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서 규모와 의료기관 등 파악 못해 학회가 나서
인증제 운영 중, 내년 해외 교류·무료검진 확대 할 것

현재 시행되고 있는 종합건강검진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적으로도 몇 개 국가에서만 시행되고 있는 독특한 의료서비스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빠른 소득 수준의 향상과 낮은 수가로 인해 검사장비의 이용이 용이해지면서 종합건강검진 산업이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정부에서는 검진 규모와 시행 의료기관 등에 대한 개괄적인 데이터도 갖고 있지 못한 상황.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대한종합건강관리학회가 나섰다.

건진 관련 데이터 확보, 법적 근거 마련 주력
지난 12월 5일, 대한종합건강관리학회는 창립 30주년을 기념해 경희대학교 경영대학 오비스홀에서 추계학술대회를 열고 ‘건강과 검진의 질적 향상과 검진의 재충전’을 주제로 명지병원 김동일 교수가 ‘한국의 건강검진 규모 및 학회 회원 현황’에 대한 특강을 진행했다.

대한종합건강관리학회 동석호 회장은 “그동안 정확한 검진시장의 규모를 파악하지 못한 채 의료관광 검진 활성화와 검진 시장 외형 확대에 치중해온 것이 현실”이라며 “오늘은 이런 현실에서 탈피해 한국의 건강 검진 규모 및 학회 회원 현황에 대해 창립 30주년을 맞아 되짚어 보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검진 규모는 대략 3조 7311억 정도이다. 명지병원 김동일 교수는 시민건강증진연구소가 올해 2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가건강검진 1조 924억원 △개인종합검진 1조 1378억원 △단체종합검진 1조 5천억원 정도라고 설명했다.

다른 데이터도 있다. 보건산업진흥원에서 발표한 2013년 고령친화요양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건강검진기관은 매출액 규모는 국가건강검진과 종합건강검진을 거쳐 4천억 규모에 달한다. 김 교수는 이 자료를 토대로 올해에는 건진센터들이 평균적으로 4조 4790억원의 매출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추정치일 뿐 구체적인 데이터는 부족한 상태이다. 동 회장은 “복지부에서 종합검진의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는지 의뢰를 해 온 상태이고, 학회 차원에서 어느 정도 정리를 거치면 이를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건강검진에 대한 구체적인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 외에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도 학회가 주력하고 있는 사업 중 하나이다. ‘건진센터’라는 명칭은 이미 일반화 되어 있지만, 사실 의료법에는 ‘건진센터’라는 명칭은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당연히 관련 법규도 전무한 상태.

동 회장은 “이제 복지부에서도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고 국가 건진과 민간 주도의 건진을 융합해 국민건강증진을 도모하려고 하고 있다”며 “민간 차원의 정보를 우리가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중소규모 건진센터까지 80개 기관 활동
학회는 지난 1986년 김성진 회장과 배기택 총무를 필두로 ‘질병의 조기발견 및 예방을 통한 국민건강증진’이라는 목표 아래 문을 열었다. 초창기에는 대학병원 건진센터 교수들 위주로 운영됐지만 점차 중소규모의 건진센터가 늘어나면서 학회의 규모도 커지고 회원 병원도 다양해졌다.

센터별로 가입을 받는 학회 특성상 현재는 대학병원 43개, 한국건강관리협회 산하 건강증진의원 16개 등 총 80개의 기관이 가입된 상태이며, 이중 우수종합건강진단센터로 인정된 기관은 54개에 달한다.

우수종합건강진단센터 인증제는 학회 차원에서 건강검진의 질을 관리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이다. 3년마다 학회차원에서 재인증을 거친다.

내년에는 종합검진의 세계화를 위한 교류도 보다 활발히 할 예정이다. 현재 우리나라 외에 건강검진이 활발한 국가는 일본과 대만 정도. 서구에는 센터는 물론 학회도 전무하다. 때문에 건강검진이 활발한 이 세 나라가 국제학술대회를 열자는 것. 원래는 올해 본격적으로 시작할 계획이었지만 메르스 때문에 내년으로 연기됐다.

학회의 공공적 역할 확대를 위해 사단법인 허가를 받은 지 2년이 된 만큼,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전국의 기관, 매체들과 연계해서 소외계층을 위한 무료 검진도 확대할 계획이다.

동 회장은 “우리나라 건진의 규모와 성과를 연구하고 이에 대한 방향과 앞으로의 역할을 제시하기 위한 학회 차원의 노력을 부단히 할 계획”이라며 “이와 더불어 공공적 역할을 확대해 국민들과 상생하는 대한종합건강관리학회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혈액만으로 ‘6개 암’ 잡는다
서울대 김철우 ‘스마트 암 선별검사’ 눈길

한편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종양병리학과 김철우 교수가 ‘스마트 암검진’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김 교수팀이 개발한 ‘스마트 암검사’는 암에 대한 위험도를 분석해 암이 있거나 암이 진행되기 전의 위험도 측정이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암은 발병 후에 확인 가능한데 스마트 암 검진은 혈액검사만으로 발병 전에 확인 할 수 있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6종류의 암(폐암, 위암, 대장암, 전립선암, 유방암)에 대한 검사가 가능하며, 피검사자 건강에 따라 어떤 암에 취약한지, 위험도가 어느 정도인지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스마트 암검사의 기술을 활용해 만성생활습관질환에 대한 위험도를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 암 종합혈액검사 시스템도 소개됐다. 스마트 암 종합혈액검사는 심혈관기능, 면역기능, 당뇨성향, 대사증후군, 갑상선기능, 간기능, 신장기능, 혈액이상 등 8대 질환에 대한 위험도를 입체적인 결과로 보여주며 이를 바탕으로 건강한지, 생활습관관리가 필요한지, 혹 치료 중인 환자는 관리가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 통합적으로 확인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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