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 파악·제품 회전·사입처 관리·이익률·자동발주 등에 활용
일반의약품 위주 탈피 건강 관련 품목 다각화로 매출 증대

그동안 개국을 하기 위해 준비할 제반 사항들 예를 들면 상권분석에 따른 대응전략, 인테리어 할 때 주의할 점, 포스, 카테고리 선정, 인력구인, 제품구입과 반품, 약국 인수시의 재고 파악 등 각종 얘기를 나누었는데 오늘은 더 본질적으로 약국 본연에 관한 얘기를 나누어보려고 한다.

약국이란?
약국은 ‘건강’이라는 이슈를 공통점으로 하지만 조금 다른 두 가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하이브리드 업종이다. 하나는 처방전에 의한 처방조제시스템이고 또 하나는 일반의약품을 중심으로 한 판매서비스이다.

처방조제시스템은 국가의 시스템 속에서 운영되고 국가에서 의료비를 지급받다 보니 각종 정부의 규제를 받을 수밖에 없지만 수입의 변동 폭이 적고 매달 안정적으로 들어온다. 고정수입이다보니 약사들이 처방전 건수에 따라 권리금을 산정하고 처방이 많은 곳을 선호하게 된다.

반면 일반의약품을 중심으로 한 판매서비스는 약사의 재량에 따라 수입의 변동 폭이 크다. 그 재량에는 상권, 약국의 규모, 취급 품목의 종류, 가격, 상담력, 근무시간, 다른 업종이나 타 약국과 차별화된 서비스 등 많은 것이 포함된다.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약국에서의 판매서비스는 각종 건강정보를 제공하고 거기에 따른 부가적인 이득을 취득하는 것이므로 고객과 가격 흥정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오거리약국은 그런 전제하에서 운영되고 있다. 만일 가격을 내려야 할 상황이라면 고객이 돌아가고 난 후 내려야 할 품목의 가격을 새로 책정하여 반영한다.

약국이 장사인가? 사업인가?
사업의 본질적 의미와 상관없이 여기서는 사업이란 경영방침을 도입하여 운영하는 것으로 장사는 그렇지 않은 것으로 정의해보자.

약국이 일정 매출규모 이상의 사업이라면 약국의 회계전문가가 회계장부를 작성하면서 회사의 수익추이를 살피고 거기에 따라 운영방침을 약국장과 상의하여 운영하기 때문에 약국장은 사소한 것을 관리할 필요 없이 사업 방향에 관한 큰 결정만 내려도 운영이 된다.

그러나 전국 약국의 70%이상이 1인 약국이고 직원 5명 미만의 사업장이기 때문에 경영에 관한 전문가를 두어 약국을 운영한다는 것은 꿈같은 일이다.

뿐만 아니라 처방 조제를 위주로 하는 문전약국은 규모는 크지만 그동안 수입변동요인이 적어 특별한 경영시스템 없이도 잘 운영해 왔다.

그러나 조제료 인상폭에 비해 운영경비(월세 인상, 최저임금 상승, 물가상승)의 상승폭이 훨씬 커서 처방조제 수입만으로는 약국을 경영하기 힘들어지고 따라서 일반의약품 판매서비스 도입이 중요해졌다.

물론 아주 드물게 일어나는 일이지만 작년 메르스 사태에서 보듯이 병원의 경영 변화가 약국에 직격탄을 입히는 일도 늘어나고 있다.

다시 사업과 장사라는 단어를 포스시스템을 도입해 운영하는 것과 아닌 것으로 대입하여 단순화시켜 살펴보자.

이렇게 비약해서 얘기할 수 있는 이유는 포스시스템을 도입하면 약국장이 잠시 비워도 차질 없이 약국운영을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구멍가게라고 부르는 작은 수퍼마켓을 최근에 들러본 적이 있다. 그 작은 곳에도 포스시스템이 갖추어져 있어서 많이 놀랐다.

유효기간까지 관리하고 있는지 물어보지 못했지만 입고 출고는 모두 포스로 관리한다면서 요즘 포스없이 운영되는 매장이 있나요? 라는 반문을 하였다.

대부분의 약국은 구멍가게 수퍼마켓보다 훨씬 큰 규모의 자본을 투입하여 운영하면서도 포스를 이용하여 관리하는 약국이 얼마인지 통계도 잡혀있지 않다. 사업처럼 운영하는 곳이 드물다는 말이다.

약국장의 의욕이 아무리 대단해도 약국규모가 무한정 커질 수 없을 뿐 아니라 약국 관리 업무를 위임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약국장이 약국 내 업무의 모든 것을 파악하고 장악해야 한다.

