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고령화로 인해 알츠하이머병 환자수는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 치료법은 없는 상태이다. 콜린 가설에 의해 혈관성 치매에 준하는 치료를 하고 있으나 병의 진행을 억제하지는 못한다. 따라서 조기 발견을 통해 병의 진행을 억제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선의 치료라 할 수 있으며, 특히 choline alphoscerate와 같은 acetylcholine 전구체의 병용이 효과적인 것으로 입증되어 이에 관한 연구를 살펴보고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좌장: 박익성 교수(가톨릭의대)
연자: 조광욱 교수(부천성모병원)
패널: 김성림 교수 (부천성모병원), 김 훈 교수 (부천성모병원), 하진헌 교수 (부천성모병원), 김재헌 교수 (부천성모병원), 박준상 교수 (부천성모병원), 박강혁 교수 (부천성모병원), 조태구 과장 (세종병원), 권기훈 과장 (세종병원), 변민석 과장 (세종병원)

▲ 조광욱 교수(부천성모병원)

Ascomalva 연구의 임상적 의의  -부천성모병원 조광욱 교수

병태생리학적으로 알츠하이머병은 β-amyloid 단백질 침착에 의한 senile plaque과 hyperphosphoylated tau에 의한 신경섬유다발 (neurofibriliary tagle)이 주요 병인으로 제기되고 있다. 알츠하이머병 (Alzheimer's Disease)과 달리 피질하 혈관성 치매 (vascular dementia)의 경우 작은 혈관이 막혀서 생긴 작은 경색이 점점 많아 지면서 MRI 상에서 뇌실주변 백질부에 이상소견 (signal change)을 보이게 되지만 임상 증상은 알츠하이머병과 차이가 없기 때문에 감별이 어렵다. 그러나 알츠하이머병뿐만 아니라 혈관성 치매에서도 콜린 경로가 손상되기 때문에 그 동안 콜린성 가설 (cholinergic hypothesis)에 근거하여 알츠하이머병 치료에는 acetylcholinesterase 억제제와 acetylcholine 전구체 (cholinergic agonist), 두 약제가 많이 사용되었다.

ASCOMALVA 연구
ASCOMALVA (Association between the Cholinesterase Inhibitor Donepezil and the Cholinergic Precursor Choline Alphoscerate in Alzheimer's Disease) 연구는 뇌 신경전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뉴런의 시냅스에 초점을 맞춘 연구로, acetylcholinesterase 억제제와 같은 donepezil 단독요법에 비해 donepezil과 choline alphoscerate와 같은 acetylcholine 전구체 병용요법이 알츠하이머병 치료에 더 효과적일 것이라는 가정에서 시작되었다. 다기관,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대조임상으로 이탈리아 Camerino University 연구팀의 주도 하에 무작위배정 및 임상연구 자료의 수집과 분석 작업이 수행되었다.

연구 방법: 연구대상자는 계획했던 210명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총 201명을 모집하였으며, 연령, 교육 정도, MMSE (Mini‐Mental State Evaluation) 점수 정보를 수집하였고, 최종분석에는 113명이 포함되었다. 연구대상자들은 공통적으로 donepezil 10mg/day을 복용하였고 추가로 choline alphoscerate 1,200mg/day 또는 이에 상응하는 위약을 병용하였다. 이탈리아에서 시판중인 acetylcholinesterase 억제제에는 donepezil 외에도 rivastigmine과 galantamine이 있지만 피질하 혈관성 치매에 가장 많이 처방되고 치료 근거가 가장 많은 약제이자 1일 1회 용법의 편의성으로 인해 본 연구에서는 donepezil이 선택되었다. 치료 효과를 측정하는 도구로는 MMSE 외에 일상생활 활동을 대변하는 BADL (Basic Activities of Daily Living)와 IADL (Instrumental Activities of Daily Living), MMSE보다 더 정밀한 분석을 할 수 있는 알츠하이머병 평가도구인 ADAS-Cog (Alzheimer's Disease Assessment Scale Cognitive subscale), 신경정신 증상과 간병인 스트레스를 대변하는 NPI-F (Neuropsychiatric Inventory of severity)와 NPI-D (Neuropsychiatric Inventory of caregiver distress)를 사용하였다. Donepezil 단독요법군과 donepezil+choline alphoscerate 병용요법군에서 각각 12명과 17명이 질병악화나 요양원 전원을 포함한 부작용으로 탈락하였다. 사실 뇌에서 acetylcholine 농도가 증가하면 신경활동에 유익한 작용을 하지만 그 외 신체기관에서 acetylcholine 농도 증가는 위장관 장애, 환각 (hallucination), 근육경련과 같은 부작용을 유발하기 때문에 고용량의 acetylcholinesterase 억제제는 부작용 위험도 높다는 단점이 있다.

연구 결과: donepezil 단독요법에 비해 donepezil+choline alphoscerate 병용요법에서 모든 평가지표 (MMSE, ADAS-Cog, BADL, IADL, NPI-F, NPI-D)의 개선이 관찰되었다(그림).

