 풀어나갈 것인지를 생각해보자.

약국에 고객들이 약을 사러오는 경우는 어떤 경우일지 생각해보자.

약국에 오는 고객들을 3가지의 형태로 나눌 수 있다.

이미 알고 있는 제품을 사러 오는 경우, 아픈 증상에 대해 상담하고 약을 사는 경우 그리고 환자 본인이 느끼는 증상에 대해 적절한 병원을 알기 위해 오는 경우 등이다.

알고 있는 제품을 사러 약국에 들르는 경우 약의 이름이 어렵기 때문에 가끔 사소한 소동이 벌어지기도 한다. 약을 구매하러 온 고객이 약 이름을 비슷하게 부르면 약사가 알아서 꺼내주기를 바라기 때문에 고객과 약사는 숨은 고개를 할 수 밖에 없다. 특히 오거리약국이 노인 상권이어서 그런 일이 자주 일어나는 것 같다.

약 이름도 모르고 가격도 모르지만 약장 한쪽을 가리키면서 “저기서 약을 꺼내오더라. 색깔은 어떤 색(이마저도 정확하지 않음)인데, 어디 아프다고 했더니 주던데”라고만 설명하니 기다리는 사람이 많고 바쁠 때는 집중이 안 되어 더욱 약을 찾기가 힘들다.

이럴 때는 약 이름을 모르는 고객은 잠시 기다려 달라고 하고 다른 고객들을 상대하는 것이 맞다. 차례를 지정해 주지 않으면 서로 본인들이 바쁘다고 먼저 해달라고 하기 때문이다. 특히 성질 급하신 60대 남자고객까지 같이 있다면 혼자 맘만 바쁘게 된다.

또 다른 유형으로 환자를 나누어 본다면 심하게 아프지 않다고 생각해서 약국에서 간단한 약을 구입하러 온 경우, 병원에 갈 시간이 없어서 약국에서 약을 구입하려는 경우, 돈이 없어서 병원에 가기 힘든 고객군으로 나눌 수 있다.

1) 심하게 아프지 않다고 생각

제품명을 지정하는 경우는 심하게 아프지 않다고 생각해서 약을 구매하러 온 경우이다. 이 때 원하는 제품이 본인이 생각하는 증상과 맞지 않거나 약효가 좋다는 다른 사람의 말만 듣고 구매하는 등 잘못된 선택을 하기 쉽다.

이 경우에는 대화를 통해서 적절한 약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돕고 본인이 평소에 먹고 있는 약과의 상호작용을 알려주거나 비타민 복용을 할 수 있게 조언한다. 물론 약사도 사람인지라 누구에게나 상담을 해 줄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늘 지명 구매만 하던 고객들도 본인이 원해 사가는 약이 본인의 증상과 맞지 않다는 것을 약사의 상담을 통해 여러 번 느끼게 된다면 다음에는 그 약을 지정하기 보다는 증상에 대한 상담을 하러 올 것이다.

2) 병원에 갈 시간이 없는 경우

일찍 문을 닫는 병원에 갈 시간을 맞추지 못해 약국에서 약을 구입하려는 경우는 상당히 많다. 평소 퇴근시간이 7시 이후인 경우인 직장인들이 병원을 가기 위해서는 반차를 내는 등 따로 시간을 내어야 하기 때문에 퇴근 이후 열려 있는 약국을 이용하게 된다.

이런 상황의 환자는 경제적인 부담을 걱정하기 보다는 얼른 낫는 쪽을 택하기 때문에 약사의 권유에 쉽게 응하게 된다.

아래에서 감기를 예로 들어 대화법을 소개하겠지만 몸살감기의 경우 한약과 소염진통제 그리고 체력회복을 위한 비타민(혹은 태반) 제품까지 합해 사가는 경우가 많고 이렇게 먹고 효과를 본 경우는 재구매가 이루어지게 된다.

꼭 항생제가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약국에서는 많은 경우 환자와의 신뢰를 통해 약을 주고 낫게 할 수 있다. 항바이러스제가 필요하다면 프로폴리스제제와 비타민을 응용하고 다른 염증약이라면 배농산급탕이나 형개연교탕, 은교산을 이용하여 환자의 증상을 가볍게 덜어 줄 수 있으므로 자신감을 가지고 다양한 시도를 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꼭 병원 진료가 필요한 경우라면 야간에 개문하고 있는 병원에 약국에서 직접 전화를 해서 환자를 보내준다. 병원에는 약국을 알리고 환자에게는 필요한 서비스를 하는 것이라 단골환자 만들기 좋은 방법이다.

3) 돈이 없어서 병원에 가기 힘든 경우

고객의 예산안에서 최선을 다해 약효를 볼 수 있도록 제품을 골라준다.

