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낭성난소증후군, 가임기 여성에 가장 흔한 질환
무 배란이 지속되면 자궁 내막이 두꺼워져 위험

 

황은경 약사 (부산시 사하구 오거리약국)


 

그간 성호르몬에 관한 진단시약들을 쭉 살펴보았다.
이번 호에서는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기 전에 여성 불임과 많은 연관을 가지고 있는 다낭성 난소증후군을 알아보고자 한다.
생리불순과 그로 인한 난임, 사춘기도 아닌데 여드름이 나고 체모가 많아진다면 다낭성 난소 증후군을 의심해보아야 한다.
다낭성 난소 증후군(PCOS polycystic ovarian syndrome)은 난소의 크기가 커지면서 난소의 가장자리를 따라 10개 이상의 난포들이 생기는 질환으로 PCOS 환자의 60~85%에서 월경불순(생리불순, 무 월경, 생리통이나 비정상 자궁출혈, 월경전증후군 등 월경과 관계되는 모든 병증을 총칭)과 같은 월경 장애가 나타난다. 배란이 주기적으로 되지 않아 생리주기가 불규칙적이고, 난임, 불임과 함께 자궁내막증, 자궁내막암 등의 합병증 위험이 높아 주의가 필요한 질환이다.
명확하게 원인이 밝혀지진 않았지만 유전적 요인과 더불어 인슐린 저항성, 안드로겐 호르몬 증가, 비정상적인 호르몬 분비 등 내분비 질환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낭성 난소 증후군에서 만성적으로 무 배란이 지속되다 보면 자궁 내막이 두꺼워지기만 해서 자궁 내막 증식증에 걸릴 위험이 높아지고, 심한 경우 자궁 내막암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또 자궁 내막이 터지는 경우 불규칙한 이상자궁출혈이나 수혈이 필요할 정도로 심각한 출혈로도 이어질 수 있다. 1)

 

① 생리 불순은 다낭성 난소증후군의 대표적인 증상
2013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생리불순과 관련된 ‘무월경, 소량 및 희발 월경’의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에 총 진료인원은 2008년 35만 8000명에서 2013년 36만 4000명으로 늘어 연평균 0.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고 2~30대 가임기 여성의 100명 중 3.8명은 월경이 없거나 적다고 한다.

[그래프] 연령대별 여성 인구 10만명당 ‘무월경, 소량 및 희발 월경’ 진료인원(2013년)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산부인과 정재은 교수는 “20, 30대 미혼여성에서 나타나는 무월경 및 희발 월경의 주 원인은 다낭성 난소증후군과 스트레스나 체중 감소에 의한 시상하부 장애로 볼 수 있다. 다낭성 난소증후군은 과거에는 진단되기 힘들어 ‘결혼하고 아이 낳으면 좋아지는 생리불순’ 정도로 치부된 부분이 없지 않았다”고 밝혔다.

 

② 다낭성 난소증후군의 연령별 발생률 2)

[그림1] 다낭성 난소증후군 연령별 발생률

위의 그림에서 보듯이 다낭성 난소증후군의 30대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질병분류별 연령별 급여현황’ 통계자료를 보면 4년간(2010년~2013년) 연령별 월경 장애에 대한 진료인원수에서 2013년의 경우, 20대 여성이 203,788명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그 뒤를 이어 30대 여성이 192,625명으로 나타나 11,163명의 차이를 보였다. 이는 2010년의 25,144명 차이에 비해 많이 좁혀진 수치이다.
이처럼 차이가 좁혀진 이유는, 20대 여성은 매년 연평균 1.2% 감소한 반면 30대 여성은 꾸준히 증가하여 4년간 4.74% 증가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월경 장애의 원인을 전부 다낭성난소증후군으로 볼 수는 없지만 가임기 여성에서 상당히 흔하게 나타나는 내분비 질환이므로 월경 장애의 증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근 만혼현상이 일반화 되면서 가임기 연령대가 늦춰지고 있어, 특히 30대 여성의 관심이 필요하다.

 

③ 정의
다낭(성)난소증후군(polycystic ovarian syndrome; PCOS)은 만성 무 배란과 안드로겐 과다가 특징이며 흔히 월경이상과 불임 등으로 처음 인지되는 질병1)이다.
여성의 난소 또는 부신에서 정상치 이상의 남성호르몬을 생산하는 것과 체내 농도가 증가된 LH와 그 변화가 미미한 FSH에 의하여 난소의 다낭성 변화가 일어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림2] 다낭성 난소증후군 환자의 다낭성 난소 상

 

