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혈과 보음 적절히 더해야 근본적 개선에 도움
생약의약품 사용 숙지하고 적극적으로 처방해야

김연흥 약사▲2003년 대구 가톨릭대 제약학과 졸업 ▲現 안산시약사회 건식위원장 ▲現 안산시약사회 스터디그룹‘주경야독’회장 ▲現 안산시 원곡동 백제약국 대표약사 ▲2011년 경기도 약사회장상 수상

얼굴이 가렵고 붉어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붉음증(rosacea)이라고 말하는 증상을 가진 사람들인데요. 이런 사람들에게 권하면 아주 좋은 효과를 보는 처방이 있습니다. 바로 황련해독탕이지요.

황련해독탕: 황련(黃連) · 황금(黃芩) · 황백(黃柏) · 치자(梔子) 각 5g. [《동의보감(東醫寶鑑)》] 삼초에 열사(熱邪)가 성하여 가슴이 답답하고 안타까우며 입과 목이 마르고 높은 열이 나며 헛소리를 하고 잠을 잘 자지 못하는 데와 코피가 나고 출혈반이 생기는 데, 여러 가지 옹저(癰疽) 때 종독 증상이 심한 데 쓴다. 여러 가지 급성 염증, 패혈증, 급성 폐렴, 고혈압, 주사비(酒齄鼻) 등 때에 쓸 수 있다. 위의 약을 1첩으로 하여 물에 달여서 먹는다.
[네이버 지식백과] 황련해독탕 [黃連解毒湯] (한의학대사전, 2001. 6. 15., 도서출판 정담

황련해독탕은 위에 소개된 것과 같은 증상에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소화기계 질환과 코피, 아토피 등의 증상에도 사용할 수 있는 약입니다. 이번 화에서는 황련해독탕과 같은 열과 염증을 효과적으로 잡을 수 있는 사심탕류의 약물에 대해 알아보고 현대적으로 약국에서 우리가 어떻게 응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해 보고자 합니다.

사심탕류(황금, 황련)

사심탕 류는 화열(火熱)을 제거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처방류를 말합니다. 화열이란 1)발열 2)흥분 3)염증의 세 가지 뜻으로 사용되며 황련은 흥분을 잡고 염증은 황금으로 조절합니다.

대표적으로 알아야 되는 처방으로는 대황황련사심탕이 있는데 대황과 황련만으로 이루어진 처방입니다.

대황황련사심탕: 대황(大黃) 8g, 황련(黃連) 4g. 열비(熱痞)로 명치 밑이 트적지근하고 그득한 감이 있으며 눌러도 유연하고 아프지는 않은 데, 심화(心火)가 성한 탓으로 코피를 흘리거나 피를 토하는 데 쓴다. 위의 약을 1첩으로 하여 끓는 물에 담가 두었다가 찌끼를 버리고 2번에 나누어 먹는다.
[네이버 지식백과] 대황황련사심탕 [大黃黃連瀉心湯] (한의학대사전, 2001. 6. 15., 도서출판 정담)

대황은 종종 변비약에도 많이 섞여 있는데 대황이 단단한 것을 잘게 부수는 작용을 하기 때문입니다.(예: 한풍 굿모닝에프과립) 대황은 그 양을 얼마나 사용하는지에 따라 여러 목적으로 사용한다. 적은 양을 사용할 때는 소화제로써, 중간량을 사용할 때는 변비를 개선할 목적으로, 또한 과량을 사용할 때는 파혈제로써 사용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방제에서 사람으로. 윤영배

황련은 흥분을 가라앉히는 작용을 가지고 있는데 대황과 사용하면 머리의 열을 내려주는 역할을 합니다.

대황과 황련으로 구성되어 있는 대황황련사심탕에 황금을 더한 처방이 삼황사심탕인데 필자가 특히 좋아하는 처방입니다.

