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P 도입해 위생적·쾌적한 약국 환경으로 고객 유도해야
팜엑스포·해외의료봉사·약가안정화 등 다양한 정책 추진

▲ 이한길 대구시약사회장

메디시티로서 대구는 국내 보건의료계의 중심에 서 있다. 대구시약사회는 팜엑스포, 해외의료봉사, 공공심야약국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며 그 중심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여기에 더해 이한길 대구시약사회장은 약사 직능과 권익을 위한 변혁을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한길 회장에게 앞으로의 목표와 미래계획 및 회무 전반에 대한 구상을 들어봤다.

 

14대 대구시약사회장 당선에 성공하셨는데, 소감과 각오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약국 경영 활성화와 회원 권익을 위한 회무에 최선을 다해 주력할 계획입니다. 그런데 이번 선거를 치르면서 ‘직선제를 꼭 고수해야 하는가’하는 마음이 든 것도 사실입니다.

직선제는 약사에 대한 발전적 동기 부여와 회원 의견 수렴이 창조적으로 이뤄져야 그 의미가 있지만 선거 과정 중 정관규정이 하나도 지켜지지 않고, 후보자에 대한 총체적인 평가나 정책이 아닌 인신공격이 난무해 과연 이런 선거가 필요한 것일까 싶었습니다.

선거 전부터 지치고 후보를 너무 힘들게 만드는 현 선거 방법을 개선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선거 과정에서 회원 간 반목과 대립이 있었다는데?
대구는 계속 반목과 대립이 있었습니다. 서로 계파를 형성해 치열하게 충돌했고 이전 선거에서는 계파의 지원이 당선에 큰 영향력을 행사했습니다. 저는 계파 갈등을 더 이상 야기하고 싶지 않아 차기 회장은 계파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있도록 이번 집행부는 개인의 능력과 역량을 중심으로 인선했고, 홀로 결정했습니다. 재야에 있었으나 실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했던 인사들을 대거 등용했습니다.

양명모 전 대구시약사회장이 출마한 4.13 총선 결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양명모 후보는 약사회장을 역임하며 약사정신을 가지고 약사를 위해 다양한 회무를 펼쳐왔습니다. 약업계 현안에 대해서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양 전 회장이 국회에 진출하게 됐다면 약사 입장을 대변해줄 뿐 아니라 국민 보건을 위한 정책 추진에도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 생각해 지원을 아끼지 않았지만 운이 따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양 후보는 북구 갑에서 활동했는데 북구 을로 출마하게 되어 더욱 안타까웠습니다. 그래도 이번 선거로 인해 약사출신 국회의원이 4명 배출된 것과 대구의 이미지가 고양된 점은 기쁩니다.

그동안 수차례 약사회 회의를 통해 약국이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지 못하고 정체되어 있는 현실과 변혁을 강조하셨는데요.
제가 약국을 운영한 지 30년이 됐습니다. 당시에는 약국이 시스템, 구조, 학력, 인테리어, 위치, 접근성, 편리성, 친절도 면에서 괜찮았고, 서비스업도 지하에 위치한 다방이 고작이었으며 약국보다 더 열악했습니다.

그러나 많은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커피 산업에 진출하면서 현재 카페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는 약국과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지금은 위생적이고 접근성이 우수한 편의점한테도 지고 있습니다. 한약사들에 밀리는 것도 문제입니다.

저는 약사사회의 위기라고 생각되기 때문에 GPP도입이 시급하다고 봅니다. 약사회 차원에서도 다양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 말뿐입니다. 약국종사원도 찬성합니다. 이것이 비자영약국을 양산해 우리 조직을 약화시킨다고 하지만 지금 약사법은 약사들의 팔다리를 묶어 보다 발전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일의 추진을 갈수록 위축시킬 뿐입니다.

처방에만 의존하는 약국 운영은 6년제 약사들이 해마다 1800명씩 배출되고 개원 병원수도 늘지 않는 현 상태로 곧 한계에 봉착하게 될 것입니다.

사냥을 잘하던 펠리칸도 물가 옆에 통조림 공장이 생기면 공장에서 나오는 생선대가리만 주워 먹으면서 사냥 능력이 퇴화하게 됩니다. 그러다 통조림 공장이 이사 가면 펠리칸은 물고기 잡는 법을 잊어버려 굶어 죽을 수 있습니다. 우리 약사들도 펠리칸과 다르지 않습니다. 여기서 정신을 차리고 뜻이 맞는 사람들이 진취적으로 행동하며 변화를 주도해 나가야 합니다.

