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입지 구축·정책적 의견 개진에 회원 동참·사회기여 필요
ETC·OTC 연수교육 및 투명·공정 회무로 ‘소통’ 강화할 것

▲ 정현철 광주광역시약사회장

3개월간의 인선을 거쳐 탄생한 광주광역시약사회 집행부가 이제 본격적인 회무를 시작한다. 3년 전 낙선의 아픔을 딛고 지난 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정현철 광주광역시약사회장은 회무에 임하는 각오도 남달랐다. ‘열린 약사회, 힘 있는 약사회, 준비하는 약사회, 공동체로서의 약사회’를 다짐하는 정현철 회장에게 앞으로의 목표와 회무 전반에 대한 구상을 들어봤다.

늦었지만 당선을 축하드린다. 당선소감과 앞으로의 각오는?
사람 마음을 얻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 같습니다. 실패의 쓰라린 아픔이 성장의 계기가 되었고, 큰 깨달음을 주었습니다. 회장 당선은 회장으로서 회원과 국민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받은 것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 책임을 다해 회무에 임하겠습니다.

광주북구약사회장을 3번 연임하면서 오랜 기간 약사회무를 지속해 오셨는데요.
광주북구약사회 총무위원장이 약사회 활동의 시작이었습니다. 햇수로 19년동안 약사회 회무를 맡았지만. 여전히 모르는 것 투성입니다.

분회장을 역임했을 당시와 지부장으로서 역할은 어떻게 다른가요?
그 당시는 실무자로서 일을 했는데 지부장은 조정하는 입장이다 보니 분회장과는 다른 사고방식과 관점에서 현안을 조명해야 합니다. 옛 선배들이 이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10cm만 높아져도 풍경이 달라진다’고요. 분회장으로서의 생각을 빨리 바꾸는 것이 지부장으로서 성공할 수 있는 관건이라는 조언을 많이 들었습니다. 어렵겠지만 지부장에 걸맞은 사고방식을 갖춰야 한다는 점을 끊임없이 염두에 두고자 합니다. 또한 지부장의 역할에 대한 고민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3년 동안 어떤 목표로 회무를 추진할 계획이신지?
‘약사회’라는 단체는 다른 단체와 달리 상당히 수평적입니다. 회무에 임하는 임원이나 저도 특권이 없는 평등하고 민주적인 조직입니다. 이런 조직은 공정하고 투명해야 힘이 생기고 화합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투명한 회무가 담보되지 않으면 회원의 중지를 모을 수 없고 지리멸렬해질 것입니다. 때문에 회원의 뜻을 모아 약국경영에 도움을 주는 회무를 추진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또한 공기(公器)로서 보건의료분야의 공공성을 잘 지켜내고 국민들에게 이익이 될 수 있는 감시자, 전문가로서의 사회적인 역할을 다하고자 합니다.

어떻게 약국경영을 위한 도움을 주실 건가요?
약국의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에 기반한 수익을 창출합니다. 이에 약사회는 ETC, OTC 두 분야에 초점을 맞춰 연수교육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또 많은 회원들이 약국에만 머물다보니 소통이 부족한 부분이 있어 제약회사 등과 소통하는 방법을 교육함으로써 변화의 기회를 제공하고 소통의 면(面)도 확대하려 합니다.

투명하고 공정한 회무가 중요하다고 하셨는데,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실 건가요?
약사회의 회무를 홈페이지나 약사회지를 통해 낱낱이 공개할 생각입니다. 공개에는 절차가 필요하며 비용이 소요되지만 공개해야 서로 평등해지고 회원들이 지지를 보낼 것입니다.

초도이사회에서 말씀하신 ‘미래의 약사는 약보다 건강에 대한 전문가가 되야 한다’는 말의 의미는?
약물이라는 상품보다 사람에 가치를 둬야 한다는 뜻입니다. 약국이 제공하는 약 지식 전달 및 복약상담 서비스의 궁극적인 목적은 바로 ‘건강’입니다. 앞으로는 환자와 관계를 형성하여 감정적인 부분, 사소한 생활 습관 등을 챙겨 건강에 포커스를 둔 상담자로서의 기능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새롭게 구성된 시약은 어떻게 변했나요?
임원들이 젊어졌습니다. 새롭게 회무에 참여하시는 분들도 많은데 모두들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내고 있습니다. 시행착오는 겪을 지라도 이런 분들이 활발하게 활동하시면 곧 약사회 발전으로도 이어질 것이라 봅니다.

