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교육자 인증제’ 추진, 올해 교육프로그램 완성 목표
‘비만 예방의 날’ 캠페인 등 대국민 인식 개선에도 앞장

비만학의 세계 권위자들이 한국에 모였다.

대한비만학회(이사장 유순집)가 11월 12일부터 15일까지 그랜드쉐라톤워커힐호텔에서 국제학술대회 ‘ICOMES(International Congress on Obesity and Metabolic Syndrome)’를 개최한 것. 창립 25주년 만에 첫 국제학술대회이다.

‘비만과 대사증후군 이해를 위한 다양한 접근: 핵심에서 주변부까지’를 주제로 한 이번 학술대회에는 25개국에서 비만과 관련된 기초 연구 과학자 및 임상 전문의뿐 아니라 운동과 영양분야 전문가 약 1,000명이 참석했으며, 12개국에서 연자들이 초청됐다. 또한 총 4회의 기조강연 및 16회의 심포지엄 세션, 2회의 특별 강의 등 비만 및 대사증후군과 관련한 다양한 학술적 논의의 장이 마련됐다.

특히 주목을 끈 세션은 Plenary Lecture로 국내에서 2018년부터 급여가 적용되는 비만대사수술을 주제로 했다. 미국의 비만대사수술의 권위자 David E. Cummings이 비만대사수술을 통한 제2형 당뇨병 치료에 관한 최신지견을 발표했으며, 대한비만학회 회장 이문규 교수가 ‘한국에서의 비만과 대상증후군: 역학과 새로운 위험요인들’을 다뤘다.

대한비만학회 유순집 이사장(가톨릭대학교 부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국제학술대회 ICOMES는 국내 학회 주도의 비만 분야 최초 국제학술대회로, 비만 및 대사증후군에 대한 핵심부터 세부적인 내용까지 모두 아우르는 다양한 접근이 시도되는 학술의 접근의 장이 됐다”고 평가했다.

‘비만교육자 인증 반드시 필요’
이렇듯 창립 25주년 만에 국제대회를 치를 정도로 성장한 대한비만학회는 비만과 관련한 임상 및 기초의학, 영양과 운동 분야의 10,000여명이 활동하는 학회로 우리나라 비만 분야의 대표학회이다. 최근에는 국제학술대회 유치뿐 아니라 정책학회로서 면모도 다지고 있는데, 비만교육자 인증제도 도입에 대한 노력이 남다르다.

비만교육자 인증제도는 올바른 비만치료와 교육 정착을 위해 전문 교육인을 양성하겠다는 취지로 지난 2013년부터 비만학회가 지속적으로 논의해온 제도이다. 비만을 진료하는 의료진들뿐만 아니라 영양학, 체육학 전문가, 정부 관계자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지금까지 4회 정도 회의가 진행됐으며, 지난 봄 춘계학술대회에서는 학회 외부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공청회도 진행한 바 있다.

이번 국제학술대회에서도 비만학회는 비만교육자 인증제도 도입을 둘러싸고 학계와 정부의 의견을 나누는 공청회를 마련했다. 대한비만학회의 비만전문가와 행동요법, 영양, 운동 및 비만외과수술 전문가인 △가천의대 이규래 교수 △가천의대 김양현 교수 △고려의대 신혜정 교수가 발제를 맡았고,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과 하 진 사무관도 패널로 참석해 정부의 입장을 설명했다.

비만학회 교육위원회 이규래 이사(가천의대 길병원 가정의학과)는 “지난 2013년 개원의, 봉직의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80%가 '비만교육자 인증제'에 찬성했다. 학회가 이런 공공적인 일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공청회와 더불어 올해 안에 비만교육자 인증 교육 프로그램을 완성하는 등 학회 측에서도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으니 지금까지의 노력을 토대로 실효성 있는 비만교육자 인증제도 마련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현재 비만학회에서는 영국의 비만전문교육 전문가인증인 ‘SCOPE(Specialist Certification of Obesity Professional Education)’ 등을 벤치마킹해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비만은 대사 증후군 핵심’ 국민 설득 중점
이와 더불어 비만학회가 최근 주력하고 있는 또 하나의 정책 기조는 대국민 인식 개선이다. 특히 최근에는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비만 데이터를 총 망라한 ‘숫자로 보는 우리나라 비만(Obesity in Korea 2015)'을 발표했다.

이 데이터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남성 3명 중 1명은 비만이며, 2명 중 1명은 과체중 또는 비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도비만은 전체 성인의 약 4%이다.

남성의 경우는 좀 더 심각해 약 62.7%(3명 중 2명)가 과체중이거나 비만이어서 여성의  47.5%보다 높게 나타났다.

복부비만은 연령과 깊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50세 이상이 비만일 확률은 50세 미만보다 2배나 높았다. 또한 복부비만인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대사증후군인 경우가 4배 더 높게 나타났으며 고혈압, 당뇨병, 만성콩팥병도 1.5배에서 2배까지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비만학회 원종철 정책위원(인제의대 상계백병원 내분비내과)은 “한국인의 비만율은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지만, 굉장히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며 “급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연령에 따른 복부비만에 증가율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면에서 중요한 정보라고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얼마 전 건보공단 비만 예방 및 관리방안 마련 등 공동연구를 위한 MOU를 체결했는데, 이런 노력들이 국민들을 대상으로 비만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알리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비만학회는 ‘High Five 2015’라는 이름으로 보건복지부와 ‘제6회 비만예방의날 캠페인’을 진행했다. 적정 체중, 걷는 즐거움, 건강한 식사, 충분한 수면, 가족과 함께하는 식사 등 주요 행동 강령을 발표하고 부모와 함께하는 가족 참여형 행사를 개최해 자연스럽게 가족 간의 야외활동을 유도하는 식이다. 이와 함께 소아청소년 비만 예방을 위해서 부모가 바뀌어야 한다는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고, SNS를 통해 ‘부모가 바뀌어야 아이들이 바뀐다’는 동영상을 배포하고 관련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다.

비만학회 유 이사장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대사증후군의 가장 핵심 위험인자인 비만을 예방하고 해결하기 위해 대한비만학회는 학술적 발전뿐 아니라 비만에 대한 인식 개선과 치료 환경 개선 등을 통해 국민 건강증진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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