이제는 본격적으로 대화의 방법을 살펴보자

우선 아래의 대화는 지난 시간에 소개한 「일반의약품 판매 상담가이드」의 틀을 이용하여 구성하였다.

A. 감기의 경우

1. 제품명을 지정하는 경우

-종합감기약 ○○주세요.

약사: ○○는 종합감기약도 있고 콧물약, 기침약도 있어요.

지금 증상이 어떠신가요?

-콧물이 좀 나고 기침도 있어요. 머리도 아프고요.

약사: 여기 오기 전에 다른 약 먹어봤어요?

-아니오. ○○을 먹어보려고요.

-다른 약△△ 먹었는데 안 듣더라고요.

약사: ○○은 전에 먹어본 적이 있나요?

-예 전에 먹었더니 잘 들었어요.

-옆집 언니가 이약이 정말 잘 듣는대요.

약사: 혹시 약을 먹고 알러지가 난 적이 있나요?

혈압이나 당뇨가 있나요?

혹시 지금 먹고 있는 약이 있나요?(여러 가지 상황이 가능함)

-알레르기 때문에 매일 한번 먹는 약을 먹고 있어요.

-두통 때문에 진통제를 좀 전에 먹었어요.

-한약을 먹고 있어요.

-오메가 3, 비타민을 먹고 있어요.

-□□를 먹었더니 목 아픈 건 가라앉았어요.

약사: 예 알겠습니다. 종합감기약이나 다른 약 중 골라서 복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a. 알레르기 약을 먹고 있는 경우 알레르기 약을 중단하도록 한다.

b. 두통으로 진통제를 먹은 경우 종합감기약은 앞선 복용시간보다 4시간 이후 약을 먹도록 한다.

c. 한약을 먹고 있는 경우 보약이라면 시간을 띄워서 먹도록 하고 치료약인 경우는 잠시 한약 복용을 중단하도록 한다.

d. 오메가 3나 비타민을 먹고 있다면 계속 복용하되 비타민의 복용량을 늘려준다.

e. 다른 약을 먹었다면 거기에 맞추어서 약을 골라준다.

f. 종합감기약은 대부분 아세트아미노펜을 함유하고 있으므로 다른 약에 포함된 아세트아미노펜 혹은 타이레놀과 중복 복용하지 않도록 주의를 주어야 한다.

g. 테라플루를 종합감기약으로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추가로 타이레놀을 복용하지 않도록 주의를 준다.

2. 증상을 말하고 약을 구입하려는 경우

-목이 아프고 기침이 날 때 먹는 목감기약 주세요.

약사: 누가 드실 거예요?

-제가 먹어요.

-상비약이예요.

-오빠가 먹을 거예요.

 

a. 환자가 본인인 경우

약사: 가래는 나오나요? 목은 부었어요?

-가래는 없고 목은 부었어요.

약사: 목이 아파서 음음 하면서 기침하는가요? 침 삼키기 힘든가요?

-예 그런 거 같아요.

약사: 직 기침이 심한 것 같지는 않네요.

많이 피곤하셨나요? 며칠 잠을 못 주무신 건 아니고요?

-맞아요. 며칠 일이 너무 많았어요.

약사: 예, 그럼 그렇게 목이 아플 수 있어요.

거기에 맞는 약과 몸이 회복될 수 있는 비타민제를 좀 드릴게요.

시간 나면 꼭 쉬고 찬 커피 대신 따뜻한 물이나 꿀물 많이 챙겨 드세요.

 

b. 상비약인 경우

약사: 평소에 목이 잘 붓고 가래가 많은 편인가요?

-저는 아프면 목부터 부어요. 가래는 많지 않고요.

약사: 사람마다 많이 아픈 데가 다 있죠. 목이 붓는 건 몸이 많이 피곤하다는 건데 그럴 때는 많이 자고 찬 커피 대신 따뜻한 물이나 꿀물 많이 챙겨먹으면 좋아질 수 있어요.

혹시 먹는 비타민 있나요? 아픈 동안은 먹는 양을 두배로 늘려 드시면 되고 혹시 없다면 비타민 하나 챙겨 가세요.

 

c. 타인이 먹는 경우

약사: 가래가 있던가요? 목이 어떻게 아프다 하던가요?

-글쎄요. 잘 모르겠는데요.

약사: 요즘 몸이 많이 피곤하다 하던가요?

-그런 거 같기도 하고요.

약사: 요즘 감기는 걸리면 오래가니까 증상에 대한 약과 비타민 같이 챙겨드릴게요.

 

비타민을 같이 구매할 확률은 여러 가지 경우의 수에 따라 달라진다.

