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뇨기과 협동조합, 쇼핑몰·매체 운영으로 경영 지원                         ‘의사회 지원과 실무 인력’으로 차별화, 전국 설명회 계획

갈수록 어려워지는 개원가 주머니 사정에 ‘협동조합’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성공사례가 ‘대한비뇨기과의사회 협동조합(이사장 신명식, 이하 비뇨기과협동조합)이다. 비뇨기과 협동조합은 최근 1년 만에 회원 380명에게 2,000만원을 배당했다.

전반적인 경기침체와 과잉 공급, 낮은 수가 때문에 개원가 뿐만 아니라 약국가를 비롯한 보건의료계에서 ‘협동조합’이 떠오르기 시작한 것은 이미 몇 년 전. 실제로 몇 군데 협동조합이 출범하며 야심차게 사업을 시작했지만, 비뇨기과 협동조합처럼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곳은 처음이다. 비뇨기과 협동조합의 어떤 시도가 이들을 성공으로 이끌었을까.

창립 1년 만에 개원의 절반 가입

비뇨기과 협동조합이 처음 문을 연 것은 지난 2014년이다. 11월에 발기인 대회를 갖고 12월에 설립 등기를 마쳤다. 출발 당시만 해도 회원 수는 200명이었지만, 지금은 어느새 400명을 넘어서고 있다. 비뇨기과 개원가를 970여곳으로 파악하고 있으니 창립 1년 만에 절반이 가입한 셈이다.

신 이사장은 “비뇨기과 개원가가 다른 진료과에 비해서도 수가가 낮고 진료 영역의 침해가 많아 경영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개원가에 경영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고 싶어 협동조합을 조직하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협동조합 설립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뒤에는 6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우선 협동조합 기본법에 대한 이해가 필요했고, 전체적인 운영을 맡을 이사장과 10명의 이사진이 구성됐다. 이후 기획할 만한 사람을 선정하고, 쇼핑몰을 구축한 뒤에 현재는 조합원 모집과 사업 확대 등이 상호 보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회원은 가격 혜택, 조합은 광고 수익

비뇨기과 협동조합의 가장 큰 목표는 ‘병원 경영에 도움을 주는 것’. 이를 위해 진료에 필요한 의료기구나 의약품을 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도록 협동조합몰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한편으로는 경영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신뢰할 만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M-PRESS라는 매체를 창간해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우선 협동조합몰에서는 △호르몬, 필러, 보톡스 △원내비급여주사제 △원내급여주사제 △의료기기 △소모품(가테터, 수술, 검사) △제휴 일반 상품(커피, 골프용품 외) △제휴카드단말기/ 대출/ 카드 △제휴 휴대폰(KT/ LG U+) 등을 취급하고 있으며, 성호르몬주사제의 경우 가격 협상과 유통 과정 최소화를 통해 이미 최저가를 구축한 상태이다. 여기에 사용량이 많아질수록 가격협상력에 있어 우위를 점할 수 있어 올해 더 큰 혜택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협동조합 측의 설명이다.

한 품목에는 한 가지 업체만 입점해있는 상태이며, 협동조합 내부의 선정위원회에서 심사를 거쳐 이사회에서 업체를 선정하게 된다. 기존에 형성된 시장가보다 터무니없이 낮게 팔지는 않되, 포인트와 배당금을 통해서 회원들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 신 이사장의 설명이다.

입점회사 입장에서도 대량판매가 가능하고 무엇보다 선결제 시스템이기 때문에 적극 환영하고 있다.

협동조합은 이 쇼핑몰에서 유통마진이 아니라 쇼핑몰레 올라오는 광고를 통해 수익을 얻다. 지금까지 얻은 수익은 대략 1억 3천만원 정도. 법적 적립금 등을 제하면 회원들에게 배당할 수 있는 배당금은 최고 수준인 2,000만원이다.

M-PRESS는 헬스조선과 함께 공동 설립한 매체로 현재 포털과 함께 의료 전문지인 ‘U-DOCTOR'를 발간해 학술·경영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의사회 지원과 실무 인력의 희생 탓 가능

그렇다면 유독 비뇨기과 협동조합만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신 이사장은 크게 두 가지 요인을 꼽았다.

첫째는 대한비뇨기과의사회의 지원이다. 현재 대한비뇨기과의사회와 비뇨기과의사회 협동조합은 별도의 법인으로 운영되지만, 의사회는 협동조합 창립 취지에 적극 공감하고 정신적·물질적으로 적극 지원해왔다. 창립 당시에도 지분의 30%를 투자했다.

두 번째는 ‘사람’이다. 협동조합의 쇼핑몰 홈페이지를 기획하고 관리할 만한 사람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신 이사장은 강조한다. 입점품목과 회사를 선정하는 등 기획력과 추진력 무엇보다 자신의 시간을 희생할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것. 비뇨기과 협동조합에서는 도성훈 기획이사(연세우노비뇨기과)가 주축으로 여러 임원진들이 힘을 보탰다.

그 결과 조합원들은 올해 3월 열린 협동조합의 정기총회에서 납입출자액에 대한 배당 10%씩과 구매 실적에 따른 실적 배당을 받을 수 있었다. 많이 받은 조합원은 70만원가량 배당받았다는 것이 신 이사장의 설명이다.

레저, 여행상품 개발로 조합원 확대 계획

비뇨기과 협동조합은 앞으로 취급 물품 확대와 적극적 홍보로 조합원들을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우선 의료기구와 생활용품 뿐 아니라 취미와 레저, 여행상품 등으로 취급 물품을 넓혀 봉직의들의 가입을 돕고, 전국적으로 설명회를 개최하겠다는 것. 최근에 열린 대구광역시 설명회에서는 30명 가량이 참석해 현장에서 5명이 가입하기도 했다.

향후 선진 광고 기법을 통해 얻어지는 수익을 조합원과 공유해 학회비를 포인트로 결제하는 서비스와 피부비뇨기과에 최적화된 전자차트를 저가로 공급하는 사업도 논의 중에 있다.

신 이사장은 “비뇨기과의 특성상 경영적인 한계가 오히려 우리가 협동조합으로 뭉칠 수 있는 디딤돌이 됐다”며 “이런 조직의 형태를 통해 비뇨기과 전문의들의 존재감을 높이고 생활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비뇨기과 협동조합 쇼핑몰
저작권자 © 한국의약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