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음·스트레스 두 가지 원인 제거 위해 사용한 처방
적은 비용으로 환자상태 개선하는 중요한 약국 한약

사례 ① 전문직에 종사하는 40대 남성이 말을 할 때마다킁킁거립니다. 목에 가래가 눌러 붙은 듯 불편해 보입니다. 병원을 다니며 진해거담제를 복용하고 있는데 크게 좋아지지 않는다고 하면서 좋아질 방법이 없냐고 합니다.

사례 ② 만성적으로 위장기능이 저하된 환자입니다. 속도 쓰린 느낌이 있고 배도 빵빵하다고 합니다. 목에 뭐가 낀 것 같아서 불편한데 처방약을 먹고는 있지만 크게 좋아지질 않습니다.

사례 ③ 누우면 코가 고이는데 자세를 바꾸면 코가 고이는 위치가 바뀐다고 합니다. 콧물이 흐르는 정도는 아닌데 잘 때 좀 불편합니다.

매핵기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매실씨가 목에 붙어있는 느낌이 든다고 하여 쓰이는 표현인데 한약을 주로 사용하지 않는 약사들이라고 해도 대부분 인식하고 있을 정도로관용화된 표현입니다.

직접 매핵기를 겪어본다면 ‘아!’하고 무릎을 탁 칠 정도로 적당한 묘사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번 화에서는 이 매핵기의 원인과 매핵기에 쓰이는 반하후박탕을 자세히 살펴보고 임상에서는 어떻게 응용할 수 있을지 알아볼까 합니다.

매핵기는 목 안에 무엇인가 맺혀 있는 것 같으나 뱉어지지 않는 상태로 정신적인 원인에 의하여 기가 목에 맺혀서 생긴다고 정의를 내리고 있습니다.

목에 무언가가 걸려 있거나 인후부에 불편함을 유발하는 위-식도 역류성 질환과는 조금 다른 특징을 보입니다.

매핵-기梅核氣[발음 : 매핵끼]
<한의학> 목 안에 무엇인가 맺히어 있는 것 같아서 뱉으려 하여도 나오지 아니하고 삼키려 하여도 넘어가지 아니하는 증상. 정신적인 원인에 의하여 기(氣)가 목에 맺혀서 생긴다
.

현대의학에서 일반적으로 식도 이물감을 느낄 경우 우선 고려하게 되는 질환은 위식도 역류성 질환 내지는 후비루 증후군입니다.

위식도 역류성질환
위식도 역류성질환의 경우 하부식도 괄약근의 기능이 저하돼서 발생하게 되는데, 위산의 역류로 식도염을 유발합니다.

가장 큰 특징은 속쓰림으로 위 내용물의 구강내 역류를 동반할 수도 있습니다. 위식도 역류 질환의 합병증은 식도염, 식도협착, 식도궤양 및 바렛 이형성 등이 있습니다.

식도염은 동통을 유발하고 심지어는 출혈을 일으킬 수도 있는데, 때로는 다량의 출혈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복부에 압력을 주고 구부리고 앉으면 하부식도 괄약근의 힘이 약하기 때문에 위산이 넘어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제산제겔을 복용시켜서 증상이 사라지는지 확인하는 것도 약국에서 쉽게 위식도역류성 질환을 확인하는 방법입니다.

물론 확실하게 확인하기 위해선 병원에서 식도 내시경을 통해 검사하도록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약국에서는 환자에게 식도로 위산이 역류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침상을 6인치 올리고 커피, 술과 같은 위산 분비를 자극하는 음식을 피하도록 하고, 하부식도 괄약근의 압력을 약화시키는 항콜린성 약물이나 음식(지방, 초콜릿) 및 흡연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제산제와 H2 길항제를 사용하며 위장기능 조절제를 복용하도록 할 수 있습니다. 반하사심탕을 추천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1)

후비루 증후군

후비루는 코 및 부비동에서 다량으로 생산된 점액이 목뒤로 넘어가는 현상을 말합니다. 알레르기비염과 급, 만성 부비동염과 인후두 위산역류증 또는 해부학적 변이, 연하장애, 피임약 복용에 의한 호르몬 변화 등이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점액의 과다 분비가 원인이므로 목 뒤로 점액이 넘어가는 느낌이 있고, 만성적인 기침과 코가 흐르는 느낌 내지는 목에 점액이 고여 있는 듯한 이물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반복적으로 헛기침 내지는 이물질을(가래)를 뱉어내는 행동을 하게 되고, 증상이 심해지면 인후통을 느끼기도 합니다. 치료는 원인질환에 맞춰서 하면 됩니다.

