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국 전 병원·제약 경험 장려…‘BPS', 차별화 경쟁력 될 수 있어
약사 네트워크로 경영 도움…체크리스트·건강편지로 신뢰 구축

▲ 경기도 안산시 고잔동 선온누리약국 최지선 약사

6년제 약대생들의 졸업 후 소망은 바로 ‘약국 개국’이다. 하지만 섣불리 해서는 큰 코 다치는 것이 또 약국 개국이기도 하다.

20년의 병원약사 경력을 자랑하지만 아직 2년차 초보 개국약사인 안산 선온누리약국의 최지선 약사는 5개 약국이 들어선 메디컬 빌딩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막상 개국은 했는데 어떻게 해야 좋은 약국을 순조롭게 운영하면서 빠르게 자리도 잡을 수 있을까? 환자들을 위한 ‘따뜻한’ 경영으로 초보에서 벗어난 최 약사의 초보 탈출 노하우를 공개한다.

병원약사 근무경험 실제 약국경영에 응용
최지선 약사는 “졸업하고 바로 개국해 혼자 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조언했다. 그는 1994년부터 2014년까지 20여 년간 삼성서울병원에 근무한 베테랑 병원약사였다. 규모가 큰 조직에서 일을 해본 경험은 실제로 약국을 경영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

“병원에서는 환자 입장에서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 의사와 어떤 관계를 형성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기분 상하지 않게 환자의 요구를 거절할 수 있는지 등을 체계적으로 교육받는다.”

병원뿐 아니라 제약회사에서 고객을 대하거나 타 부서 사람을 대하는 방법을 터득하는 것도 약국 환자를 대하는 기본 태도를 갖추는 데 바탕이 된다. 최 약사는 “일을 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조직에서 트레이닝을 받았다. 약국을 운영하며 상사나 동료와의 회의, 업무처리 과정, 재고 관리 프로그램 등을 되짚어보며 이를 응용하곤 한다”고 밝혔다.

전문성을 보증하는 차별화된 경쟁력, BPS
최 약사가 몸담았던 삼성서울병원은 우리나라 BIG3 병원답게 임상 업무가 많은 편이다. 그는 우연한 기회로 oncology(종양학)분야 업무를 맡아 병동에 파견됐다. 의사와 회진을 돌며 협업에 임하던 최 약사는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의사처럼 전공분야가 있고 공인된 certification을 통해 전문가로서 인정받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당시 국내에는 없던 ‘BPS(미국전문약사, Board of Pharmacy Specialty)’를 취득하기로 결심했고 각고의 노력 끝에 ‘우리나라 최초’ 종양약학 미국전문약사가 됐다.
최 약사는 BPS를 활용해 향후 ‘암환자 상담 전문 약사’로서 암환자들을 전문적으로 상담 및 케어하는 약국을 운영할 계획이다. 그의 자격증은 보증된 전문성이자 다른 약국과 차별화된 경쟁력인 셈이다.

건기식·한약제제 판매활성화로 처방전 의존 벗어나야
선온누리약국이 자리한 건물은 무려 12군데의 병·의원이 입점한 메디컬 빌딩이다. 층약국이라 해당 층의 처방전을 70% 정도 흡수하고 있지만 최 약사가 목표로 하는 약국은 약사로서의 직능을 발휘할 수 있는 약국이다.

“약국을 수월하게 운영하는 방법은 많은 처방전을 소화하는 것이나 처방조제만을 중심으로 약국을 운영하게 되면 외부 변화에 따라 흥망성쇠가 결정되기 때문에 처방전에 얽매이지 말아야 한다.”

그는 ‘처방전 경영’에서 벗어나기 위해 건강기능식품과 한약제제를 활용한 영양요법을 도입해 경영활성화를 도모했다. 한약이 환자 치료에 좋은 툴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아울러 “‘약사와 건강’(대표 서정민)에서 출시된 최상의 원료를 사용, 충분한 영양을 담은 건기식을 판매해 환자들에게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는다”고 덧붙였다.

개국약사 네트워크 적극 활용해야
약국을 경영하며 최 약사는 ‘아로파’ 약사협동조합(이사장 김진수)에 가입했다. 아로파조합은 수도권 약사들을 주축으로 함께 모여 약국 운영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친목을 도모할 뿐 아니라 다양한 공익사업도 진행하는 공동체다. 그는 조합 네트워크를 통해 조합원 약사들과 학술강좌를 열거나 임상 사례를 공유하며 공부 방향을 바로잡고, 약 공동구매로 약국경영에도 경제적인 도움을 받고 있다.

체크리스트, 객관적 지표로 적극 활용·건강 편지 발행
환자가 영양제, 일반의약품 복용을 위해 증상을 호소할 때 최 약사는 체크리스트를 건넨다. 체크리스트는 해외에서 사용되는 상담툴을 그가 직접 번역한 표로, 상담의 근거로 활용할 수 있는 객관적인 지표가 된다. 점수가 높으면 병원 방문을 권유하며 표시된 항목에 따라 다른 약을 추천해 준다.

무엇보다 이 리스트는 추천약 복용 후 일정기간이 지나 환자가 내방했을 때 다시 작성하는데, 이전 체크 결과와 비교해 증상 호전을 확인시키는 역할을 한다. 환자들은 체크리스트를 보며 약사에게 믿음을 갖게 되는 것이다.

아울러 최 약사는 생활요법을 지도하고자 환자들에게 직접 쓴 편지를 전해주곤 한다. 첫 번째 편지는 ‘감기’를 주제로 한 생활요법 내용이 담겨 있어 감기 환자들이 받았는데, 환자들은 “다음 편지는 언제 나오는지”, “냉장고에 붙여놓고 수시로 읽는다” 등 호응을 보였다. 환자에 대한 그의 진정성은 약사와 환자 간 신뢰관계를 형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지역주민의 주치약사’가 궁극 목표
건강 편지로 따뜻함을 건네는 최 약사는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지역주민의 주치약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환자가 증상을 호소하면 병원 무슨 과에 가면 좋을지 상담도 해주고, 악화되기 전에 케어해 건강을 유지하는 데 조언자가 되고 싶다”며 이를 위해 신뢰받는 약사가 되고자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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