▲ ASCOMALVA 연구에서 입증된 donepezil+choline alphoscerate 병용요법의 알츠하이머병 치료 효과

또한 MMSE 점수에 따라 연구대상자를 3개 하위군으로 분류하고, 각 평가지표 결과를 비교한 결과 MMSE 20-18점 사이 환자군에서 치료 효과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MMSE 점수의 선형회귀 분석을 통해 MMSE 10점 미만의 중증 치매로 악화되는 시간도 조사했다. 그 결과 donepezil 단독요법에 비해 donepezil+choline alphoscerate 병용요법에서 이 기간이 2배 정도 더 긴 것으로 나타나 병의 진행 또는 악화를 지연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논의 및 결론: 알츠하이머병은 아직까지 치료법이 없기 때문에 조기 발견 및 건강한 상태를 장기간 유지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선의 치료 목표이다. 이를 위해서는 donepezil 단독요법에 비해 donepezil+choline alphoscerate 병용요법이 효과적이며, 논의에서도 연구자들은 이 같은 내용을 강조하였다. 초기 단계 치매 환자 270명을 5년간 추적관찰 한 연구에 의하면, 치료를 하지 않은 환자들은 5년 후 전체의 60%가 독립적인 생활이 불가능했던 것에 비해 5년간 꾸준히 약을 복용한 환자들은 전체의 90%가 큰 문제 없이 일상생활을 영위하고 있었다. 즉, 조기발견 및 치료만 잘 이루어진다면 치매환자의 삶의 질이 양호하게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acetylcholinesterase 억제제에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투여량을 올려야 하며, 이러한 투여량 증가는 고령의 환자에서 부작용 발생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사용이 어렵다. 이에 choline alphoscerate와 같은 약제의 병용은 보다 효과적으로 병의 진행을 저지할 수 있는 방법으로 주목할만하다.

그러나 이러한 병용요법에 대해 긍정적 결과를 보인 donepezil과 달리 tacrine 또는 physostigmine과 같은 acetylcholinesterase 억제제는 병용요법에 따른 유의한 이익을 입증하지 못했는데, 이에 대해 연구자들은 짧은 치료기간, 부적절한 약제 사용을 이유로 들고 있다. 콜린 전구체가 인지기능 손상 치료에 과연 도움이 되는지를 조사한 다른 연구 (Journal of Neuroscience 2007;257:264-26 acetylcholinesterase 억제제는 9)에서도 lecithin과 같은 콜린 전구체는 인지기능 손상 치료에 효과가 없었고, choline alphoscerate는 효과가 있었다. 이는 현재 처방되고 있는 신경보호제 (acetyl-l-carnitine hydrochloride, choline alphoscerate, nicergoline, oxiracetam) 중 choline alphoscerate가 유일하게 BBB (blood-brain barrier)를 통과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즉, 다른 약제들은 부작용을 유발하지만 choline alphoscerate는 BBB를 통과하기 때문에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뇌신경을 보호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는 donepezil과 같은 acetylcholinesterase 억제제 단독요법보다 BBB를 통과하는 choline alphoscerate와 같은 콜린 전구체를 병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현재로서는 치료법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조기발견 및 이러한 병용요법을 통해 병의 진행을 억제하는 것이 최선의 치료라 할 수 있다.

Discussion
좌장(박익성): 혈관성 치매의 MRI에서 보이는 양상이, 2-3년간 RT(radiation therapy) 치료를 받은 환자에서도 처음엔 없다가 짧은 시간에 급격히 증가하는 소견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이때도 특별한 치료가 없는데 donepezil+choline alphoscerate 병용요법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조광욱: 내분비내과에 의하면 당뇨병이 치매의 중요한 위험인자라고 한다. 올해 발표된 최신 논문을 보면, 모두 당뇨병과 치매의 연관성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즉, 혈당강하제로 인한 저혈당증이 뇌혈관을 손상시키면서 치매가 유발될 수 있다고 하는데, 이에 대해 보다 심도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

김 훈: 알츠하이머병을 비롯해 뇌 소혈관 질환에 acetylcholinesterase 억제제가 처방되고 있는데, 이렇게 처방되는 약제 중 외상성 뇌손상(traumatic brain injury, TBI) 후 인지기능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보고된 약제가 있는가?

조광욱: TBI 관련해 대뇌 대사물질(brain metabolite)의 효과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지만, citicoline은 TBI 환자의 인지기능 개선에 효과가 있으며 이를 지지함을 보여주는 논문들이 많다. TBI는 BBB 투과율과 관련이 없기 때문에 다른 문제로 논의해야 한다.

김성림: 치매 환자들에게 이미 donepezil+choline alphoscerate 병용요법을 많이 처방하고 있지 않은가?

조광욱: 그렇다. 일괄적으로 대뇌 대사물질을 하나 처방하고, 치매가 진단되면 donepezil이나 다른 acetylcholinesterase 억제제를 추가하기 때문에 이미 두 약제 병용요법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좌장(박익성): 지난 번에 제조사에서 연구비 지원 용의가 있다고 하여, 관련 연구들을 많이 살펴보았다. ASCOMALVA 연구의 경우, 연구설계가 아주 단순하긴 하지만 좋은 연구라 할 수 있다. 막상 준비해서 연구를 진행하려고 하면 쉽지가 않다. 현재 MMSE 외에 알츠하이머병 치료 효과를 잘 측정할 수 있는 도구가 없다 보니 더 그런 것 같다.