그렇다면 약사사회는 어떻게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우선 대한약사회 차원에서 우수약무인증기준(GPP)을 도입해야 한다고 봅니다. GPP 도입에 있어 약사법 규제를 들며 반대하기 보다는 대국민을 위해 위생적이고 쾌적한 환경에서 약국을 운영할 수 있도록 약사회를 비롯, 정부에서도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약국이 위생을 관리할 때 국민들이 어떤 혜택을 보고 어떤 약국환경에서 국민을 접하게 되는가를 GPP를 통해 보여주어야 할 것입니다.

약국도 카페나 편의점처럼 넓고 깨끗한 인테리어로 내방객을 맞이한다면 더 높은 수익을 창출할 뿐 아니라 약사의 위상과 약국 이미지를 고양시키는 데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약국이 가능하려면 동일성분처방의 활성화 등 정책과 제도의 변화가 수반되어야 하며, 우리 약사회가 정부에 지속적으로 의견을 피력해야 할 것입니다.

앞으로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할 회무 목표와 방향은 무엇인가요?
법인약국 반대
정부는 법인약국을 통해 의료산업화 정책을 펼치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의료보험제도를 통해 누구나 의료서비스를 누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보건의료와 교육 분야는 일종의 사회안전망 역할을 하면서 우리 사회를 보다 살기 좋게 유지시키기 때문에 공공성을 가져야 합니다.

약가 안정화
약사회에서는 약가를 어느 정도의 폭을 설정하여 시 구역별로 통일하고자 합니다. 이를 약사에게 강제할 수는 없겠지만 최대한 시장 질서를 유지하면서 자본주의 원칙을 위배하지 않는 선에서 추진할 계획입니다.
대구에 있는 난매 약국은 아마 5%도 안 될 텐데, 동네에 한 군데만 있어도 주변 약국은 모두 타격을 받습니다. 이들을 호출해 실태 조사 가격을 보여주며 난매가 경영이 안정화시켜 모두가 윈-윈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득하려 합니다.

비자영약국 척결
도매상들이 운영하는 비자영약국은 사회정의 차원에서도 옳지 않기에 비자영약국 척결에 힘쓸 계획입니다. 카운터전문약국 및 비자영약국은 약사들의 주도권이 약해 무조건 많이 판매하도록 하게 돼 있는데, 이는 과잉 처방의 우려가 있습니다.
비자영약국은 교묘하게 운영되며 제보조차 잘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합리적이고 상황판단력이 뛰어난 사람들로 척결팀을 구성하고 무기명으로 제보를 받아 척결팀의 심사를 거쳐 비자영약국 척결을 추진할 생각입니다. 

대구시는 ‘메디시티(Medicity)’를 표방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하여 기획중인 사업이 있나요?
팜엑스포
시민들과 어울릴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기획 중입니다. 오는 6월 24~26일 대구·경북약사회가 공동 주관하는 대규모 행사인 ‘팜엑스포’가 개최됩니다. 팜엑스포에서는 OTC콘서트, 연수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성공적인 축제로 거듭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해외의료봉사
약사회를 비롯한 5개 대구 보건의료단체가 6월 첫째 주 카자흐스탄으로 1주일간 의료 봉사를 떠납니다. 그동안 네팔과 베트남 등에서 의료 봉사를 통해 큰 호응을 받았고 한국 약사의 위상도 높일 수 있었습니다. 지난해에는 네팔 지진으로 우리 단체가 설치했던 진료소가 무너져 구호기금을 모아 재건비용을 전달했습니다.

공공심야약국 및 365약국
대구시약사회의 심야약국은 대구시약사회관 옆에 위치하며, 밤 10시부터 새벽 6시까지 운영됩니다. 한다. 365약국은 휴일 없이 매일 문을 엽니다. 대구시에는 365약국 9군데, 심야약국 1군데가 있습니다. 특히 심야약국에는 대구시장도 약을 사러 방문할 정도입니다. 대구시의 지원을 받고 있으며, 약사회 차원에서도 꾸준히 홍보하고 있습니다.

새롭게 구성된 대구시약사회의 조직은 어떤 점이 변했나요?
능력 위주로 인선 하다 보니 회무에 대한 논의 과정에서 다소 의견 차를 보이며 각자 소신껏 주장을 펼칠 때가 있습니다. 이에 윤리담당 부회장에게 총괄 부회장 직함을 주었고, 총괄 부회장이 이런 상황에서 서로 의견을 조율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회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회원들은 우리의 현실을 직시하고 멀리 내다봐야 합니다. 약사의 희망적인 미래를 만들기 위해 약사회가 먼저 변화의 불씨를 당길 것입니다. 약사회가 주최하는 행사, 워크숍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역동적으로 약사회가 움직일 수 있도록 도와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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