이외에도 몇 가지 질환이 식도 이물감을 유발할 수 있지만 이즈음에서 넘어가도록 하고, 매핵기에 대해서 다시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앞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매핵기는 기가 막혀서 기울로 인해 발생하는 질환이라고 합니다. 사실은 여기에 한 가지 조건이 더 필요한데, 그것은 수독증상입니다.

평소에 위장기능이 좋지 않은 사람이 스트레스로 인해 기가 잘 돌지 않아서 울체된 기로 인해 담음이 정체되면 그것을 매핵기라 부르는 것입니다. 3)

풀어서 설명하자면 평소에 소화기능이 좋지 않아서 음식물의 원활한 흡수가 되지 않으면 위내정수가 생기고 그로 인해 담음이 생기게 됩니다.

담음이 몸에 그득한 상태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기체증상이 오게 되고 체액 정체도 발생하게 되면서 부종이 생기게 됩니다. 이런 상황이 식도부위에서 발생하게 되면 매핵기가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어떤 사람에게 매핵기가 잘 발생할지 예상이 되시나요?

위장기능이 좋지 않고 잘 부우며 신경이 예민한 사람에게 잘 발생할 것입니다. 또한 음주가 잦고 스트레스가 많은 직장인에게서도 자주 볼 수 있고, 건강염려증의 환자에게서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4)

물론, 직업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전문직 종사자들에게도 많이 보입니다. 그럼 반하후박탕은 어떤 본초로 이루어져 있을까요?

반하, 후박, 소엽, 생강, 복령 이 다섯 약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제 본초별로 이해를 해보자면, 우선 반하는 담음을 제거하기 위해 사용되었습니다.

복령도 수독을 제거하기 위해 사용이 되었고, 반하와 생강은 위장기능을 좋게 하기 위해 사용되었겠죠. 여기에 소엽과 후박이 기제(氣劑)로 사용이 되었습니다.

다른 본초는 이미 여러 번 살펴봤으니 소엽과 후박을 좀 자세히 보도록 할까요?

후박은 인사돌 플러스에도 포함된 약제로 소염기능과 부종제거에 효과가 있습니다. 소화를 돕기도 하고 복부팽만감을 제거할 때도 사용합니다. 심신을 안정시키는 데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기제로 쓸 수 있습니다.

소엽은 차조기잎을 말하는데 신경쇠약, 노이로제, 불면증 등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표에서 발한해기하는 작용을 하면서도 마황이나 계지와 같은 강한 발표작용이 없으므로 안전한 영역에서 많이 쓰이는 약제입니다.

향소산이나 삼소음과 같이 체력이 약한 사람의 초기 감기약에도 쓰이는데 이때는 소엽을 발표제로 사용한 것입니다.

따라서 반하후박탕은 단순히 소화기능의 문제만이 아니라 담음과 스트레스 두 가지 원인을 제거하기 위해 사용된 처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응용
반하후박탕은 후비루 증상에 사용해도 효과를 볼 수 있고, 목이 잘 쉬는 사람에게도 쓸 수 있습니다. 인후가 건조해서 성대부종이 온 경우에도 사용할 수 있고, 담음으로 인한 부종과 비염에도 쓸 수 있습니다.

이때의 비염은 자세를 바꾸고 누우면 낮은 쪽 코가 막히는 느낌의 비염을 말합니다. 흐를 정도는 아니지만 불편한 정도의 비염 말이지요. 반하사심탕 증과 유사하기 때문에 스트레스로 인한 기울을 확인해야 정확하게 쓸 수 있습니다.

반하후박탕 증상은 단기간에 효과를 볼 수도 있지만 그 원인이 위장기능 허약으로 인한 담음과 스트레스로 인한 기울이 겹친 증상이기 때문에 대부분 주 단위 이상의 투약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결론
스트레스와 담, 이것은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있어서는 뗄 수 없는 숙명과도 같은 용어라고 생각합니다. 과도한 음주, 다소 지나친 커피문화 그리고 하루도 거르지 않고 겪어야만 하는 스트레스들로 인해 앞으로도 반하후박탕은 약국 한약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 같습니다.

환자의 상태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적은 비용으로 환자의 상태를 개선시킬 수 있는 약을 발굴하는 것이 약사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반하후박탕도 그 의미를 정확하게 알고 더욱 많은 약사들이 사용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김연흥
▲2003년 대구 가톨릭대 제약학과 졸업 ▲現안산시약사회 상임이사 ▲現안산시약사회 건식위원장 ▲現안산시약사회 스터디그룹 ‘주경야독’ 회장 ▲現안산시 원곡동 백제약국 대표약사 ▲2011년 경기도 약사회장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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