조광욱: 권기훈 선생님은 어떤 도구를 사용하는지가 궁금하다.

권기훈: 사실 신경과에서는 여러 가지를 사용하겠지만, 주로 저희는 MMSE 외에 한 두 개 정도를 사용한다.

조광욱: 그것만 가지고는 연구논문을 작성하기 어렵다. MMSE 측정 검사에만도 20분이 소요되기 때문에 추가로 다른 검사를 하면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좌장(박익성): 그러한 검사는 사실 반드시 임상의가 해야 하는 업무는 아니고, 검사에 따른 의료수가도 책정되어 있기 때문에 관련 연구를 시도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외래로도 많이 내원하기 때문에 환자를 모집해서 연구를 해볼만한 가치가 있다.

하진헌: 알츠하이머병이나 혈관성 치매로 진단된 환자에게 어떤 약제의 조합이 유효성과 안전성 면에서 좋다고 생각하며, 추천할 수 있는가?

조광욱: 개인적으로 donepezil+choline alphoscerate 병용요법, memantine을 많이 처방하는 편인데, memantine은 일차 약제로는 처방하지 않는다. Memantine과 galantamine은 콜린계 (cholinergic system)의 nicotinic receptor와 muscarinic receptor에 작용하는데 비해, donepezil은 작용기전 면에서 이들 약제와 조금 다르다. Donepezil을 일차 약제로 쓰는 이유는 대부분이 혈관성 치매이기 때문이고 혈관성 치매에 대해서도 보험기준을 적용해주기 때문이다. 다른 약제들은 알츠하이머병에 대해서만 보험급여를 인정해준다. 다만, 보험기준에 관한 고시에서 galantamine은 알츠하이머병에 한해 급여를 인정하지만, 뇌혈관 질환을 동반한 경우에는 인정한다고 하였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피질하 혈관성 치매와 감별이 어렵기 때문에 결국은 이러한 예외규정을 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안전성 면에서는 donepezil이 가장 우수하고, 처방 경험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memantine은 부작용 위험이 높은 것 같다. 경구제 외에도 피부에 붙이는 패취가 국내에도 도입되었는데, 패취를 떼고 나서 상태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 때문에 donepezil을 우선적으로 처방하고, 1일 2회 BID 용법이라는 단점이 있지만 이후 galantamine을 시도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조태구: 저, Donepezil과 memantine의 병용이 가능한가?

조광욱: 가능하다. 다만 두 가지를 병용하면 한 약제는 비급여로 처방해야 한다.

좌장(박익성): Memantine은 원래 중증 환자에 처방할 수 있게 되어있다.

김재헌: MMSE 2점 이상 20이하가 기준인가?

조광욱: 그렇다. 대뇌 대사물질과 치매 치료제를 병용할 때, 한 약제는 비급여로 처방한다.

좌장(박익성): Donepezil도 고용량은 중증 환자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변민석: 은행잎 제제와 donepezil은 병용이 가능하다고 들었다.

권기훈: 혹시 ICH (intracerebral hemorrhage)나 그 밖의 뇌혈관 수술 후 인지기능이 완전히 회복되진 않은 환자에게도 이러한 약제를 처방하는가?

좌장(박익성): 환자에게 도움이 된다면 처방한다.

박준상: 비슷한 질문인데 환자 보호자들이 특정 약제를 언급하면서 환자를 위해 처방해달라고 조심스럽게 요청을 할 때가 있다. 그런 때는 어떻게 하는가?

좌장(박익성): 약효에 약간 의문은 들지만, 아무런 치료를 하지 않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으므로 choline alphoscerate를 추가로 처방하면서 보호자들이 부탁한 약제도 시도는 해본다. 사실 이미 뇌손상이 많이 진행된 환자에서는 어떤 약도 의미가 없다.

조광욱: Choline alphoscerate이나 acetyl-l-carnitine hydrochloride과 같은 대뇌 대사물질이 정말 인지기능에 도움이 되는지, 도중에 투약을 중단해보기도 했는데 실제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박강혁: MCI (mild cognitive impairment)에서 그렇다는 것인가?

조광욱: 그렇다. 보호자와 환자 모두 투약중단 후 증상이 악화되어 처방을 원한 경우가 있었다. 위약 효과인지 알아보기 위해 다른 약을 처방해보기도 했는데, 약이 바뀐 것을 확실히 알 수 있게 증상의 변화가 있었다.

좌장(박익성): MCI에는 효과가 있다. 환자도 약을 끊어보려고 노력하지만 의존적이게 되어 일종의 항불안제처럼 쓰이기도 하는 것 같다. 이 약의 효과를 입증해줄 환자들을 평소 많이 진료하고 있으므로, 앞으로 잘 설계된 연구를 통해 더 많은 환자들이 도움을 받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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