집행부 임원 인선에 있어 가장 중요한 기준?
임원인선을 하는 데 3개월이 더 걸렸습니다. 회무준비위원회를 가동해 부회장을 선임했습니다. 제 내부적인 공약은 직함에 맞는 임무와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었습니다. 공식적인 직함 가진 분들이 그에 걸맞은 책임과 임무, 권한을 가져야 약사회가 제 기능을 발휘하게 됩니다. 이에 부회장들은 시약의 인사위원으로서 상임이사와 사업 배분과 인선을 진행했으며 그 과정을 모두 회원들에게 공개했습니다.

인선이 오래 걸린 이유는 무엇인가요?
‘집단 지성’이 필요해서였습니다. 서로 격의 없이 소통하고, 반대 의견들이 부딪치고, 왕성하게 토론해 결정된 의견은 힘이 생깁니다. 임원 구성 역시 이러한 의사결정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힘이 있으며, 이를 통해 집단지성이 통용되는 조직으로 거듭나고자 합니다.

광주시 5개 분회와의 소통은?
소통은 항상 어려운 숙제입니다. 소통은 상대를 인정하고 그의 의견을 들어야 하는데 제가 그런 노력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어 더 많이 들으려 하고 있습니다. 한 달에 한 번 회의를 개최해 현안에 대해 논의하며 SNS 등을 통해 수시로 연락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 18일 제5차 규제개혁장관회의에서 원격화상의약품판매시스템이 허용됐는데, 이에 대한 입장은?

의약품은 사람의 건강과 생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안전성이 필수적인데 이를 담보하는 장치 중 하나가 ‘대면판매’입니다. 의약품의 유통에 있어 약사라는 약전문가로 판매를 한정시킨 이유는 영리추구의 목적을 조금은 배제하려는 이유에서입니다. 여기에는 약사가 유통을 독점하는 대신에 국민건강을 위해 기여해야 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화상투약기는 그런 의미를 훼손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환자와 대면할 때는 환자의 상태, 안색, 처지, 표정, 행동거지 등이 그를 판단하는  요소가 됩니다. 이런 정보가 화상 투약 시에는 배제되는 것입니다. 정보 배제로 인해 현행법상 약국이외의 장소에서는 의약품 판매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환자의 건강을 위해 엄격하게 이런 법을 고수한 것이며 대면판매 원칙이 무너지는 것은 심각한 문제입니다.

행여 천 명 중 한 명이 손해를 입어도 그 사람에게는 100%가 됩니다. 환자에 대한 질문 하나가 다른 판단을 내리게 할 수 있는데 화상판매는 이런 판단 요소가 배제되기 때문에 반대합니다.

‘정치력있는 약사회’를 주창하셨는데요.
지난 4.13총선에서 광주는 국민의당 의원들이 대거 당선됐습니다.

이번 총선에서 가장 뜻 깊었던 점은 수기배심원단제도를 통해 우리도 국민의 당 당내 경선에 일부 참여한 것입니다. 당시 후보자들에게 보건의료분야의 공공성에 대해 공개적으로 질의했고, 간담회를 열어 지속적으로 정책적인 제안을 하며 공조를 약속받았습니다.

화상투약기가 도입되려면 약사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이는 결국 보건복지위원회의 심의 과정에서 공론화될 것입니다. 복지위원들에게 투약기 도입이 왜 공공성을 훼손하는지, 약사법 개악이 왜 잘못되었는지 등 화상투약기 관련 주장을 심도 있게 설명할 계획입니다.

마지막으로 광주시약사회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
매년 개최되는 약사 신협의 조합원 총회에 참석해 왔는데, 총회에서 들은 웨슬리신협 조합장의 축사 중 한마디로 회원들에게 당부를 전하고 싶습니다. 그 한마디는 바로 ‘공짜는 없다’입니다. 이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큽니다. 우리가 몸담은 약사라는 직능의 위상은 대한민국에서 공짜로 세워주지 않습니다.

국민을 위해 진정으로 기여해야 합니다. 약사가 본연의 역할을 다 하고 베풀어야 사회의 인정을 받게 됩니다. 회장으로서 성심성의껏 봉사하고 투명한 회무를 펼쳐야 회원들의 지지를 받는 것처럼 힘 있는 약사회, 정치력 있는 약사회가 되려면 결국 회원들이 움직여야 합니다.

우리 생각을 법이라는 제도 안에 넣으려면 회원들의 힘이 필요합니다. 회원으로서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고민해 주시고 회원들의 봉사로 약사회가 이루어진다는 점을 잊지 말아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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