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방 전 갈증·잔뇨감·근육수축 3가지 증상 확인…부작용 없는 名方
약리작용 응용하면 수분 정체 및 편재로 인한 여러 질환에 효과적

김연흥 약사▲2003년 대구 가톨릭대 제약학과 졸업 ▲現 안산시약사회 건식위원장 ▲現 안산시약사회 스터디그룹‘주경야독’회장 ▲現 안산시 원곡동 백제약국 대표약사 ▲2011년 경기도 약사회장상 수상

이번 화에서는 오령산을 한 번 살펴볼까 합니다. 오령산은 필자도 오랜 기간 사용한 약이고 그 효과가 뛰어남에 많이 추천하는 약이기도 하지만 막상 그 의미를 정확히 이해한다고 말하기는 항상 부족한 부분이 있는 처방입니다. 오령산의 의미를 정확하게 살펴보고 어떻게 사용하면 좋을지를 고민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령산

오령산은 저령, 복령, 백출, 택사, 계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백출과 복령이 위장관에 정체된 수분을 흡수시키고 계지가 그 수분을 순환시키고 택사와 저령이 소변으로 배출을 시켜주는 기능을 해주는 처방인데요. 여기서 한 가지 궁금증이 발생하게 됩니다. 오령산은 정체된 수분을 잘 제거되게 해주는 처방일 뿐인데 어떻게 열을 가라앉히고 물설사와 물토를 개선시키며 몸이 아픈 증상을 없앨 수 있는 것인지 말이지요.

太陽病 發汗後 大汗出 胃中乾 煩躁不得眠

欲得飮水者 少少與飮之 令胃氣和則愈 若脈浮 小便不利 微熱消渴者 五苓散主之

한사가 몸에 들어온 뒤 땀을 더욱 내면 몸의 진액이 고갈되어 번조 증상이 나오고 잠이 들기 어렵게 됩니다. 물을 마시게 되면 조금씩 물을 마시게 되는데 이렇게 하면 위기가 곧 나아지지만 만약 맥이 부하고 소변이 잘 나오지 않고 미열이 나며 갈증을 느끼면 오령산을 쓴다.

이 말을 한 번 잘 생각해 봐야 됩니다. 태양병에 땀이 나는 증상인 계지탕증이 왔을 때 땀을 너무 흘리게 되면 자칫 몸의 영양이 다 고갈되고 허증에 빠지게 됩니다. 여름에 여름감기가 왔거나 체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땀을 너무 흘리게 되면 이런 상태는 쉽게 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럴 때는 보통 수분을 보충해 주면 그 증상이 호전될 수 있는데 수분을 보충해 줌에도 불구하고 갈증이 난다면 수분이 정상적으로 흡수되고 있지 않다고 봐야 됩니다. 어딘가에 수분에 정체돼 있다고 보는 것이죠.

이런 상태는 우리가 술을 심하게 많이 마셨을 때 종종 겪곤 하는데요. 술을 몸이 이겨내지 못할 정도로 마신 다음날 갈증은 나는데 물을 마시면 그대로 다 토해내는 상태가 위와 비슷한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분 균형 장애

체액 물의 불균형에 관계된 일반적인 질병은 탈수, 수분중독 및 부종 등이 있다.

탈수는 흡수된 수분의 양보다 방출되는 양이 많은 상황에서 발생한다. 땀을 흘리거나 계속되는 수분방출에 의한 지속된 수분결핍에 의한 결과로 수분을 잃어버림으로써 세포외액은 점점 농축되어가며 수분은 삼투압에 의해 세포에서 나가게 된다. 지속적인 구토와 설사로 과도한 체액을 잃게 되는 질병에 의해서도 탈수가 일어난 필요한 수분의 부족으로 효과적으로 작용하지 못하므로 고열이 날 수 있다. ...중략... 탈수가 되며 피부와 구강점막은 건조하고 체중은 줄어든다.

수분중독은 저장의 세포외액의 존재로서 특징지을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은 순수한 물을 탈수된 사람에게 주입한 결과로 생기거나 신장이 방출할 수 있는 양보다 물을 많이 먹는 사람에게서 생겨날 수 있다. 어떠한 경우에도 물이 흡수됨으로써 세포외액은 세포보다 저장성이 된다. 그러면 삼투압에 의해 수분이 세포 안으로 들어감으로써 세포는 부풀게 된다. 수분중독은 주로 세포외액의 나트륨농도 감소와 관계있다. 이 증후군은 고통스런 근육수축 그리고 뇌조직의 팽창과 관련된 경련...이런 상태의 치료는 주로 수분섭취의 억제와 고장의 염용약 주입이 사용된다.

오령산 증은 부분적으로는 탈수와 수분중독의 증상을 모두 보이는 것으로 보입니다. 땀을 과도하게 흘려서 수분이 부족한 상태가 되었는데 수분을 보충하는데도 불구하고 수분은 제대로 보충이 되지 않으며 구역과 설사 통증과 발열 증상을 보이니 말이지요. 하지만 어떻게 수분 중독과 탈수 증상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을까요?

