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 맞는 치료 권하고 ‘속 시원한’ 상담으로 만족도 높여
정직해야 편하게 오래 일해…와인·여행 즐기는 ‘팔방미인’

“정형외과 개원의가 해줄 수 있는 치료는 어느 병원이든지 비슷합니다. 대부분 쉬면 낫는 병이니까요. 중요한 것은 환자 스스로 자신의 병을 이해하고 스스로 고치게 돕는 것이지요.”

서울 양천구 신정동 ‘튼튼한 정형외과’ 김문규 원장은 특유의 호방한 목소리로 환자 스스로 낫는 방법을 터득하게 하는 것이 개원의들의 역할이라고 말한다. 환자의 상황에 맞게 가장 적절한 치료법을 권유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똑같은 테니스엘보(tennis elbow) 환자라도 고3 학생이면 매일 물리치료를 받는 대신 깁스를 해주고, 운동 선수라면 테이핑을 해주는 식이다.

‘상황에 맞게 최선의 선택을 함께 고민하는 것’이 진료 철학이라고 말하는 김문규 원장을 만나봤다.

진상 환자 ‘오지마라’, 진료에 대한 믿음 있어 가능
튼튼한정형외과는 지하철 2호선 양천구청역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위치해있다.

튼튼한정형외과가 위치해 있는 서울 양천구 신정동은 아파트단지가 많아 환자 풀은 넉넉하지만 그만큼 입소문에 민감한 지역이다. 하지만 튼튼한정형외과를 찾는 환자는 일평균 140명에 달한다. 7개 아파트단지에 둘러싸여 있다는 점을 차치하고서라도 14년째 지역주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김 원장은 그 답으로 ‘속 시원한 상담’을 꼽는다. 원래 목소리도 크고 말투도 시원시원한데다 환자가 스스로의 질병을 알 수 있도록 자세히 설명하고 최선의 치료법을 함께 찾아나갔기 때문에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았다는 것. 물론 김 원장과 맞지 않는 환자들도 있었다. 치료가 생각만큼 호전되지 않아 항의하는 환자가 있는가 하면, 치료 중간에 다른 의료기관을 찾아 상태를 악화시켜 오는 일도 있었다. 김 원장은 그럴 때마다 ‘오지 말라’며 지지 않았다. 자신의 진료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때문에 김 원장은 “같은 자리에서 14년을 하다 보니 지금은 저를 좋아하는 환자만 남아 진료하기가 수월하다”며 웃음을 보인다.

양심 지키고자 병실 닫아, 마케팅 일체 안 해
김 원장이 튼튼한정형외과를 연 것은 지난 2002년이다. 졸업 후 경기 의정부시 추병원에서 정형외과 과장으로 근무하다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서 ‘김문규정형외과’를 운영했고, 5년 만에 ‘내 건물을 갖겠다’는 꿈이 이루어져 지금 자리로 이사했다. 튼튼한정형외과가 처음 문을 열 때만 해도 3, 4층에 29베드 병실까지 갖췄지만 지금은 2층에서 물리치료를 위주로 외래만 전담하고 있다.

그는 의사로서 양심이 병실을 닫게 했다고 말한다. 어려워지는 개원가 현실과 한 명 한 명이 수입으로 연결되는 입원 환자 사이에서 고민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병원 광고나 홈페이지를 운영하지 않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워낙 입소문이 강한 지역인데다 무리한 마케팅 비용을 환자에게 보상받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 원장은 “쉽게 돈 벌 생각을 하면 법을 어기는 길로 빨리 들어서고, 정직하게 돈을 벌어야겠다고 다짐하면 돈이 날 따라오게 돼 있습니다”라며 “의사로서 정직함과 사명감을 갖고 일해야 개원의로 마음 편하게 오래 환자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라고 후배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

잦은 회식과 특별 보너스로 직원 관리 ‘만점’
속 시원한 상담과 양심적인 그의 진료 외에 튼튼한정형외과의 또 다른 매력은 직원들이 ‘친절’이다. 현재 간호과 3명, 물리치료과 3명, 방사선과 1명 등 총 8명이 근무하고 있는데, 최근 2년 동안 이직이 없을 만큼 손발이 척척 맞는 팀워크를 보이고 있다. 직원들이 준비해 줬던 깜짝 생일파티도 그에게 손에 꼽을 자랑거리 중 하나이다.

김 원장은 ‘월급 주는 것을 아까워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그들의 월급을 내 이익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는 것. 직원들의 얼굴이 밝아야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아지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그는 두 달에 한 번은 꼭 전 직원 회식을 하고, 직원들의 애로사항을 가감 없이 들으려고 노력한다.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직원들에 특별 보너스를 주는 것도 김 원장만의 직원 관리법이다.

‘하고 싶은 것 다하는 것’이 목표
그는 앞으로 ‘하고 싶은 것을 다 하는 싶다’고 말한다. 무리하게 병원을 확장하기보다 지금에 만족하며 스스로와 가족, 환자들을 보듬으며 살고 싶다는 것. 때문에 김 원장은 두 달에 한 번 여행을 떠나고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 부회장으로 와인에 푹 빠져 살고 있다. 산악자전거와 골프를 즐기면 네이버블로그를 운영하는 것도 그의 큰 즐거움이다.

김 원장은 “와인과 여행은 겪어보기 전에는 호기심과 설렘이 있고, 이미 겪어봤더라도 다시 만났을 때 새로운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이 닮아있습니다”라며 “세상은 넓고 갈 곳은 많다는 명언을 마음속에 새기고 의사로서 자부심을 지켜가고 싶습니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프로필>

김문규 원장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및 동대학원 졸업
정형외과 전문의/ 의학박사
現 튼튼한정형외과 원장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외래 교수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 외래 교수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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