따라서 조금이라도 일을 줄이려면 포스시스템을 이용해서 재고 파악, 적정 재고의 운영, 제품의 회전주기, 사입처 관리, 이익률, 자동발주 등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든다면,
가. 약국 내 일반의약품을 포함한 판매용 제품과 전문의약품은 몇 품목이 있는지
나. 일반의약품을 포함한 판매용 제품과 전문의약품의 총재고는 얼마인지
다. 약국은 적절한 재고를 보유하고 있는지, 재고에 따른 결재는 적절한지
라. 하루 매출은 정확히 얼마이며 금전출납과 일치하는지?
마. 하루 일반의약품을 포함한 판매용제품의 매출 중 순이익은 얼마인가?
바. 조제에 따른 본인부담금과 일반의약품을 포함한 판매용제품간의 수입비율은?
사. 하루 약국을 이용하는 객수와 그들의 평균 구입가격은?
아. 가장 많이 팔리는 상품군과 회전이 잘 안 는 상품군은?
바. 적정재고를 유지한 주문을 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나열한 이런 장점 이외에도 많은 장점이 있는데 결국 이렇게 축적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경영분석을 할 수 있게 된다.

개국 전에 각종 판매제품목록을 등록해놓고, 제품이 입고될 때마다 바코드를 통해 입고를 잡으면 출고는 판매시 저절로 등록되기 때문에 그다지 어렵지 않게 포스를 이용할 수 있다. 수퍼마켓에도 전부 도입되어 있는 포스는 하고자 하는 의지만 있으면 어렵지 않다.

제품의 재고 관리를 시스템 속에서 이루도록 해야 잡무투성이인 약국에서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경영을 할 수 있다.

또한 이를 매뉴얼화하여 직원이 도와줄 수 있도록 하면 일을 더욱 줄일 수 있다. 이때 관리비번을 다르게 설정하면 경영상태를 직원은 볼 수 없도록 조절가능하다.

어떻게 매출을 증대시킬 것인가?

1) 처방전 조제
조제의 매출액변동은 약국요인보다는 병원요인에 더 영향을 받는다.

전반적으로 환자들의 병원 방문횟수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다 신규로 개업하는 병원이 생긴다 하더라도 환자가 새로 외부에서 유입되지 않는 한 조제가 느는 일은 생각하기 힘들다. 병원간에 환자가 분산되는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과별로 계절적인 요인에 따라 환자수가 달라지고 갑자기 병원이 이전을 하면 처방조제에만 기대던 약국은 약국을 운영하기가 힘들어진다.

또한 약국에서 어떤 서비스를 획기적으로 개선한다 해서 처방이 더 많이 유입된다는 기대는 하기 힘들다. 따라서 조제는 정확한 매뉴얼대로 실수 없이 제대로 해내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혹시 급한 마음에 실수를 하여 생기는 약화사고로 인해 큰 손실을 입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약화사고를 대비해 보험을 들어둘 필요가 있다.

처방전 조제수입으로는 기본적인 약국운영을 할 수 있다.

기본적인 약국 운영을 하기 위해서는 약사와 직원의 인건비, 4대 보험, 퇴직연금, 대출이자, 카드 수수료, 조제 소모품비, 세금, 월세와 관리비, 시설투자비 감가상각, 예비비 등이 필요한데 이것은 조제료 수입으로 충당되어야 한다.

그리고 중요한 팁 중의 하나!

부산시약사회 알찬약국 김종현 약사에 따르면 처방전 조제에 따른 복약지도시에도 처방전이나 약봉투를 환자를 향하게 하고 설명하는 것이 환자의 이해를 구하는데 훨씬 도움이 된다고 한다. 약국에서 할 수 있는 부분이 많지는 않지만 사소한 습관의 교정이 필요할 때이다.

2)일반의약품 위주의 판매서비스
일반의약품 위주 판매서비스의 매출증대는 노력여하에 따라 달라진다. 우리가 흔히 +α라고 표현하는 추가적인 수입이 된다.

여기에서 일반의약품 위주의 판매서비스라고 굳이 부르는 이유는 약국에서 팔리는 것이 일반의약품에 한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약국에서는 건강에 관련된 모든 것을 전부 팔 수 있다.

일반의약품, 건강기능식품, 동물 의약품, 체외진단의료기기, 화장품 ,한약, 약국용 식품, 부외품 등 Health& Beauty에 관련한 모든 것을 취급할 수 있어야 한다.

일반의약품 위주의 판매서비스는 문전약국이나 동네약국이나 신경을 쓰는 만큼 매출을 증가시킬 수 있다.

다만 정해진 매뉴얼대로만 해서는 일반의약품 위주의 판매서비스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최대한 융통성과 창의성을 발휘하도록 한다.

(1) 첫인상
우리 속담에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얘기가 있다.

약사의 첫인상은 깨끗한 가운에서 드러낼 수 있고 약국의 첫인상은 정리 정돈된 매장에서 드러낼 수 있다. 신규로 개국하는 약국은 정말 정리정돈이 잘 되어 있지만 몇년만 세월이 지나면 점차 약국에 물건이 많아지고 정리가 되기 힘들다.

