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식도역류성질환·위염·소화불량 등 다양한 적응증
위장기능 조절제·유산균 함유제품 병용시 증상에 도움

사례 1) 20대 여성
장에서 꾸룩대는 소리가 많이 나고 변이 시원하게 나오질 않는다. 변이 되게 나오지는 않지만 뒤가 깨끗하지 않아 변비라고 생각한다. 답답하고 입맛이 없다.

사례 2) 10대 남성
음식맛이 없다. 장에서 소리가 많이 나고, 침을 자주 뱉는다. 화장실을 자주 가고 변이 퍼지지만 시원하지는 않다.

사례 3) 30대 남성
감기가 걸리고 나서 감기는 회복이 되었지만, 소화가 잘 안되고 메슥거리는 증상이 생겼다. 입맛이 없고, 식후에 더부룩한 증상이 있다. 가끔 설사기가 있다.

사례 4) 30대 여성
음주 후 명치가 답답하고 인후통이 있다. 원래 위식도 역류성 질환이 있는데, 병원 처방을 복용하면 호전이 되나 자주 재발한다.

위에 소개된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에게 필자가 자주 쓰는 약은 반하사심탕입니다. 반하사심탕은 보통 위장 기능이 좋지 않을 때 약국에서 가장 흔하게 쓰는 약으로 생각되는데, 반하사심탕은 그 적응증을 정확히 알면 보다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는 처방입니다.

이번 호에서는 위식도 역류성 질환을 비롯해 반하사심탕을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경우를 살펴보고 반하사심탕을 어떻게 더 응용할 수 있을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위식도역류성질환
위식도역류성질환은 위산이 식도로 넘어가 식도에 염증을 일으키거나 증상이 나타나는 질병을 말합니다. 위식도역류성질환은 크게 두 가지 과정에 문제가 있어서 발생하는데, 첫째는 정상인에 비해서 위산의 역류가 자주 생기기 때문이고, 둘째는 식도내로 역류된 위산이 제대로 제거되지 않아서 생기는 것입니다.

위식도 역류가 생기는 기전으로는 하부식도괄약근의 일시적 이완현상, 열공 헤르니아, 하부식도괄약근의 낮은 압력 등이 해당되며, 역류된 위산이 제거가 안되는 기전은 식도의 연동운동에 장애가 있거나 타액분비 감소 등이 해당이 됩니다.1)

위 식도 역류질환 환자의 치료는 일반적으로 PPI나 히스타민-2 수용체 길항제를 사용하거나 이와 함께 위장운동촉진제(Prokinetics)를 병용 투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약사들의 경우 처방조제가 아닌 다음에야 PPI를 쓸 수도 없고, H2-수용체 길항제 및 Prokinetics를 사용하는 데도 한계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약국임상에서 환자들에게 위식도역류성질환에 쓸 수 있는 좋은 약을 찾아야 할 텐데, 가장 먼저 생각나는 약이 반하사심탕입니다.

반하사심탕
반하사심탕은 반하, 황금, 황련, 건강, 인삼, 감초, 대추로 이루어진 처방입니다. 반하사심탕은 약국 위장약 중에서 가장 판매 비중이 많은 약일 텐데 그 이유는 효과도 효과지만 크게 부작용이 없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반하사심탕은 소시호탕의 변방이라고 말할 수 있는 소양병 처방입니다. 소양병은 입이쓰고, 마르며, 눈이 아찔하게 어지러운 증상으로 표현되는데 태양병의 병사가 진입하여 반표반리에 들어온 상태를 말합니다.

소양병의 반표반리
눈과 입 인후는 모두 표라고 말하기도 애매하고 裏라고 말하기도 애매한 위치로 때때로 닫혀있기도 하고 때에 따라 밖으로 노출되는 곳이기 때문에 반표반리라고 말하게 됩니다.

태양병의 병사가 진입해서 완전히 表도 아니고 裏도 아닌 곳에 위치하게 되면 간간히 열이 올랐다가 내려가기도 하고 소화기능이 떨어지기도 하고 편도가 붓거나 컨디션이 좋지 못하고 여기저기 아픈 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식은땀이 나기도 하는데 이 증상은 며칠간만 지속되기도 하지만 때에 따라서는 오랜 기간 동안 지속되기도 합니다.

현대인들은 이런 소양병적 기질을 많이 가지고 있는데, 이유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지나친 스트레스로 자율신경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환자가 스스로 자각하기는 어려워서 단지 피곤하다고 인식하거나, 체력이 떨어져 있다고만 생각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약사가 정확하게 환자에게 묻지 않고는 그 증상을 눈으로 관찰하는 것만으로는 확증하기 어렵기 때문에 구고, 인건, 목현은 약사가 환자에게 수시로 물어봐야 되는 필수항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서 나오는 증상은 대부분 소시호탕을 사용하면 조절을 할 수 있는데, 이 소시호탕에서 시호를 황련으로 바꾸기만 하면 반하사심탕이 만들어지므로 소시호탕과 반하사심탕은 서로 밀접한 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반하사심탕에서 반드시 확인해야 되는 증상은 무엇이 있을까요?

바로 명치 바로 밑에 무엇인가 단단하게 뭉쳐있으면서 답답함을 느끼게 하는 증상을 수반하고 구역질과 장명이 동반되면 필히 반하사심탕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를 심하비경, 구이장명이라고 말합니다.

