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장 아닌 4인 전문의 중심 ‘장인(匠人)’ 시스템 추구

무리한 마케팅 박리다매 경영 초래…해외시장 진출 중점

대한민국 성형외과 메카인 지하철 3호선 압구정역 3번 출구. 대형 성형외과가 즐비한 이곳에 박병호 원장이 ‘JYP 성형외과’를 연 것은 지난 2014년이다. 상담실장이 먼저 환자를 보고 수술 여부에 깊이 관여하는 대형 성형외과 시스템에 회의를 느낀 그는 같은 성형외과에서 근무하던 3명의 원장과 힘을 합쳐 ‘원장이 원장 역할을 하는 성형외과’를 개업했다.

박 원장은 “저희 병원은 원장이 먼저 진료를 보고 수술을 결정한 뒤 이후 상담실장과 가격을 논의하는 방식”이라며 “원장이 ‘공장장’이 아닌 ‘장인(匠人)’으로 고객들을 맞이하는 성형외과를 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4인 경영 따른 의견 조율은 한 ‘의국’ 쓰며 해결

JYP 성형외과는 실평수 160평 공간에 20여명의 직원들과 함께 고객들을 맞고 있다. 가장 큰 특징은 봉직의 없이 4명의 성형외과 전문의가 개인별 맞춤성형부터 토털케어 까지 책임진다는 것. 박 원장은 눈, 서동린 원장은 코, 홍용택 원장은 윤곽, 박덕준 원장은 가슴을 비롯한 바디 분야를 책임지고 있다. 하지만 원장마다 스타일이 다른데다 고객이 한 부분만 수술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은 담당 주치의가 모든 수술을 책임진다.

박 원장의 스타일은 ‘자연스러운 아름다움’. 그는 “명품 중에서는 화려한 것도 있지만 단조로움에서 오는 깊은 아름다움을 가진 것도 있다”며 “화려한 스타일은 당장은 만족스러울 수 있지만, 인생 전체를 놓고 보았을 때 그 사람에게 맞는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만들어주고자 노력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원장이 4명인만큼 의견조율이 쉽지 않은 것도 사실. 이들은 진료실에서 상담을 하거나 수술방에 있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4명이 한 의국(醫局)을 쓰면서 이야기를 충분히 나누는 방식으로 이를 해결하고 있다.

마케팅 5%만 투자, 난징 면허 취득 등 해외 교류 중점

위치와 규모를 고려했을 때 마케팅에는 얼마나 많은 투자를 하고 있을까. 그는 오히려 마케팅에는 소극적인 편이다. 홈페이지와 블로그·카페 운영, 지하쳘 역내 광고, 성형관련 어플 광고 등 매출의 5% 내외만 투자하는 식이다. 대부분 성형외과에 필수적인 홍보대행사도 이용하지 않는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광고를 보고 찾아오는 환자군의 특성 때문이다. 여러 병원을 다니며 저렴한 가격을 원하는 20대 초반 고객들이 많다는 것. 이런 환자들이 많아지면 박리다매(薄利多賣)식으로 병원을 운영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그는 오픈 후 1~2달 정도 광고를 한 뒤에는 꾸준히 5% 가량 투자하는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대신 박 원장이 주력하는 분야는 해외 시장 개척이다. 그는 지난해만 중국 상하이와 창저우, 난징, 선양과 베트남의 호치민, 캄보디아 등을 돌며 현지 병원과 컨소시엄을 구성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오고 있다. 현지에서 협약을 맺어 환자를 보내주기도 하고, 현지에서 수술을 집도하기도 한다. 이를 위해 박 원장은 중국 난징의 의료 면허를 취득한 상태.

다른 성형외과에서 실장이나 이사가 전담하는 일을 원장이 직접 뛰는 사례는 흔치 않다. 박 원장은 “계약을 확실하게 하고 싶은 것도 있지만 오너끼리 만나 대화를 해야 일이 투명하고 빨리 진행될 수 있다”며 “한국 성형외과 전문의가 세계 최고라는 자부심이 있기 때문이 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이어 “해외 시장 개척은 빠르게 변화하는 한국 시장에서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열쇠 중에 하나”라고 덧붙였다.

“환자 교감 바탕에 둔 ‘적극적 장인’이 목표”

‘적극적인 장인’을 표방하는 그의 목표는 학문의 끈을 놓지 않으면서 환자와 교감할 수 있는 의사로 남는 것이다. 실제로 박 원장이 진료를 보며 가장 중요시 하는 부분은 환자와의 교감 형성이다. ‘내 가족이 왔을 때 어떤 제품과 수술을 권할 것인가’를 먼저 생각한다는 것. 먼저 충분한 정보를 준 뒤 환자에게 선택권을 넘기고, 불필요한 수술에 대해서는 박 원장의 의견을 첨언하는 방식이다.

상담을 받는 모든 환자에게 개인 명함을 건네는 이유도 언제라도 궁금한 점이나 불편한 것이 있으면 직원이 아닌 원장과 직접 통화해야 한다는 생각에서이다. 박 원장은 “핸드폰 번호를 오픈하면 환자들의 전화가 폭주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실제로 환자들이 원하는 것은 마음의 위안이나 안심하게 해주는 것 정도”라며 “교감을 바탕으로 계속 연구하면서 해외에서도 한국 의술을 알리는 삶을 목표로 계속 정진하겠다”고 다부진 포부를 밝혔다.

<프로필>

영동고등학교 졸업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수련의

송파특전사사령부 군의관

분당차병원 성형외과 외래교수

대한성형외과의사회 간사

JYP성형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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