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기식 회사 ‘약사와건강’ 설립…가맹약국 450곳 돌파
유럽풍 카페 같은 리모델링…즐거운 근무환경 조성해야

▲ 경기도 평택시 안중읍 광혜당약국 서정민 약사

로스쿨보다 더 인기라는 약대. 많은 이들이 진로로 희망하는 ‘전문가’ 중 하나, 약사. 사회적으로 인정받기 충분한 직종임에도 일종의 감정노동자로서 약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생각만큼 대단하지 못하다. 하루 절반을 약품상자로 가득한 약국에서 보내지만 투약해도 나아졌다는 환자 많지 않다. 근무에 만족스럽지도, 또 그런 여건이 조성되지도 못하는 현실이다. 약사의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 경기도 평택시 광혜당약국의 서정민 약사는 1년 전, 새로운 도약을 시작했다. 

“가장 오래 머무는 약국부터 만족스럽게”
약사들은 보통 가장 오랜 시간을 약국에서 보내지만 벌어들인 수입을 약국에 재투자하는 약사는 별로 없다. ‘약국에 투자하면 약사 격도 높아진다’는 서 약사는 “내방객들을 위해서라도, 더 나은 근무 환경에서 일할 직원과 본인을 위해서라도 비용을 아까워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광혜당약국의 외관과 인테리어는 약국전문 인테리어업체가 아닌 실내건축가의 손길을 거쳐 재탄생했다. 서 약사는 “특색없이 천편일률적인 약국보다 따뜻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콘셉트로 완성했다. 운영을 하면서도 얼마든지 외관·내부 리모델링 작업이 가능하며, 기간은 한 달 가량 소요된다. 수납장은 모두 고급 원목 재료를 적용해 오래돼도 멋스럽고 튼튼하다”고 약국을 소개했다.

환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실제 매출도 2배 이상 성장을 거뒀다. 환자들이 약사를 대하는 태도뿐 아니라 직원들, 출근하는 본인조차도 업무에 임하는 자세와 기분이 더 좋아졌다. 유럽풍 카페를 연상케 하는 광혜당약국은 주민들이 다 아는 지역의 랜드마크가 됐다.

병원 경쟁력 ‘약국’된 비결…10년 공부와 상담 연습
광혜당약국이 들어선 건물은 정형외과, 내과, 요양병원, 치과가 입점한 메디컬 빌딩이다. 처방전이 하루 평균 240~250건인 약국은 원래 100건에 불과했었다. “병원과 함께 성장했다. 서로 좋은 협력관계를 구축한 점이 환자를 유도하는 데 도움이 됐다. 병원에서 우리 경쟁력은 ‘약국’이라고 얘기해 줄 정도다.”

병원의 경쟁력이 약국이 된 비결은 무엇일까? 이에 그는 “사실 상담위주 약국에서 오래 근무했었다”며 “상담은 약사의 덕목이다”고 답했다.

이어 “처음에는 잘 못했다. 머릿속에 있는 이론과 환자를 고치는 실전은 다른 문제였다. 이렇게 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각 질환별로 이론과 상담내용을 정리해서 연습을 많이, 꽤 오래 했다”고 밝혔다.

그러다 보니 자신감이 붙었다. 하지만 이는 하나의 방법일 뿐 실질적으로 고치려면 환자의 말을 허투루 들으면 안 된다 생각했다. 그때부터 10년간 한방, 대체의학 등 선생님을 찾아다니며 꾸준히 공부하고, 고민하고, 피드백을 받았다.

서 약사는 “일부러 처방전을 많이 안 받는 약국에서 근무했는데 오히려 행운이었다. 처방전 많이 받는 약국부터 시작했으면 돈은 쉽게 벌었을지 몰라도 실력 쌓는 데 도움은 안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소한 질환부터 확실히…컨트롤 가능 범위 내 처방해야
10년 동안 치열하게 환자를 고치려고 노력한 결과, 전문분야가 생겼다. 질병을 바라보는 시야도 많이 바뀌었다. 지금이 가장 환자를 대하는 게 편하다는 그는 “스스로 컨트롤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환자를 봐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한 “자신 없으면 함부로 약 드리지 않는다.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고치기) 어려운 질환을 (약을 통해) 고치면 실력 있다고 생각하는데 야구 타자도 잘 칠수록 기본기가 확실하다. 소소한 질환들에 강하면 여기서 파생해 더 어려운 질환으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 약사에 따르면 대부분 약사들은 어려운 질환에 대한 테라피를 알게 되면 이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고, ‘A(질환)는 B(약)’로 접근한다고 한다. 그는 “많은 고민을 통해 내가 어디까지 컨트롤을 확실하게 할 수 있다고 자신할 수 있다”며 “그 정도 컨트롤과 능력을 배양할 때까지 기초적 능력을 연습해야 하며 환자 한명 한명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직접 만든 프리미엄 브랜드, ‘약사와건강’
아무리 오랜 시간 공부하고 환자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약을 투여해도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약’이었다.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일반의약품을 처방했지만 약이 듣지 않고 컨트롤이 안 됐다. 이에 직업적으로 만족하기 힘들었던 서 약사는 ‘알고 있는 지식과 제품의 괴리’ 로부터 직접 회사를 차리게 됐다. 바로 1년 전 설립된 건강기능식품 회사, ‘약사와건강’이다.

그는 약사와건강에 대해 “세계 1위회사의 가장 비싸고 좋은 원료만 선정해서 사용한다. 20년간 임상경험으로 우리 제품이 어느 정도까지 효능이 있다는 걸 안다. 우리 목표는 가맹 맺은 약사들 모두 ‘명의’로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무엇보다 약사들의 자존감을 고양시키는 데 톡톡히 일조했다고. 기업이윤보다 약사들의 자존감이 중요하다는 서 약사는 “임상사례를 공유하며 실제 약의 효과를 확인하고 있고, 건기식과 상담을 통해 많은 약사들이 수익 창출과 더불어 환자가 우리를 보는 시각이 달라졌다며 자신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약사와건강의 제품 품목 수는 현재 15개이며 올해 20개를 목표로 하고 있고, 가맹 약국은 현재 450~500곳이며 입소문을 타 내년 1,000곳 돌파를 앞두고 있다.

약국 환경 즐거워야 약사도 행복
아이러니하게도 서 약사는 약사들에게 ‘공부를 하지 말라’고 전한다. 약사와건강 SNS에 업데이트되는 독창적인 학술강좌, 실질적인 운영노하우, 해외 박람회 참관 등을 보는 것만으로 충분하다는 것. 대신 약사들이 사회활동이나 취미를 통해 폐쇄적인 생활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는 “약국에 있는 시간이 즐겁도록 가급적 일하고 싶은 편한 약국 환경을 만들라”고 조언한다. 자발적으로 즐겁게 행해야 행복할 수 있고, 행복한 일상은 곧 직업 만족도와 자존감을 높일 수 있다는 지론에서다.

서 약사는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이자, 약사와건강 대표로서 “우리 회사가 돈 벌고 약사가 돈 못 벌면 회사의 존재 이유가 없다”고 다짐하며 “약사들이 즐거울 수 있도록 후회 안 할 만큼 좋은 건기식을 만들 것”을 목표로 최대한 즐겁게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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