명치가 답답하지만 통증은 없는 상태라야 반하사심탕증인데 만약 통증이 느껴진다면 함흉탕류를 사용해야 합니다.

<그림>3)에 나온 위치가 답답해지고 만졌 을때 통증이 느껴지지 않으면 반하사심탕을 의심하면 됩니다.

약국 임상에서 반하사심탕을 확인하면 구역질과 장명이 동시에 수반되는 경우를 쉽게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필히 위장기능 저하로 인한 장액의 재흡수 불량으로 인한 것입니다.

따라서 반하사심탕은 속이 메슥거리고 장에서 소리가 많이 나면서 장액이 넘치기 때문에 설사기가 있는 사람에게 사용하면 좋은 처방인데, 물같은 설사라기보다는 변을 보면 퍼지는 경향이 있고 또 변을 봐도 시원하지 않아 또 다시 화장실에 가고 싶은 상태인 경우가 많습니다.

반하사심탕의 본초
반하사심탕의 본초를 보면 반하가 있어서 수독을 제거해 주고, 건강이 구역을 조절해주며, 황련과 황금은 위장의 예민한 상태 내지는 위장의 열을 가라앉히는 역할을 합니다.

인삼, 감초, 대추는 비위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지나친 설사나 영양분의 흡수저하로 인해 위장 기능이 떨어져서 심하비경이 왔을 때는 인삼, 감초, 대추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반하사심탕은 소양병의 처방으로 봐야 하지만, 많은 경우 감기증상과는 큰 연관이 없는 체질적으로 장기능이 좋지 않은 사람의 체질 개선제로도 많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반하사심탕의 응용
1) 감기증상이 호전되었지만 소화기능이 좋지 않거나 입맛이 좋지 않고 장에서 소리가 많이 날 때 쓸 수 있는 약입니다.

2) 위산이 넘치고 명치가 답답한 증상을 호소할 때 쓸 수 있는 약입니다.

3) 음주 후 배가 아프거나 구역질이 날 때 사용할 수 있는 약입니다.

4) 청소년기에 체력이 약해서 장명이 심하고 화장실을 자주 갈 때 쓸 수 있는 약입니다.

5) 변이 자주 마렵지만 배변 후 시원하지 않아 화장실을 자주 가는 사람에게 쓸 수 있는 약입니다.

6) 위장기능이 좋지 않은 사람의 역류성 식도염에 쓸 수 있는 약입니다. 목에 이물감이 있는 반하후박탕의 환자의 초기에 쓸 수 있습니다.

반하사심탕은 단독으로 사용하는 것도 좋지만 위장기능 조절제나 유산균 함유제품과 같이 사용하면 증상 조절에 더욱 도움이 될 수 있고, 장 건강이 좋지 않아서 유산균제품을 구매하러 온 소비자에게 1주일 정도 같이 복용할 것을 추천할 때도 유용한 약입니다.

반하사심탕과 작약감초장을 동시에 주면 급격한 위의 통증을 개선할 때 도움이 되며, 급격한 위장통과 구역 속쓰림에 응용하면 좋습니다.4)

반하사심탕에 생강을 증량하면 생강사심탕이 되는데 반하사심탕증에 구역이 많이 난다면 반하사심탕을 생강차에 복용하도록 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위장기능이 더 떨어진 사람의 경우 음식물의 소화가 더욱 되지 않아 뱃속에서 물소리가 나며 신경증이 더해져서 불안증이 올 수 있는데, 이땐 감초를 증량한 감초사심탕이 도움이 됩니다.5)

약국에서 판매하는 감초로 차를 내서 그 물에 복용하도록 하면 됩니다.

결론

약국에서 다빈도로 접하게 되는 위장병 환자에게 약국에서 쓸 수 있는 좋은 약 중에 반하사심탕이 있습니다. 반하사심탕은 위염, 메슥거림, 속쓰림에 부작용이 적은 약으로 다빈도로 사용이 되지만, 그 의미를 정확히 알고 쓰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반하사심탕은 현대인의 식습관과 생활문화 등을 고려할 때 앞으로 더욱 많이 사용될 약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트레스로 인한 위염과 소화불량, 과도한 다이어트 등으로 인한 위무력증, 차가운 음식을 자주 먹어서 생기는 위냉증 뿐 아니라 젊은 세대의 과민성대장증후군에도 쓸 수 있는 약입니다.

다양한 적응증을 찾아내서 발전적으로 한약을 사용하다 보면 약국 한약시장도 지금보다는 더욱 활기차고 탄탄해지리라 기대합니다.

각주

1) 소화기계 질환, 김정룡 편저, 2000, 일조각
2) 기초에서 응용까지 핵심 상한론 48처방, 저자 배현, 대한약사통신
3) 대전 산성동 생생한의원 이미지
4) 보험한약입문, 이준우 지음, 군자출판사
5) 알기 쉬운 약국의 한방 임상, 정동환, 도서출한 청담

김연흥
▲2003년 대구 가톨릭대 제약학과 졸업 ▲現 안산시약사회 건식위원장 ▲現 안산시약사회 스터디그룹‘주경야독’회장 ▲現 안산시 원곡동 백제약국 대표약사 ▲2011년 경기도 약사회장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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