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심사규정 제정 및 온라인투고시스템 구축 등 각고의 노력
등재후보학술지 이후 6년 만의 쾌거…논문 수준 ‘우수’ 인정

▲ 병원약사회지 창간호와 학술지로 등재된 병원약사회지 33호

병원약사회지가 6년 만에 등재학술지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한국병원약사회(회장 이광섭) 편집위원회(위원장 조윤숙)에서 발간하는 병원약사회지는 지난 2007년부터 한국연구재단 등재지 선정을 위한 사업을 시작, 3년 후 등재후보학술지에 선정된 데 이어 그 자리를 유지해 오다가 올해 8월 학술지로 첫 등재됐다.

병원약사회지를 후보지에서 학술지로 격상시킨 데는 조윤숙 편집위원장의 활약이 컸다. 조 위원장은 편집위원회(이하 편집위)를 진두지휘하며 투고 및 집필규정을 새로 제정하고 연구윤리규정, 심사규정 등 관련 규정을 정비했으며 해외 병원약사들의 논문투고 활성화 목적으로 영문홈페이지를 오픈하는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지난 2000년부터 병원약사회지 발간에 참여해 온 ‘산 증인’ 백진희 편집부위원장과 회지를 등재후보학술지로 끌어올린 김귀숙 홍보부회장도 등재학술지 선정의 숨은 공신들이다. 기자는 서울대병원 약제부에서 회지의 등재학술지 선정에 기여한 주역 조윤숙 편집위원장, 김귀숙 홍보부회장, 백진희 편집부위원장을 만났다.

▲ 왼쪽부터 백진희 편집부위원장, 김귀숙 부회장, 조윤선 편집위원장

김귀숙 부회장은 회지가 학술지로 등재된 데 대해 “등재지에 논문이 발표되면 교수 평가에서도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고 무엇보다 논문의 퀄리티를 인정받게 된다. 앞으로 더욱 수준 높은 논문들이 우리 회지에 많이 투고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학술지 선정의 장점을 설명했다.

백진희 부위원장은 “대학원 석사박사 논문 투고 기준도 국내에서는 등재지만 인정해 준다”며 “그동안 다른 회지로 몰렸던 학위 논문들이 앞으로는 균형 잡힐 것”이라고 밝혔다.

학술지의 수준을 가늠하는 기준은 바로 ‘논문’이다.

투명한 투고 절차와 엄정한 심사는 논문의 질 향상을 위한 첫 번째. 접수, 심사, accept 등을 명확히 확인할 수 있는 온라인 투고 시스템을 구축한 가장 큰 이유도 여기에 있다. 회지의 심사는 논문 1편당 심사위원 2명이 accept해야 하며 1명이라도 reject하게 되면 reject 평가를 받기 때문에 엄격한 편이다. 아울러 연구 실적이 우수한 병원약사 및 교수로 편집위원을 구성했고 심사위원에 미국·중국 약대 교수를 영입, pool을 다양화했다. 한국연구재단은 등재 심사평에서 “논문의 집필 규정 준수, 논문의 질적 수준이 본 학술지 분야에서 우수하다”고 밝힌 바 있다.

조윤숙 위원장은 “병원 약제부 근무 경력도 길고 해외 투고도 많이 하는 약사들이 주로 투고하기 때문에 논문의 질이 상당히 높다”며 “병원약사들의 팀의료활동 참여가 활발해 지면서 연구 주제도 실제 환자와 관련된 내용(약의 효과나 부작용) 등 임상 관련 논문 게재수가 많아진 추세“라고 말했다.

김귀숙 부회장은 “예전에는 업무 분석 위주로 게재된 데 비해 요즘에는 교수, 의사들과 연계해 연구하는 경우가 많아 외국 학회지 못지않은 논문 수준”이라고 자평했다.

사실 국내 웬만한 학술지가 33호까지 발행되고 있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병원약사회지는 1984년 당시 한국병원약사회장이었던 김낙두 서울대 약대 교수(현재 명예교수)가 창간한 이래 꾸준한 혁신을 거듭, 명실상부한 병원약학 관련 학술계간지로 자리매김했다.

김낙두 교수는 외국 병원약사들의 병동업무, 팀의료 등 임상 활동을 보며 이를 국내에 적용하기 위해 전공약사제도를 시행하면서 약사들의 업무 영역을 확대했고, 이를 회지에 소개했다. 병원약사회지는 ‘임상약학’의 개념을 국내에 도입하는 일환으로 활용되면서 현재 병원약사들의 고유 업무영역을 태동시키는 데 일조했다.

회지의 ‘업무개선사례’ 코너로 업무 프로세스의 개선을 통한 약제서비스의 질적 향상 사례를 공유할 수 있었기 때문.

이에 대해 조윤숙 위원장은 “대형 병원의 업무 개선 사례가 잡지에 실리면 전국 약사와 의료인들이 읽고 병원 규모나 근무 환경에 적합하도록 응용해 업무에 접목시킨다. 회지를 통해 서로 보고 배우면서 병원약제업무 전반이 발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백진희 부위원장은 “의료기관 인증제 시행으로 인증기준에 따라 각 병원마다 약물관리 등을 실시한다”며 “반드시 준수해야 하는 인증기준들은 회지에 소개한다”고 밝혔고, 김귀숙 부회장은 “회지가 업무표준화에 기여한 데 큰 의의를 둔다”고 부연했다.

6년 만에 ‘등재학술지 선정’이라는 쾌거를 달성한 편집위의 다음 목표는 무엇일까?

조 위원장은 “3년마다 등재지 유지를 위한 재인증을 받아야 한다”며 “추후 심사위원에 독일·영국 연구원을 섭외해 위원단을 보강하고, 더욱 많은 회원들이 회지를 보고 또 투고할 수 있도록 홍보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병원약사회에서는 학술논문 투고를 격려하고자 3,000여명의 회원들에게 논문 투고 독려 메일을 발송하고 있으며, 회지 게재논문 중 우수한 논문을 심사해 매년 11월 전국 회원들이 참가하는 병원약사대회에서 학술본상 1인(상금 500만원)과 학술장려상 7인(상금 각 100만원)에게 상금을 수여해 논문 발표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조 위원장은 “그동안 병원약사 중심으로 콘텐츠를 기획했다면 앞으로는 병원처방을 다루는 개국약국까지 확장할 계획”이며 “약대가 6년제로 개편되면서 편집위원으로 활동하는 약대 교수들이 증가해 약대-약국-병원을 통합시킨 회지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편집위가 목표하는 등재학술지 다음 단계는 ‘SCI’다. SCI에 등재될 정도의 세계적인 학술지로 발돋움하려면 영문 투고가 절실한 상황.

조 위원장은 “이를 위해서는 병원약사회가 더욱 발전해 회지 발간에 지금보다 많은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며 “우리 회지에 논문을 게재하는 것이 연구자들에게 영예로울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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