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입구부터 대기석·상담실·진료실 분리…女 환자 40%
대학병원보다 ‘편하고·빠르고·효과적인’ 10개 클리닉 운영

비뇨기과 ‘고사위기’ 속에 개원가에서 4인의 비뇨기과 전문의들이 의기투합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서울시 강남구 대치동 ‘타워비뇨기과 강남점’이 그 주인공. 타워비뇨기과의 차별화 카드는 다름 아닌 ‘여성비뇨기과’ 특화 전략이다.

여성과 남성 공간 분리가 ‘신의 한 수’
지하철 3호선과 분당선 환승역인 도곡역 3번 출구를 빠져나오면 바로 오른쪽 건물 2층에 타워비뇨기과가 위치해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출입구가 2개라는 점, 왼쪽은 남성 전용, 오른쪽은 여성 전용 출입구로 출입구뿐 아니라 대기실과 상담실, 진료실이 성별에 따라 나눠져 있어 환자들이 마음 놓고 편하게 비뇨기과를 찾는다.

아직도 ‘여성비뇨기과’라는 단어 자체가 생소한 것이 사실. 하지만 타워비뇨기과에서는 개원 2년차인 2006년부터 여성비뇨기과를 특화해 10년차인 지금은 여성 환자 비율이 40%를 넘어서고 있다.

4명의 원장 중 2명은 여성 센터를 전담하는 인력이다. 여성 센터를 책임지고 있는 이경래 원장은 요실금과 방광염, 과민성방광 등을 진료하고, 여성 전문의인 장훈아 원장은 상대적으로 민감한 외음부질환이나 성관계 전문 질환 등을 다뤄 각자의 영역을 전문적으로 책임지고 있다.

처음 여성비뇨기과를 표방할 때만 해도 비뇨기과에 여자 환자를 오게 할 수 있을지, 성공모델도 전무한 상황에 고민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경래 원장은 대학병원 레지던트 시절의 경험을 떠올렸다. 30년을 요실금으로 고생하다 수술을 받은 한 노인 여성이 “요실금 때문에 쓴 패드 값과 한약 값을 합하면 이런 수술을 열 번은 더 받았겠다.”고 한 말이 자극이 됐다. 여성 환자들이 창피해서 혹은 잘 알지 못해서, 여성 전문 비뇨기과가 없어서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한다는 사실이 가슴 아팠다. 개원가에 나가면 꼭 여성을 대상으로 비뇨기과 진료를 하겠다고 다짐했던 이 원장은 2004년부터 타워비뇨기과를 운영하고 있던 유정우 원장과 의기투합해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 냈다.

이경래 원장은 “처음 여성비뇨기과를 열었을 때만 해도 많이들 생소해 했지만 점차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이미 5년 전에 요실금 수술 1200례를 돌파했다”며 “최근 여성비뇨기과를 표방하다가 접는 사례도 많은데, 우리의 경우 처음부터 여성과 남성 환자의 공간을 분리한 것이 안착할 수 있었던 주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4명 원장 각자 영역 특화해 환자 만족 높아
여성 센터의 성공은 그만큼 남성 센터가 든든하게 버텨줬기에 가능했다.

국내 최초로 개원가에 전립선KTP레이저 수술을 도입한 유정우 원장과 2009년 개원가 최고 음낭수술센터를 표방하며 합류한 고영수 원장은 각각 전립선·남성 갱년기 장애, 음낭질환·남성수술을 전문적으로 다루며 병원 경영을 책임졌다.

특히 가장 먼저 타워비뇨기과를 연 유정우 원장은 2010년에 비뇨기과 개원가 최초로 미국비뇨기과학회(AUA)에서 구연발표에 나서는 등 학술활동에서도 뚜렷한 두각을 나타내며, 타워비뇨기과를 강남 지역 주민들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찾아오는 병원으로 성장시켰다. 그는 아직도 아침 7시 50분에 출근해 직원들보다 먼저 병원 문을 열고 진료를 준비하는 열정을 가진 인물이기도 하다.

초창기부터 유 원장이 지켜온 기본 컨셉은 대학병원에서 진료하는 것보다 편하고 빠르게, 더 효과적으로 치료하겠다는 것. 현재 타워비뇨기과가 운영하고 △전립선 △전립선레이저 △요로결석(ESWL) △여성요실금 △여성수술 △남성갱년기 △음낭고환 △남성수술 △비뇨기암/혈뇨 △성병STD클리닉 등 10개 클리닉은 이러한 치료가 가능한 대표적인 10개 질환들이다.

유 원장은 “4명의 비뇨기과 전문의들이 각자의 영역을 전문화했기 때문에 환자들의 만족도도 높고 동업도 무리 없이 이어갈 수 있었다”며 “지나온 10년보다 앞으로 10년에 더욱 주력해 개원가 비뇨기과 의사들을 선도하는 모델이 되고 싶다”고 설명했다.

4개 지점 9인 전문의 체제 완성
그 일환으로 추진된 것이 네트워크 지점이다. 현재 타워비뇨기과는 본점인 강남점을 중심으로 광진점과 종로점, 여의도점 등 4개 지점이 운영되고 있다. 같은 의국 후배들과 힘을 모아 서울 동서남북에 4개 지점 9인 전문의 체제를 완성한 것. 각 지점 원장들은 강남점에서 최소 6개월간의 트레이닝을 마친 뒤, 표준화된 치료프로그램과 교육프로그램을 따르고 있다.

유 원장은 “후배들에게 개원가에서 비뇨기과 질환만으로도 병원을 할 수 있다는 본보기로 남고 싶다”며 “앞으로는 각자의 영역을 특화해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전문적인 진료를 하는 것이 개원가에서 자리 잡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충고의 말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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