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70주년 맞아 ‘KCR2015 개최’, 33개국 3천명 참석
지속 가능한 의료 위한 정책 개발과 세계 무대 진출 목표

대한영상의학회(회장 김승협,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가 창립 70주년을 맞아 지난 9월 9일부터 12일까지 서울 COEX에서 KCR2015(The 71st Korean Congress of Radiology)를 개최했다.

사람 나이로 70은 ‘고희(古稀)’라고 일컬어 노년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하지만, 의학회에게 70주년이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음을 의미하는 방증이자 새로운 역할과 시작을 고민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김승협 회장은 “대한영상의학회가 지난 70년간 많은 굴곡이 있었는데, 지금 우리는 상승하는 곡선의 끄트머리에 와있다고 볼 수 있다”며 “하지만 지금까지 선배님들이 그래왔던 것처럼 어려운 시기와 풍요로운 시기 모두 ‘화합’하는 정신으로 활동하면 앞으로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해방 직후 창립, 현재 회원 수 4천명
대한영상의학회는 지난 1945년 문을 열었다. 해방 이후 채 두 달이 되지 않은 10월 5일의 일이다. 현재 대한영상의학회의 회원 수는 약 4천여명.

대한영상의학회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지난 70년의 역사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발전 방향을 논의하고자 ‘Pre-congress’를 열었다. 당시 현장에서 대한의학회 이윤성(서울대의대 법의학교실) 회장은 “일제 강점기에도 우리나라 의학자들은 의학연구라는 본연의 역할을 지속해왔고, 그 역사적인 전통 속에서 대한영상의학회가 만들어졌다”며 “오늘날 대한영상의학회의 위상은 영상의학이라는 큰 학문적 흐름을 이어오신 선대 의학자들의 열정과 헌신의 결과”라고 평가했다.

대한의사협회 추무진 회장도 현장을 찾아 “한국의료가 발전해 국민건강 향상에 이바지하고,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중추적인 역할을 하게 된 것은 영상의학의 뒷받침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앞으로 영상의학의 발전을 위해 더욱 매진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 같은 평가를 방증하듯 대한영상의학회는 올해로 5년 연속 대한의학회 정기총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기록을 세우고 있다. 2003년 대한의학회가 대상을 운영한 이후 한 번도 최고의 자리를 내주지 않은 셈이다.

특히 올해는 국내 영상의학 발전을 위해 노력해온 △김주완 교수(12대 대한영상의학회 회장) △박수성 교수(11대 대한영상의학회 회장) △박용휘 교수(전 린다우노벨수상장학회 학술대사)가 명예의 전당에 헌정되기도 했다.

김승협 회장은 “이번 수상은 우리 학회의 수준을 확인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상”이라며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더욱 발전시켜 세계적 역량을 배가해나가겠다”고 소회를 전했다.

국내외학회와 다양한 공동심포지엄 열어
이번 학술대회에는 전 세계 33개국 약 3,000명 이상의 영상의학자들이 참여했다.
대한영상의학회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국내외학회와의 공동심포지엄이다. 우선 이번 KCR2015에서는 중국영상의학회(CSR), 아시아오세아니아영상의학회(AOSOR), 프랑스복부영상의학회(SIAD), 미국흉부영상의학회(STR) 등 4개국과 공동심포지엄이 마련됐다. 더불어 국제협력관계에 있는 국가 중 연자 교류 협약이 있는 8개국에서 12명의초청 연자가 참가해 학술대회를 보다 풍성하게 했다.

특히 ‘Building an Asian Friendship'이라는 주제로 개최된 ’Asian Radiology Forum 2015'에서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미얀마, 싱가포르, 타이, 베트남, 인도, 네팔, 우즈베키스탄, 파키스탄, 호주, 중국, 홍콩, 일본, 몽골, 대만 등 17개국 대표가 참석해 각 국가별 영상의학회의 현재를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원재 총무이사(삼성서울병원 영상의학과)는 “처음에 초청을 하면서도 몇 개 국가나 응답을 할 수 있을까 의심했지만, 17개 국가에서 참가 소식을 전해와 깜짝 놀랐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아시아 영상의학의 현재를 진단하고 이 가운데서 한국이 무게 중심을 잡을 수 있어 뿌듯했다”고 설명했다.

지속 가능한 의료 위해 ‘정책연구네트워크’ 설립
같은 맥락에서 대한영상의학회의 앞으로의 목표는 미국과 유럽이 주도하고 있는 국제무대에서 아시아 영상의학의 리더로 무게 중심을 맞추는 것이다.

이를 위해 대한영상의학회는 정책적으로 ‘지속가능한 의료’를 실천하기 위해 고민 중이다. 김 회장은 “우리나라의 의료 수준은 세계 어느 곳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지만, 의료 수가는 터무니없이 낮다. 하지만 건보 재정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증가하고 있어 의료계 종사자로서 ‘지속 가능한 의료’가 무엇인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며 “결국 핵심은 ‘어떤 방법이 환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가’에 있다고 보고, 학회 임원진들과도 고민을 함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고민의 결과로 탄생한 것이 ‘대한영상의학회 정책연구 네트워크(RANK-QS)’이다. 지속 가능한 의료를 위한 정책을 고민하기 위해 9월 9일 평의원회에서 구성하기로 의결한 이 조직은 앞으로 영상의 질 확보와 환자 안전을 위한 정책을 연구한다.

김 회장은 “앞으로 대한영상의학회의 세계화와 정책적인 뒷받침을 통해 회원들의 힘을 모으는 중심축이 되고자 한다”며 “주변 환경의 변화로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잘 준비해 앞으로 70년 역시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여주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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