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수술에는 감염, 염증, 출혈의 위험과 함께 유착의 위험도 따른다. 이는 성형안과 영역의 수술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유착방지제의 효과와 안전성은 이미 다양한 동물실험과 임상시험을 통해 잘 입증된바 있으므로, 유지기간 및 사용의 용의성이 약제선택의 기준이 되고 있다. Poloxamer®는 이전 세대 제제의 단점을 보완한 4세대 유착방지제로서, 성형안과 영역에서 광범위한 사용이 기대되고 있다.(편집자 주)

좌장: 양석우(서울성모병원)
연자: 박주완(여의도성모병원)
패널: 백지선(서울성모병원), 양희정(서울성모병원), 김근영(여의도성모병원),
나태윤 (성빈센트병원), 도상희(성바오로병원), 최웅철(밝을명안과), 이경욱(새빛안과), 김성철(한길안과), 김수아(삼육병원), 오정재(대전성모병원)

성형안과 영역에서의 유착방지제 사용 - 여의도성모병원 안과 박주완

▲ 박주완 교수

성형안과에서도 유착으로 인해 수술이 실패한 사례를 흔히 볼 수 있다. 성형외과 수술을 포함해 외과 수술에서 공통적으로 언급되는 수술 합병증으로는 감염, 염증, 출혈 외에 유착도 있다. 성형안과에서도 안와, 안검, 결막낭 수술 시 유착으로 인해 안구 운동과 눈꺼풀 운동의 제한, 결막낭 변형으로 인한 사시, 복시, 눈꺼풀 위치 이상, 눈썹 찔림, 각막손상의 부작용이 동반될 수 있으며, 눈물길 수술 (dacryocystorhinostomy, DCR)의 경우 유착으로 인해 수술부위가 폐쇄되면서 수술이 실패할 수 있기 때문에 유착방지제가 필요하다.

다양한 종류의 유착방지제를 사용해 효과를 입증한 동물연구나 임상연구는 많이 있으며, 특히 복부, 척추, 이비인후과 영역에서 연구가 많이 이루어졌다. 동물실험이긴 하지만 척추수술 후 유착방지제를 사용하지 않은 것에 비해 Poloxamer®를 사용하면 유착이 훨씬 더 적게 발생하였으며, 복부수술에서도 Poloxamer®는 Guardix-SOL®에 비해 유착이 덜 생기는 결과를 나타냈다. 연구자 및 사용한 제제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긴 하지만 이비인후과 수술에서도 유착방지제는 85~95% 이상의 유착방지 효과를 나타냈다. DCR에서 Guardix-SOL®를 수술부위에 도포한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를 비교한 국내 연구 (대한안과학회지 2010;51(2):159-163)에서, 재수술을 포함한 최종 성공률을 비교한 결과 92.5% (37/40)와 86.0% (37/43)로 두 군 간 통계적 차이는 없었다 (p=0.348).

어떤 유착방지제를 쓸 것인가
현재 국내에서는 Guardix-SOL®, Hyfence®, Medicurtain®, Poloxamer®등 많은 유착방지제가 사용되고 있다.

◾Guardix-SOL®: 0.25% sodium hyaluronate (HA)와 0.49% carboxymethylcellulose (CMC)의 복합제형이다. HA는 피부 ECM (extra celluar matrix)의 구성성분으로, fibrin 형성을 억제하여 반흔 (scarring) 감소 및 유착방지 (anti-adhesion) 효과가 있다. 또한 재상피화를 개선시켜 상처 치유를 촉진하기 때문에 감염의 위험을 감소시킨다. 또한 CMC는 식물에서 유래한 cellulose에 화학적 조작을 가한 제제로서, 상대적으로 저분자량의 수용성 물질이다. HA는 hyaluronidases에 의해 분해되지만, CMC는 체내 분해 효소가 없기 때문에 도포 효과가 오랫동안 유지되며 물리적 장벽의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Hyfence®: 1, 4-butandiol diglycidyl ether에 의해 안정화된 2% HA로서 물에 덜 녹지만 점성은 더 높은 제제이다. ESS (endoscopic sinus surgery) 환자를 대상으로 Guardix-SOL®과 Hyfence®를 비교한 국내 연구에서는 수술 후 1, 2, 4주차 유착 발생 및 등급에서 유의한 차이는 없었으며, 부종 및 감염과 같은 안전성 지표에서도 두 군 간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결과적으로 기존 Guardix-SOL®에 비해 새로 출시된 Hyfence®는 유효성과 안전성에서 비열등함을 입증하였다.