이 상태를 윤영배 선생님은 ’방제에서 사람으로’에서 수분이 한 쪽으로 치우친 수분의 편재라고 표현합니다. 정상적인 상태에서라면 수분이 위장관을 통해 흡수가 되고 소변으로 빠져 나가면서 인체의 모든 조직에 적당량의 수분과 영양분을 공급하게 됩니다. 하지만 오령산 증이 발생하게 되면 물이 위장관에만 넘치고 오히려 위장관에서 흡수되지 않아서 세포 조직은 수분이 부족한 탈수 상태를 일으킨다는 말이지요.

언뜻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 표현이지만 이런 상태는 소아의 가성콜레라에서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열이 심하게 나고 갈증은 느끼지만 물토를 하고 물설사를 심하게 하는 상태 말이지요.그럼 왜 위장관에서 수분을 잘 흡수하지 못하게 되는 것일까요?

정확하게 말하면 혈관 내의 수분이 빠지지 않아, 혈관 안으로 수분이 흡수되지 못하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혈관내의 노폐물이 섞여 있는 수분(水毒과 熱毒)이 소변으로 배출되지 않으면 위장관의 수분이 혈관으로 유입될 수 없게 되고 위장관에 수분이 정체하게 되면 갈증은 나지만 물을 마셔봐야 흡수가 되지 않는 상태, 소변은 나오지 않고-나올 소변이 없어서 나오지 않는 상태라고 보는 게 맞습니다-물을 마시면 물총같은 설사가 나거나 물을 토하게 되는 상태에 이르게 되는 것입니다.

근육은 수분이 말라서 통증을 느끼게 되고(계지탕 증입니다) 소변으로 열이 배출되지 않아 미열이 나는 상태가 됩니다. 여기서 미열이 난다고는 하지만 고열일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이 증상을 개선시키기 위해서는 소변을 빼내기만 해서 되는 게 아니라 우선 수분이 혈액으로 잘 흡수되어야 하고(복령, 백출) 그 수분이 혈액을 통해 전신에 순환이 되어야 하며(계지) 소변으로 병적 수분이 배출되어야 하는 것입니다(저령, 택사)

오령산의 약리작용을 응용한다면 탈수증과 수분중독, 부종에도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습니다. 단지 정맥주사를 통해 수분을 공급하거나 전해질을 공급해주는 방법 보다는 환자의 상태를 좀 더 극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개념을 정확히 인지하면 여러 상태에 응용할 수 있게 되는데요. 우선 술을 많이 마셔서 물만 먹어도 토하는 상태에다가 갈증이 심하게 나고 열이 수반된 환자에게 쓸 수 있습니다. 만성적인 편두통-혈관성 두통-에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수분의 정체로 열독이 제거되지 않는 상태를 개선한다고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또한 아이들에게 발생하는 가성콜레라 증에도 탁월한 효과를 볼 수 있고-로타바이러스로 고생하는 아이에게 쓸 수 있는 좋은 처방입니다. 아이들에게 수분만 공급하면서 열이 떨어지기만 기다리는 것보다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어지럼증(메니에르 증후군)을 개선하는데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메니에르 증후군은 내이의 수분정체가 그 원인이니 병적 수분을 혈관을 통해 배출시켜 주는 방법은 질병의 개선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지요. 또한 안구건조증에도 사용할 수 있고-안구건조증은 수분의 편재로 인해 눈물층에 수분이 부족해지는 증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위무력, 위하수, 급성방광염, 멀미증, 일사병 등에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삼차신경통에도 사용할 수 있는 처방이 됩니다. 나열된 질환 모두 수분이 정체돼서 오는 질환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비슷한 이유로 생긴 질환에는 모두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갈증이 나고 몸이 아프며 소변이 시원하지 않은 증상만 확인하면 되는 겁니다.

비슷한 처방으로는 영계출감탕과 저령탕 같은 처방이 있습니다. 영계출감탕은 현운(眩暈)과 위내정수(胃內停水)의 공통점은 있지만 갈증과 구토 증상이 없고 저령탕은 활석이 들어있어서 임증(淋症)을 개선시킬 수 있고 아교가 있어서 진액을 보충해 주면서 지혈 효과가 있습니다.

갈증이 날 때 사용할 수 있는 백호인삼탕은 구역을 수반하지 않고 팔미지황환은 복령, 택사는 있지만 숙지황이 있어 臍下不仁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오령산은 그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한다면 부작용이 거의 없는 아주 뛰어난 명방으로 환자의 질환을 약사가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게 도와주는 약입니다. 다행히 한풍제약에서 올가와 같은 (위령탕: 평위산에 오령산을 합방한 개념) 좋은 약이 나오고 있으니 약사님들이 적극적으로 사용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같이 사용하면 좋은 처방으로는 몸살기가 수반되었을 때 소시호탕과 같이 쓰면 좋고 두통이 심할 때 삼황사심탕을 합방하면 좋습니다. 또 어지럼증에 영계출감탕과 같이 쓰는 방법도 좋습니다.

지금까지 오령산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약을 정확히 이해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다만 정확히 이해하려고 노력하다 보면 좀 더 적극적으로 약을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오령산은 정말로 안전하고 좋은 약입니다. 많은 약사님들이 부담 갖지 말고 적극적으로 이 약을 쓰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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