삼황사심탕: 열이 심하여 얼굴이 벌게지고 코피를 자주 흘리며 입 안과 혀가 헐고 오줌이 붉을 때 쓴다. 고혈압이나 동맥경화증에도 쓴다. 처방은 대황(大黃) · 황련(黃連) 각 8g, 황금(黃芩) 4g을 한 첩으로 하여 거칠게 가루 내어 물에 달여 찌꺼기는 버리고 두 번에 나누어 따뜻하게 하여 마신다. 중국 동한(東漢)의 장중경(張仲景) 저서인 《금궤요략(金要略)》에 처음 수록되었고, 한국의 《동의보감(東醫寶鑑)》에도 수록되어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삼황사심탕 [三黃瀉心湯] (두산백과)


삼황사심탕은 심기부족으로 吐血, 衄血할 때 사용한다고 하는데 심기부족이 무엇을 말하는지 한 번 살펴봐야겠지요?

혈허증: 혈허증이란 혈이 부족해져서 신체에 충분한 혈액이 공급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이유로는 음식의 충분한 보충이 이뤄지지 않거나, 소화기능이 떨어져 영양이 흡수가 되지 않거나, 또는 출혈로 인한 경우, 또 지나친 소비로 진액이 지나치게 소모되는 상태 역시 혈허증을 유발할 수 있다.
혈허는 곧 신체조직으로 영양이 충분히 도달하지 못함을 말하고 이는 피부건조, 안구건조, 근육통, 두통, 시력저하, 체온저하, 건망증, 어지러움증 , 불면과 다몽 등을 유발하게 됩니다.
기초에서 응용까지 핵심 상한론 48처방. 배현

이런 상태에서는 열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는 건강해서 생기는 강한 염증성 열(실열)이라기 보다는 진액이 부족해져서 발생하는 허열에 가까울 것입니다.

음허: 음허는 크게 영양과 체액의 부족을 말한다. 음허는 몸의 체액이 부족한 상태이기 때문에 혈압은 낮고 반대로 보상적인 맥박수의 증가를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 또한 체액량 감소를 보상하기 위해 국소 혈액 순환량이 증가되어 몸의 특정 부위의 순환량이 증가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음허증은 입안이 마르고, 뺨이 붉어지며, 손발바닥이 화끈거리며 가슴이 답답하고, 야간에 식은땀이 나는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임상한의사를 위한 기본 한약처방 강의. 주성완

혈허와 음허가 겹치게 되면 충분한 영양을 받지 못한 혈관은 약해질 것이고, 허열로 순환량만 늘어나게 되면 토혈, 육혈과 같은 증상이 발생하게 됩니다.

기허출혈: 원기(元氣) 부족. 혈분(血分)에 기(氣)가 없어 일어남. 불규칙한 식사나 과도한 노동으로 비위(脾胃)가 휴손(虧損)되어 원기가 쇠약하고 심화(心火)가 왕성하여 일어난다. 눈에 정기와 광채가 없고, 말소리가 낮고 작으며, 심계(心悸), 단기(心悸), 움직이면 땀이 나고, 권태무력(倦怠無力)하다. 만약 기허(氣虛)로 혈액 고섭(固攝)이 안 되면 붕루(崩漏), 변혈(便血), 육혈(衄血) 등 만성 출혈이 일어난다.
네이버 지식백과] 기허 [氣虛] (한국전통지식포탈)

여기까지만 본다면 삼황사심탕은 심화열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약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다만 열을 내려주는 처방으로만 기억하면 안 되고 현대인들에게 어떻게 쓰일 수 있을지를 이해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할 것입니다.

임상적으로 사심탕류는 열독으로 인한 주사비, 눈병, 피부염과 뇌출혈, 뇌충혈, 흥분, 변비 등에도 쓸 수 있고 사심탕과 당귀작약산, 영계출감탕을 합방해서 回生湯이라고도 하는데 신경과민으로 인한 뇌충혈과 혈압의 상승을 효과적으로 풀어주기 때문입니다.
임상방제학강좌. 노영범

필자는 삼황사심탕과 영계출감탕을 특히 자주 쓰는데 효과가 매우 뛰어나고 응용할 수 있는 범위가 매우 넓습니다.