◾Poloxamer®: 유착방지 작용을 하는 poloxamer, 지혈 효과가 있는 젤라틴 (gelatin), 항균 및 항염증 효과가 있는 키토산 (chitosan) 성분이 함유되어 있는 복합제제로서 상온에서는 액체이지만 온도가 올라가면 겔타입으로 굳는 온도 감응형 sol-gel 물질이다. 랫트 동물모델에서 추궁절제술 (laminectomy) 후 아무런 처치를 하지 않은 대조군과 경막 (dura mater) 노출면에 Guardix-SOL®를 도포한 대조군, Poloxamer®를 도포한 시험군을 비교해보면, Guardix-SOL®는 고정되지 못하고 흘러내리는데 비해 Poloxamer®는 비교적 잘 고정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수술 후 1주 경과시점에서 유착 정도를 비교한 결과, 아무런 처치를 하지 않은 대조군에 비해 Poloxamer®를 도포한 시험군에서 조직학적 유착 점수가 유의하게 낮은 소견을 보였다. 4주 경과시점에서 유착 점수는 세 군 모두 1주 경과시점에 비해 크게 상승한 소견을 보였으나, 그래도 아무런 처치를 하지 않은 대조군에 비해 Poloxamer®를 도포한 시험군에서 조직학적 유착 점수가 유의하게 낮은 결과를 나타냈으며, 섬유소 조직도 훨씬 적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림]
 

▲ (그림) 추궁절제술 랫트에서 무처치 vs. Guardix-SOL® vs. Poloxamer® 처치 후 유착 정도 비교

각 제품별로 구성성분이 다르고, 그에 따라 각각 차이가 있다. 하지만 Poloxamer®는 Guardix-SOL®나 Hyfence®의 단점을 보완한 제품으로서, 온도 감응형 sol-gel 물질이기 때문에 상온에서는 액체 형태로 쉽게 주입할 수 있고, 온도가 높은 체내에서는 겔타입으로 전이하기 때문에 흘러내리지 않고, 키토산과 젤라틴으로 인해 항균, 항염, 지혈 작용까지 기대할 수 있다. 과연 어떤 제품을 사용해야 하는지는 효과와 안전성을 토대로 판단하는데,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모든 제품이 연구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유착을 방지하는 효과는 모두 가지고 있으며, 감염, 염증, 과민반응, 부종과 같은 안전성에 대해서도 모두 검증이 되어 있다. 따라서 도포한 유착방지제의 지속기간이나 편의성이 선택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적으로 유착 및 육아조직의 형성은 수술 후 5~7일 사이에 가장 왕성하기 때문에 이 시기까지 유착방지제가 잘 유지되어야 최대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참고로 HA는 체내 존재하는 hyaluronidase에 의해 쉽게 분해되어 반감기가 1~3일 정도이기 때문에 보다 오랫동안 효과를 유지하기 위해 다른 제제와 병합하여 사용한다. 또한 환부에 도포한 제제가 잘 붙어있지 않고 흘러내릴 수 있는 단점이 있다. Dispersiveness로 표현할 수 있는 이러한 단점은 Guardix-SOL®가 가장 크고, 이에 비해 Hyfence®는 고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응집성 (cohesiveness)이 큰데 비해 Poloxamer®는 이 두 제제의 중간 정도로 적당한 점도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Poloxamer® 어떤 수술에 쓸 것인가
안과 주요 사용 수술로 사시교정술과 DCR에 Poloxamer®를 사용할 수 있으며, 그 외 다른 성형안과 수술에서도 사용해볼 수 있다. 즉, 안와파열골절이나 세발골절 후 동반될 수 있는 유착을 방지하기 위해 예방적으로 Poloxamer®를 사용할 수 있으며, 뇌종양으로 인해 안와골이 소실된 경우 안와 재건술을 병행하면서 Poloxamer®와 같은 유착방지제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시신경종양 제거술 및 안검성형술에서도 고려할 수 있다.

결론
성형안과 영역에서 Poloxamer®는 모든 안와 수술 (외안근, 안와조직 유착 방지) 및 모든 눈물길 수술 (눈물주머니점막, 코점막 유착 방지), 모든 결막낭 수술 (검구 유착 방지)에 적응증을 가지고 있다. 다만 안검 수술은 부종이 동반될 수 있으므로 제한적으로 일부 안검 수술에만 고려할 수 있다. 이처럼 성형안과의 다양한 영역에서 유착 합병증 예방을 위해 사용되고 있으며, 적절하게 사용할 경우 수술 성공률을 더욱 높일 수 있다. 또한 사용의 용이함과 과도한 부종을 줄이기 위해서는 적절한 점도와 친수성이 요구되며, 기존보다 적은 용량의 제품을 추가하고 가격을 낮추면 DCR 수술 후 정기적인 외래 드레싱에서도 추가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광범위한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Discussion
좌장(양석우): 궁금한 점은 자유롭게 말씀해주시기 바란다.