왼쪽 사진은 2012년 이후 2015년 말까지의 오거리약국입구 모습이고 오른쪽 사진은 2015년 말 새로 인테리어를 한 모습이다.

(2) 간판과 조명
타 업종의 간판들은 대부분 간판아래 부분에 조명이 달려있어서 매장 입구를 환히 비추어주는 역할을 하는데 약국간판은 온누리 약국체인의 일부간판을 제외하고는 조명이 달려 있지 않다. 아니면 입구만 환히 밝히는 조명을 따로 설치할 수도 있다.

(3) 고객 맞기

① 잘 듣기
일반의약품 위주의 판매서비스는 고객과의 대화가 굉장히 중요하다. 고객의 구입의도를 명확히 판단하기 위해서는 고객과의 대화를 통해 충분한 정보를 수집해해야 하며 약사는 고객이 적절한 제품을 선택하게 하기 위한 각종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환자가 설명하는 것을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한 가지 고객에 대한 관찰도 중요하다. 고객이 약국문을 열고 들어오면 한눈에 얼른 살펴보면서 고객을 맞는다.

컴퓨터를 보고 있다가 고객을 맞는 것보다는 들어오는 입구에서부터 고객을 맞이하는 것이 고객을 본인을 알아주는 것 같아서 좋아한다.

“어디가 아파서 오셨습니까?”라고 단답형 대답을 나오게 하는 폐쇄형 질문을 던지지 말고 “어서오세요.”,“안녕하세요?” 라던가 “날씨가 많이 춥지요?”,“ 필요하신게 있습니까?” 라고 고객이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개방형질문을 던지는 게 좋다.

환자가 본인의 이야기를 할 때에는 환자와 눈을 맞추고 환자의 말에 “아 그러셨어요? ”“이렇게 아프다고요?”“ TV에서 그렇게 얘기를 하던가요?”라고 반응을 보여주는 것이 좋다.

마무리는 고객이 충분히 얘기를 한 이후 고객이 들어올 때 수집했던 정보와 함께 일목요연하게 한마디로 정리를 해주면 된다.

“그러니까 ----라는 말씀이지요?”

필요하다면 메모를 하는 것도 좋다.

병원을 다녀온 고객이나 TV에서 무언가를 보고 온 고객이나 전화로 한가지만 물읍시다 라고 얘기하는 고객이나 무언가 약국과 소통하고 싶어서 손을 내민 고객이니 만큼 고객의 말에 잘 응대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고객이 하고 싶은 말만 잘 들어주어도 고객은 정말 친절한 약사라고 인사를 하게 된다.

② 설명하기
설명은 고객이 알아들을 수 있게 쉽게 해준다. 예를 들어보자.

약국에 매일 안티푸라민이나 멘소래담만을 사러 오는 고객이 있다. 새로 나온 약이 이런 점에서 좋다고 아무리 설명해도 고객이 예전부터 쓰던 게 더 좋다고 우긴다면 가전제품을 이용해서 설명할 수 있다.

안티푸라민이나 멘소래담은 예전에 나온 크고 시끄럽지만 먼지 흡입력이 약한 청소기이고 새로 나온 볼타렌 겔이나 각종 근육스포츠 맛사지 겔들은 작고 슬림하지만 흡입력은 강력한 청소기와 같다는 식으로 설명해주면 한번 써볼까 하는 맘을 낼 수 있다.

판피린하나주세요, 게보린 하나주세요, 스트렙실 주세요 라면서 들어온 고객들은 설명도 필요없고 물건을 하나 사는 심정으로 들어왔겠지만 이런 고객들에게도 최소한의 복약지도는 필요하다.

설명시 주의할 사항은 고객에게 약사가 건네는 제품만이 좋고 나머지는 나쁜 것이라고 일방적으로 설득하려 해서는 안 된다. 누구에게나 납득이 가는 설명을 해야 하고 현재 의약학의 근거인 Evidence가 있는 설명이어야 한다.

대화를 할 때는 고객이 구입을 원하는 제품에 대한 설명, 적절한 용량용법, 약복용시 발생할 수 있는 유해반응이나 부작용, 치료효과를 최대로 하기 위한 식생활이나 운동요법까지 망라해서 설명을 하는 연습을 계속 한다.

그리고 고객이 너무 많은 정보속에서 혼란스러워할 때 역시 Evidence를 가지고 고객의 정보를 교정해 줄 필요가 있다.

황은경
▲1991년 이화여대 제약학과 졸업 ▲1993년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수료 ▲2003년 경성대학교 약학대학원 석사과정 졸업 ▲2010년 경성대학교 약학대학원 박사과정 졸업 ▲2008년 대학약사회주최 복약지도경연대회 장려상 수상 ▲2009년 경기도약사회 학술대회 우수상 수상 ▲현 부산시 사하구 오거리약국 대표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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