기본적으로 뇌압의 상승과, 안압의 상승에도 도움이 되고, 어지럼증과 두통, 안구진탕 등에 효과적입니다. 약국에서 과립제로 응용하시면 임상적으로 크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심탕류는 음허를 보충해주는 개념의 약은 없으므로 사심탕류를 쓰면서 보혈(사물탕)과 보음(육미지황탕 등)을 적절히 더해주면 환자의 상태를 근본적으로 좋게 하는 데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또한 기억해야 할 처방이 있는데요. 사심탕 하면 먼저 생각나는 반하사심탕도 한 번 살펴봐야겠지요?

반하사심탕: 반하(半夏: 법제한 것) 8g, 황금(黃芩) · 인삼(人參) · 감초(甘草) 각 6g, 건강(乾薑) 4g, 황련(黃連) 2g, 생강(生薑) 3쪽, 대조(大棗) 2개. [《동의보감(東醫寶鑑)》] 명치 밑이 막힌 것 같은 감이 있으면서 식욕이 부진하고 메슥메슥하거나 토하며 때로 배가 끓고 물소리가 나며 설사하는 데 쓴다. 주로 급 · 만성 위염, 위확장증, 위십이지장 궤양, 위장염 등 때 쓸 수 있다. 위의 약을 1첩으로 하여 물에 달여서 먹는다.
[네이버 지식백과] 반하사심탕 [半夏瀉心湯] (한의학대사전, 2001. 6. 15., 도서출판 정담)

반하사심탕은 사심탕에 이중탕의 방의가 합쳐진 처방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이중탕: 달리 이중환(理中丸) · 인삼이중탕(人參理中湯)이라고도 한다. 인삼(人參) · 백출(白朮) · 포건강(炮乾薑) 각 8g, 자감초(炙甘草) 4g. [《동의보감(東醫寶鑑)》] 비위(脾胃)가 허한(虛寒)하여 배가 그득하고 아프며 자주 설사하는 데 쓴다. 만성 위염, 위무력증, 위십이지장 궤양, 만성 위장염 등에 쓸 수 있다. 위의 약을 1첩으로 하여 물에 달여서 먹는다. 또한 가루 내어 꿀로 1g 되게 환약을 만든다. 한 번에 10~15환씩 먹는다.
[네이버 지식백과] 이중탕 [理中湯] (한의학대사전, 2001. 6. 15., 도서출판 정담)

위장관에 혈액이 부족하고 흥분과 염증이 겹친 상태에 쓰는 약이란 뜻이지요. 반하사심탕에서 황련탕(반하사심탕에서 황련을 늘리고 계지를 넣고 반하를 줄인 처방이라고 생각하면 됨)으로 넘어가면 흥분이 조금 더 심한 상태에 쓸 수 있습니다. 우리 약사들은 황련해독탕과 반하사심탕을 같이 쓰는 방법을 고민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우리 약사들은 반하사심탕증을 가진 환자가 혈허임을 기억하고 환자에게 보혈에 도움이 되는 약제를 같이 추천하는 방법을 기억하면 좋겠지요(필자는 헤마토포르피린 시럽을 애용합니다).

얼마 전 환자가 얼굴에 가려움을 호소하며 알레르기 약을 사러 왔는데 주사(붉음증) 성향이 보여 여러 증을 확인하고 황련해독탕 단일제제를 1주일간 준 적이 있습니다.

원래는 소화기와 음식의 섭취 등도 고려하지만 증상이 크게 심하다고 보지 않아 황련해독탕만 준 것인데, 환자가 아주 오랜 시간 병의원을 다니면서도 좋아지지 않았던 증상이 1주일 만에 좋아졌다며 감사하다고 찾아오는 것을 보고, ‘우리 약사가 좀 더 적극적으로 생약의약품을 사용하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특별히 어렵지 않은 처방을 가지고도 약사가 할 수 있는 일이 매우 많으니 말이지요.

앞으로 약국가에선 사심탕류를 써야 할 경우가 더욱 많아질 것입니다. 그 처방들을 잘 알고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다면 환자 상담에 한층 자신감이 생기리라 생각합니다.

현대인의 식습관이나 환경 등을 고려한다면 우리는 사심탕(금련제)류를 열심히 연구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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