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간 국내 당뇨병 치료 경험 토대로 ‘생활수칙’ 제작
개원의의 역할 중요해 ‘일차진료위원회’도 구성해 지원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가 320만 명, 당뇨병 고위험군 660만 명 등 당뇨병 인구 1천만 명 시대에 돌입했다. 당뇨병은 사전 예방과 관리를 통해 충분히 합병증 발생을 줄일 수 있는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당뇨병 환자들의 당뇨병 관리가 소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당뇨병학회(이사장 이문규)는 제29차 춘계학술대회를 맞아 국내 당뇨병 실태에 대해 이같이 밝히며 한국인에게 맞는 당뇨병 관리 생활수칙인 ‘대한당뇨병학회와 함께하는 당뇨병 관리 수칙 하나 둘 셋’을 발표했다.

당뇨병 환자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 제공
학회는 지난 1968년 설립 이후 지금까지 약 50년간 당뇨병에 대한 인식 확산과 치료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해왔다. 전문의학회로는 최초로 1998년에 대한당뇨병학회 홈페이지를 개설했으며 현재 약 20여 개의 전문 위원회와 약 3,200명의 전문인, 약 40,000명의 당뇨병 환자 및 가족들이 회원으로 있다.

학회는 당뇨병 교실, 교육자 세미나, 연수강좌 등 학회원 대상의 교육활동뿐만 아니라 환자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교육용 비디오, 팸플릿, 가이드북을 제작하는 등 당뇨병 관리 교육활동을 진행해 왔다. 정기적으로 매년 2회씩 2030캠프를 개최해 젊은 당뇨병 환자들을 위해 의료진과의 개인상담, 소그룹 교육 등 다양한 당뇨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도 한다.

전 세계에서 주목하는 당뇨병
학회에 따르면 당뇨병은 전 세계에서 핵심 보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2016 세계 보건의 날 테마가 ‘당뇨병과의 전쟁(Beat Diabetes)'으로 선정될 만큼 당뇨병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당뇨로 인한 국민 건강을 개선하기 위해 식습관 개선 중심의 당류 저감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세계당뇨병연맹(IDF, International Diabetes Federation)은 2015년 기준 전 세계 성인의 11명 중 1명은 당뇨병 환자로, 총 4억 1,500만 명의 성인이 당뇨병을 앓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당뇨병 유병률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데 반해 2014년 국민건강영양조사 통계를 보면 국내 당뇨병 유병자 중 당뇨병 진단을 받은 비율은 70.7%였으나, 혈당조절이 잘 되고 있는 환자는 4명 중 1명밖에 되지 않았다. 이는 환자들의 당뇨병 관리 실태의 심각성을 드러내는 부분이다.

환자 위한 포스터 제작
학회는 환자들이 당뇨병을 관리할 수 있는 수칙들을 한눈에 보기 쉽게 포스터로 제작했다. 당뇨병의 경우 혈당이 잘 조절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만성합병증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주요 위험인자인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 역시 적정수준으로 관리해야 하기 때문.

이 생활수칙은 이제까지 파편적으로 산재해 있는 수많은 당뇨병 관리 지침들 대신 우리나라의 당뇨병 유병률, 조절률, 치료율 등 의학적 통계자료와 진료 지침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핵심적 관리 지침에 한국인의 생활 패턴을 반영해 만들어진 최초의 한국인 맞춤형 생활수칙이다.

수칙은 3개의 관리 목표와 18개의 생활 수칙으로 구성돼있다. 3개의 목표에는 ▲당화혈색소(AIC) 수치 관리(혈당관리) ▲고혈압과 고지혈증 등 ‘2가지 동반 질환 관리’ ▲망막·콩팥·신경의 ‘3대 합병증 예방’ 등이 있다. 이어 이 3가지 관리 목표를 위해 꼭 필요한 수칙 18가지를 환자들이 일상생활에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생활계획표 형식의 디자인에 담았다. 내용에는 ▲매일매일 관리해야 하는 수칙으로 ‘규칙적·건강한 식사’ ‘규칙적 운동’ ‘금연·절주’ ‘자가혈당측정’ ‘저혈당 주의’ ▲병·의원 방문 시 확인할 수칙으로 ‘당화혈색소’ ‘혈압·지질’ 측정과 ‘금연 상담’ ▲매년 한 번씩 꼭 점검할 수칙으로 3대 주요 합병증과 심혈관 질환 위험도 등이 있다.

올해 새롭게 학회를 맡은 이문규 이사장(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은 “국민들이 당뇨병은 약으로 치료하는 병으로 인식하고 있어 아쉬움이 크다”며 “당뇨병은 생활 습관이 가장 중요하다. 국민들의 당뇨병 인식이 개선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대중 홍보이사(아주의대 내분비대사내과)는 “학회 회원들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프린트할 수 있도록 학회 홈페이지에 게시한 이유는 의사들이 자신들의 환자들을 잘 케어하고 있는지 확인하게끔 하려는 의도가 있다”며 “또 환자들이 포스터를 냉장고 등에 붙여 계속해서 리마인드할 수 있도록 도우려 하는 의도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을에 열릴 국제학술대회에서 포스터 영문버전을 만들어 국제적으로 알리자는 의견도 나왔다”고 밝혔다.

1,500여 명 참여해 당뇨병 치료 최신지견 나눠
학회는 춘계학술대회와 10월에 진행되는 국제학술대회 ICDM(International Conference on Diabetes Metabolism)를 주관, 매년 개최한다. 올해 춘계학술대회는 5월 12일부터 14일까지 경주 화백 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국내외 당뇨병 전문의, 기초의학자, 연구자, 간호사, 영양사, 사회복지사 등 1,500여 명이 참여했다.

학회는 국내 당뇨병 치료 방법, 관리 등 최신 지견을 공유하고자 14개의 메인 심포지엄과 2개의 스페셜 심포지엄을 구성해 핵심 이슈들을 다뤘다. 특히 이날 세계당뇨병연맹(IDF) 차기 회장으로 활동 중인 조남한 교수는 ‘대한당뇨병학회의 방식으로 우리는 해냈다(We did it, KDA way ? Diabetes epidemiology)’를 주제로 한국인 당뇨병의 역학에 대한 설명과 함께 미래 비전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번 춘계학술대회 마지막 행사에는 일차진료위원회가 주관한 개원의 연수강좌도 마련됐다. 일차진료위원회 이사를 맡은 양태영 원장이 위원회의 취지와 향후 계획을 발표, 개원가에서 가장 혼동하고 있는 ▲보험 가이드라인 ▲외래 진료 중 필요한 식사요법과 운동처방을 소개할 수 있는 팁 ▲개원가에서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인슐린 처방 요령 ▲최근 개발되어 상용화되고 있는 혈당 모니터링 방법 등을 소개했다.

이문규 이사장은 “학회는 당뇨병 일차진료를 담당하는 개원가 의사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일차진료위원회를 두었다. 또 일선 의사들에게 요구되는 보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다양한 형태의 연수강좌도 연중 수차례 개최하고 있으며,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학회가 개원의들과 소통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니 많은 관심 바란다”고 개원의들의 학회 참여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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