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간염백신 개발, 무료예방접종 시행 등 이뤄내
간질환 인식 개선 위해 지역사회캠페인 등 다채롭게 활동

최근 C형간염이 다른 장기에도 손상을 일으키고 특히 대사증후군이나 심혈관계 질환에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일단 진단만 되면 완치가 가능한 질환이지만 문제는 증상이 없어 대부분의 환자들이 이를 지각하지 못한다는데 있다. 대한간학회가 지난 2013년 실시한 ‘일반인 간질환 인지도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중 9명은 C형 간염에 대한 검사를 받은 적이 없거나 검진여부를 모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간학회의 고민도 바로 이 부분이다. 지난 10월 20일 간의 날을 맞아 대한간학회가 주최한 ‘간의 날 기념식 및 토론회’도 이런 간학회의 고민이 묻어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이날 기념식에서 한국간재단 서동진 이사장은 “C형간염은 완치가 가능하고 B형간염 역시 초기에 관리만 잘하면 호전될 수 있는데 홍보가 부족하다보니 간질환이 국민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만연해있다”며 “간질환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국민들에게 예방과 치료에 대해 다양한 정보를 주기 위해 대한간학회가 앞장설 것”이라는 다짐을 내비쳤다.

캠페인, 미디어 활동 등 대국민 홍보 주력
이런 다짐처럼 대한간학회는 그동안 간질환 예방을 위해 다양하게 활동해왔다.

우선 지난 2000년부터 매년 10월 20일을 간의 날로 제정해 국민교육과 홍보를 계속하고 있고, 간학회 홈페이지를 통해 일반 상식과 생활수칙, 식생활 등을 안내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올해에만 라디오와 검색포털을 통해 국민들에게 간질환정보를 제공하고 이를 책자로 발간하는 작업과 지역 전통시장과 학교, 외국인 보호소를 찾아 무료검진을 실시하는 사업 등이 진행됐다.

라디오 캠페인인 ‘Check Liver'는 지난 7월 12일부터 10월 30일까지 tbs 교통방송을 통해 시행됐고, 검색포털 네이버에와 손을 잡고 일반인들이 간건강에 대해 가장 많이 묻는 질문들을 건강백서 형태로 제공하기 시작한 것도 올해 책자 ’간(肝) 건강백서‘로 발간되기에 이르렀다.

지역 전통시장과 학교를 찾는 ‘지역사회캠페인’은 올해 부산과 목포, 여수 등에서 시행됐다. 한국간재단 안상훈 홍보국장은 “지난해에는 간염 바이러스를 중점으로 했지만, 직접 국민들을 만나보니 생각보다 지방간 문제가 심각해 올해는 대사성 질환과 지방간까지 포함하는 등 여러 가지 항목을 포함시켜 무료 검진을 실시했다”며 “지속적인 캠페인과 미디어 활동을 통해서 간질환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질환 극복이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원로들의 노력 힘입어 올해 창립 20주년 맞아
이렇듯 대한간학회가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었던 바탕에는 원로 선배들의 노력이 깔려있다.

대한간학회는 지난 1995년 문을 열어 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하지만 1981년부터 한국간연구회라는 이름으로 활동해오며 우리나라의 간염백신 개발과 국가 무료 예방접종을 가능하게 했다.

이날 현장에서 대한간학회 한광협 이사장은 “지난 1981년 간담도질환에 대한 기초연구와 임상연구 결과를 학술대회와 심포지엄을 통해 교환하고 체계적인 국제 교류의 장에 뛰어들고자 한국간연구회가 창립되었고, 이 취지를 승계하여 1995년 6월 23일 임시 총회에서 회칙을 개정한 후 대한간학회가 발족되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대한간학회의 노력이 현재의 상태를 가능하게 했다고 강조했다. 한 이사장은 “그동안 대한간학회와 정부와 힘을 합쳐 노력한 결과 신생아의 감염률은 현재 1% 미만으로 거의 소실상태이며, 성인에서도 점차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앞으로도 간염으로 인해서 건강과 생명을 잃는 일 없도록 무엇보다 예방에 중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국내 C형간염 환자 90% 검사 여부조차 몰라
대한간학회는 이날 ‘C형간염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과 ‘건전음주와 생활수칙’을 토론 주제로 삼았다. 그동안 꾸준하게 제기되어 온 ‘음주’의 위험성을 강조하고, 최근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C형간염에 대한 인지도 제고를 위해서이다.

특히 한양대의대 내과 전대원 교수는 C형간염 조기검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 교수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C형간염 환자의 20%만 치료를 받고 있고, 나머지 60%는 자신이 감염자인지조차 인지하고 있지 못하다. 국내의 경우 역시 10명 중 9명은 자신이 검사를 받았는지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전 교수는 “C형간염은 완치가 가능하지만 방치하면 간경변이나 간암으로 이어지고 이밖에도 심혈관계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에도 영향을 끼친다”며 “C형간염을 적극적으로 치료하지 않으면 간질환 혹은 다른 질환으로 입원하는 빈도가 4배 이상 증가하는데다 다른 약제비용과 검사비용까지 합치면 그 비용이 대단하다. 사회적 비용 감소를 위해서라도 C형간염에 대한 인지도 제고가 대한간학회가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C형간염 조기검진과 선별검사가 사회적 비용을 감소시키는 만큼 대한간학회에서도 또 하나의 도전과제로 삼고 추진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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