부모가 자녀의 약을 구매할 때, 혹은 남편이 부인의 약을 구매해 갈 때 혹은 남친이 여친의 약을 구매할 때는 확률이 높아지고 자녀가 부모의 약을 구매할 때와 형제간에 약을 구매할 때는 확률이 낮다.

그러나 항상 비타민 복용은 권유한다. 이 때의 비타민이나 태반 등은 건강을 회복하게 하는 약사의 철학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자신 있게 시도한다.

 

또한 고객이 콧물 감기약을 구입해 가는 경우 여러 가지 복약지도를 생각해 볼 수 있다.

a. 알러지로 1일 1회 복용하는 약을 구입한 경우

약을 복용하고 약효가 발현되는 시간이 좀 길기 때문에 당장 콧물을 뚝 그치게 할 수 없음을 인지시킨다. 따라서 매일 먹는다면 밤 복용이 제일 좋다. 약효는 1세대 약과 비슷하지만 코막힘에는 듣지 않는다.

b. 코감기가 심한 경우

코막힘을 동반한 경우는 1세대 항히스타민제를 골라주게 되는데 이때 50대 이상의 남성고객이라면 요폐가 있을 수 있음을 반드시 알려주고 운전가능한 전 연령에는 졸음이 있을 수 있음을 알린다.

c. 코감기약 + 아세트아미노펜 제제

아세트아미노펜은 여러 가지 약에 많이 함유되어 있으므로 이 약을 먹는 동안은 따로 진통제나 종합 감기약을 먹지 않도록 주의를 주어야 한다.

 

B. 증상을 말하고 상담하려는 경우

-어깨가 많이 아픈데요 왜 그럴까요?

약사: 어깨가 어떻게 아파요?

-저리듯이 아파요. 팔이 같이 저릴 때도 있어요.

약사: 한쪽만 아픈가요?

-예. 한 쪽이 좀 더 아프고 통증이 심해요.

약사: 어떤 일을 하시는가요?

환자의 의도파악이 중요하다.

파스를 사서 붙이거나 약을 먹고 싶은지, 대강이라도 병을 확인하고 싶은 건지, 아니면 집에서 조심할 것을 묻고 싶은 건지를 확인한다.

혹은 증상의 개선을 바라는 것인지, 예방이나 치유를 위한 방법을 찾는 건지도 확인한다.

약사: 머리도 같이 아파요?

어깨와 팔이 저리듯이 아픈 경우와, 어깨만 아픈 경우, 어깨와 머리가 같이 아픈 경우, 거북목을 동반한 경우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아플 수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정보를 얻어 환자의 병을 유추할 수 있다.

약사: 잠시 편안하게 할 수 있는 약 좀 드려요?

고객은 당장 불편한 증상을 덜하게 하고 싶기 때문에 나중에 병원에 가서 원인을 파악하더라도 우선 약을 먹고 싶어 하는 경우가 있다.

이 때 파스만 바르고 싶어 하는 고객, 경구약을 구입하거나 경구약과 파스를 함께 구입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각 경우를 전부 확인한다.

약사: 지금 어깨가 아파서 먹고 있는 약이 있어요?

다른 약을 먹어본 경험을 통해 약사가 추천하는 약의 종류를 확인하거나 변경한다.

약사 :약을 먹고 알러지가 난 적이 있나요?

혈압이나 당뇨가 있나요?

지금 다른 약을 뭘 먹지요?(여러 가지 상황이 가능함)

약사: 예 그렇다면 이런 약을 한번 드셔보시겠어요?

증상 개선을 위해 먹고 있는 약이 없다면 소염진통제와 근육을 푸는 한방의약품이나 마그네슘과 비타민E, 비타민B의 복합제 중 선택하도록 한다. 꾸준히 먹겠다는 의사를 비치는 경우는 마그네슘과 비타민E 복합제가 적합하다. 약의 어느 성분이 어떤 역할을 하는 지에 대한 이해가 되면 환자가 약을 꾸준히 복용하는 비율이 높아진다.

그리고 스트레칭을 꼭 권유하여 과도한 긴장상태에 놓이지 않도록 하고 근육에 수분이 적어지면 통증이 심해지기 때문에 이뇨효과가 있는 커피, 음주를 줄이도록 한다. 혈액 순환을 방해하는 찬 음식도 피해야 한다.

약사: 이 약을 먹고도 큰 차도가 없다면 꼭 병원에서 검사를 한 번 받아보세요.

원인 확인을 위한 병원진료를 반드시 권한다.

직업에서 올 수 있는 병인과 그를 해소 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얘기해 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다음 시간에도 여러 가지 상황별 대화법을 소개해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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