▲ 좌장 양석우 교수

김성철: 주입 후 실제 유지기간은 어느 정도인가?

박주완: 육안으로 주입한 제제가 남아 있는지 확인하기는 어렵다. 세척 (irrigation) 후 분비물 (discharge)을 흡인하는 과정에서 유지되지 못하고 소실될 수도 있기 때문에 실제 유지기간은 제조사에서 제시한 기간보다 짧을 수 있다.

박주완: 1cc, 1.5cc, 3cc, 5cc, 4가지 용량 중 개인적으로는 1.5cc 용량을 많이 사용한다.

김근영: 계속 보관해두고 사용해도 되는가?

학술부: 일회용이다.

좌장(양석우): 실제 사용해보면 점도는 Hyfence®가 가장 높아서 주입 후 끈적이는 느낌이 나는데 비해 Guardix-SOL®는 부착되지 않고 흘러내리는 느낌이며, Poloxamer®가 중간 느낌이다. 용량은 Poloxamer®가 다양하게 잘 나와 있는 것 같다. 지속성이 관건인데 사실 확인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DCR 수술의 경우 실패 원인으로 유착이 큰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유착방지제 사용이 수술의 성패를 결정한다고 주장하기는 어렵지만 수술에 도움이 된다면 적절히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DCR 수술에서 유착방지제 사용은 이미 이비인후과에서도 널리 채택하고 있으므로 사용해도 되겠지만 눈꺼풀 수술은 부종 부작용도 있으므로 일부 적절한 사례에 대해서만 사용할 필요가 있다.

양희정: 비 급여 아닌가?

학술부: 법정 비 급여이다.

좌장(양석우): 비 급여도 있고, 아닌 경우도 있다.

최웅철: 전액환자본인부담 일명 100대 100이 아닌 인정(법정) 비급여이기 때문에 사용에 문제는 없다.

김성철: 혹시 결막낭 제건술에 사용해보신 적이 있는가?

좌장(양석우): 사용할 수는 있지만 아마 유지되지 않고 흘러나올 것이다. 안와골 소실에서는 사용할 수 있지만, 너무 적극적으로 사용할 필요는 없다.

백지선: 안와파열골절이나 세발골절에서는 출혈이 동반될 수 있으므로 Poloxamer®가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좌장(양석우): 소아에서의 사용은 주의해야 한다.

오정재: 사용 연령에 제한이 있는가?

학술부: 없다.

좌장(양석우): 연령제한이 없어도, 많은 양을 사용할 때엔 주의가 필요하다.

나태윤: Guardix-SOL®와의 가격 차이가 어떻게 되는가?

학술부: 올해 4월부로 Guardix-SOL®는 보험급여의 적용을 받을 수 있게 전환되었다. 그 전에는 Guardix-SOL®와 Poloxamer® 모두 비 급여로 가격 차이가 거의 없었다. 현재 Guardix-SOL®는 1.5cc가 대략 4만원 정도이다.

김수아: 급여 가격이 그렇다는 것인가?

학술부: 그렇다. 급여 상한가가 그렇다.

이경욱: 그렇다면 비 급여 Guardix-SOL® 1.5cc의 가격은 얼마인가?

학술부: 급여 전환 전 비급여일때는 대략 7~8만원대였다.

박주완: 급여화 되면서 조금 더 저렴해진 것으로 보면 된다.

학술부: 지금은 급여 상한가가 대략 4만원 정도이다.

도상희: Poloxamer®가 상처부위에 어떻게 잘 붙어있을 수 있는지 궁금하다. 젤라틴 성분은 응집력은 있지만 잘 부착하는 역할은 못하는 것 같다. 만약 젤라틴이 잘 응집해서 부착시키는 역할까지 한다면 poloxamer가 함유되어 있을 필요는 없는 것 같다.

학술부: 사실 Poloxamer®의 주요 목적은 유착방지에 있으며, 이러한 역할을 주로 poloxamer가 한다. 다만 poloxamer의 경우 온도에 따라 제형이 바뀌면서 물리적 장벽 역할을 보다 온전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세포벽은 음전하를 띄고 있는데, 젤라틴과 키토산이 양전하를 띄고 있어서 잘 부착될 수 있는 것이며, 유착을 예방해주는 poloxamer가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키토산과 젤라틴은 일부 소량 함유되어 있다.

좌장(양석우): 성형안과 영역에서의 유착방지제의 효과와 안전성에 대하여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오늘 논의된 내용들이 실제 환자 진료에 도움이 되길 바라며 마치도록 하겠다.

저작권자 © 한국의약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