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노하우 약국 도입·인테리어 개선…매출 향상 이어져
약사회 임원 사명감·동료의식, 매너리즘 벗어나는 데 도움

▲ 울산 미래팜연세약국 박정훈 약사

쳇바퀴 돌 듯 굴러가는 반복적인 일상이다. 약국 문을 열면 드문드문 혹은 밀려드는 처방전을 기계적으로 조제하고 암송하듯 복약지도를 곁들여 약을 건넨다. 개국했을 땐 열의에 넘쳤었는데, 그 열정은 15년이 지난 지금 사그라든 지 오래다. 앞으로 2~30년 더 지속될 수 있는 이 생활 속에서 어떻게 초심을 다시 찾을 수 있을까?

울산의 미래팜연세약국 박정훈 약사는 “매너리즘에서 벗어나야 약국이 성장한다”고 강조한다.

전문매체·약국탐방 통해 얻은 팁 도입
박 약사는 3년 전 울산시약사회 개별약국지원이사를 맡게 되면서 매너리즘을 타파할 수 있는 길을 모색했다. 그를 발탁한 이재경 전 울산시약사회장의 “약국이 잘 될 수 있는 방법을 직접 적용해보고 회원들과 공유하라”는 주문에 그는 3년간 울산 회원들의 경영 활성화를 도모할 회무에 매달리게 됐다.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시도하기 보다는 여러 의약전문 매체에서 소개하는 약국경영 관련 팁을 우리 약국에 도입해 보자는 취지로 시작했다. 해외 약국도 탐방하고 국내 내로라하는 유명 약국들도 찾아다녔다. 그렇게 3년 동안 매일 디스플레이, POP, 매출 상위 의약품 정보 등 약국경영에 도움이 될 모든 내용을 SNS에 업데이트했다.”

박 약사는 소위 ‘잘 나가는’ 약국들의 경영 노하우를 읽어보고 약국에 접목할 수 있는 부분을 몇 가지라도 따라해 본다면 매출의 향상효과를 누릴 것이라고 밝혔다.

한 달에 한 번, 약국진열·POP 교체
그가 바로 자신의 약국에 다양한 경영 팁을 시도해 매출을 높인 주인공이다. 한 달에 한 번씩 소소하게, 계절에 한 번씩 대대적으로 약국진열 혹은 POP를 교체했다. 작년에는 온누리체인의 웰빙스퀘어 콘셉트에 맞춰 인테리어도 새롭게 단장했다.

도태되지 않기 위해 약국환경을 개선하려는 목적도 있었지만, 회원들에게 인테리어를 바꾸면 어떤 이점이 있는지 직접 알려주기 위해서였다.

손님 대기 공간도 확장하고 품목별로 깔끔하게 오픈매대에 제품을 진열했다. 그 결과, 실제 매출이 40%가량 증가했다. 내방객들에게 “여기가 약국 맞냐?”는 말을 들었다는 박 약사는 ‘내 약국이 남다르고 특별하다는 생각’과 더불어 ‘약국들이 얼마나 변하지 않으면 이런 반응이 나올까’ 싶기도 했다고.

“인테리어도 중요한 경영전략 중에 하나”라는 그는 “새롭게 변화하는 약국들이 더욱 많아져야 국민에게 약국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와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남들 기피하는 약사회무, 오히려 경영에 보탬
박 약사는 지난 3년간 활발한 약사회 활동을 통해 인간관계를 넓혔고 그가 속한 울산시약사회와 충남대 약대 동문 사이에서 유명인사가 됐다. 집과 약국만 오가던 그는 10여년 전 남들은 다 기피하던 약사회무를 맡게 되면서 외려 많은 동료·선후배들과 친목도 쌓고 약국을 성장시킨 것이다. 현재는 울산시 남구분회에서 부회장을 맡아 회원들의 학술·경영을 지원하고 있다.

경영 지원의 일환으로 남구 임원들과 울산시내 150여개 약국을 순회한 경험은 그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는 “회원들에게 약사회에 바라는 점도 듣고 약국 상황도 살펴봤다. 우리 약국도 다시 돌아보게 됐다. 개중에는 6~70년대 그대로 변함없는 약국도 있었다”며 “이런 분들을 일깨워 함께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

또 그는 학술경영 담당으로 프리셉터 교육을 맡아 직접 교재를 제작, 학생들을 교육시키고 있다. 이에 “이 자체도 내게 도움이 된다. 학생들에게 배우는 것도 많다”고 덧붙였다.

한 달에 한 번씩 학술세미나도 개최한다. 임신진단시약, 인공눈물, 유산균 등 테마를 정해 제약회사가 제공한 자료를 취합, 정리해 회원들에게 소개하고 POP도 만들어 배포한다. 매달 쉽지 않은 일이지만 다 같이 더 나은 미래, 더 좋은 약국을 만들자는 마음으로 묵묵히 준비한다.

박 약사는 “학술 세미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공부도 하고 이를 복약지도에도 접목하게 됐다”며 약국경영에 보탬이 되는 방향으로 회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매너리즘 빠져나와 약사사회 변화 대응해야”
박 약사는 개국 후 5년간 충청도 등 여러 지역을 전전하며 쓴 실패를 맛본 후 16년 전 울산에 내려와 성공적으로 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21년차 약사다. 의욕에 불타던 초보약사 시절을 거치고 나면 아무리 소명의식이 투철한 약사라도 해가 지날수록 점차 현재에 안주하고 정체하는 시기가 온다. 틀에 박힌 일상에 찾아오는 불청객, ‘매너리즘’ 때문이다.

그는 바로 이 매너리즘을 타파해야 성장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약사사회에 많은 변화가 도래하고 있는데 우리는 아직 그 속에 머물러 있다”며 “약사법 50조가 무너지고 나면 앞으로 많은 현안들이 뒤이어 허용될 텐데, 이런 변화에 대응하려면 먼저 스스로의 마인드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가 밝히는 매너리즘 타파의 비법은 바로 부회장으로서의 사명감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다 함께 잘 살아야 나도 잘 살 수 있다’는 동료의식 덕분이었다.

약사로서 이룰 건 다 이뤄 목표가 따로 없다는 박 약사는 “초심을 잃지 않고 약국을 찾는 환자 한분 한분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일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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