난자의 성숙과 배란이 정상적으로 일어나지 못하고 난소 내부에 여러 개의 낭종이 생성되기 때문에 이런 이름으로 불린다.
다낭성 난소 증후군을 가진 여성의 난소는 규칙적으로 배란을 하지 못하거나 배란을 하더라도 건강하고 생식 가능한 난소를 배란하지 못할 수 있다. 또한 정상적인 난자가 배란되어도 자궁이 수정란을 착상시킬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지 못하여 결과적으로 임신에 실패한다.
다낭성 난소 증후군은 가임기 여성의 5~10%에서 발생하는 가장 흔한 내분비 질환중의 하나이며 무배란성 불임증의 주요한 인자이다. 1935년 Stein과 Leventhal에 의해 처음 제시된 질환으로 무월경, 다모증, 비만, 특징적인 다낭성 난소 (한 단면에 2~8㎜ 크기의 낭포가 10개 이상 보임)의 소견을 가지지만 임상양상은 아주 다양한 것이 특징이고 인슐린 저항성이 다낭성 난소증후군의 병태생리를 설명하는 중요한 기전으로 이해되고 있다. 더욱이 비만으로 인해 내장지방이 많아지거나 대사증후군이 생기면 증상이 더 악화된다.
PCOS는 사춘기 소녀에서는 고안드로겐 혈증에 의한 다모증, 여드름 등의 증상과 불규칙한 월경, 비만 등의 조기 대사이상을 나타내며 가임 연령기에는 월경이상, 부정출혈과 불임, 자궁내막증식증, 자궁내막암 등의 생식내분비적인 문제와 인슐린 저항성이 동반된 제2형 당뇨병과 임신성 당뇨(정상인의 2.89배),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죽상경화증의 위험이 높은 대사 질환을 동반하며 폐경이후에는 악성 종양, 대사성, 심혈관계 질환의 발생 가능성을 증가시켜 여성의 일생동안 치료와 관리가 요구되는 증후군이다.
또한 정상인에 비해 자연유산(8.32배), 임신합병증의 위험이 높을 뿐 아니라 태아가 거대해지거나 치료받을 위험성이 높아진다.

 

④ 진단을 위한 임상증상
무 월경 또는 희발 월경 등의 월경이상, 다모증과 여드름, 비만, 인슐린 저항성, 고지혈증, 골반 초음파검사상 다낭성 난소, 혈중 androgen증가, LH/FSH 비율의 증가 등이며 이런 여러 임상양상이 한 환자에게서 모두 나타나는 것은 아니므로 단일 진단기준을 정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진단에 고려야 되어야 할 사항은 가족력, 과거력, 신체검진, 혈액검사 등이 있다. 3)

[그림3] 다낭성 난소 증후군환자의 과다한 안드로겐으로 인한 다모증 점수표 4)

 

ⅰ) 가족력; 쌍둥이 연구를 통해 79%의 유전적 성향이 관찰되었고 PCOS 자매에서 인슐린 저항성과 고안드로겐혈증의 빈도가 높았다는 보고가 있다.
ⅱ) 과거력: 저체중아와 이른 초경연령이 PCOS의 위험인자이다. 비만한 경우에는 수면무호흡증, 관절염, 당뇨, 비알코올성 지방간등의 질환도 영향을 미친다.
ⅲ) 신체검진: 체질량지수, 여드름, 다모증. 남성형 탈모, 겨드랑이나 허벅지 등 굴곡진 곳에 갈색 피부 병변이 생기기도 한다. 혈압과 갑상선 촉진과 함께 남성화증상이 얼마나 진행되었는지 확인한다. 남성화증상이 있다면 부신이나 난소의 안드로겐 분비종양과의 감별이 필요하다.
ⅳ) 혈액검사: 불규칙한 월경주기를 보이거나 갑상선 종괴가 관찰된다면 갑상선 기능검사를 해보도록 권유하고 남성 호르몬 수치(특히 유리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재도록 한다.

 

⑤ 다낭성 난소증후군의 진단 기준

i)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NIH).1990
남성호르몬 과다증상 혹은 고안드로겐 혈증, 희발배란
ⅱ) 미국생식 내분비학회/유럽간생식-태생학회,2003년 로테르담
희발생배란 또는 무배란, 고안드로겐혈증의 임상적 그리고/또는 생화학적증거, 초음파상의 다낭성난소
ⅲ) Androgen Exdess Society(AES).2006년
고안드로겐 혈증(다모증 그리고 /또는 남성호르몬 과다증상), 난소장애(희발, 무배란성 월경 그리고 /또는 다낭성 난소)

이 중에서 2003년에 개정된 유럽/미국 생식 내분비학회 연합의 기준을 진단기준으로 삼아 만성 무배란, 임상적 또는 생화학적 고안드로겐혈증, 그리고 커진 난소의 가장자리를 따라 10여개의 작은 난포가 염주모양을 하고 있는 양상의 3가지 기준 중에서 두 가지 이상을 만족하는 경우에 다낭성 난소증후군으로 정의한다.

 

⑥ 증상
a. 배란 장애배란 장애는 다낭성 난소 증후군 환자의 약 60~85%에서 관찰된다. 희발 배란, 무배란으로 인해 희발 월경, 무 월경이 흔하고, 약 30%에서는 기능성 자궁 출혈을 나타나며, 드물게는 빈발 월경(월경 주기가 규칙적이나 25일 이내로 비정상적으로 빠른 경우)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생리 불순은 사춘기 때 시작하여 평생 지속될 수 있으며, 배란 장애로 인하여 불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만성 무 배란으로 인해 무 배란성 월경이 규칙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고 기능성 자궁출혈의 형태로 나타날 수도 있는데  임신을 시도하는 여성에게서는 불임이 나타난다.

b. 고안드로겐 혈증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 분비 증가로 몸에 털이 많아지고(다모증) 여드름이 잘 생긴다.
임상적 고안드로겐성 혈증의 증상으로 젊은 여성에게는 다모증이나 여드름이, 나이든 여성에게는 탈모증으로 나타난다. 다모증은 약 60%의 PCOS 여성에게서 보고되고 있지만 동양인에게서는 그 발생빈도가 낮다.
여드름의 경우 피부과 치료를 받는데도 불구하고 호전이 없는 경우, 만 9세 이전에 여드름이 발생한 경우, 10대 초기에 심한 낭포성 여드름이 생기는 경우, 10대 후반~20대 이후에도 지속되는 여드름인 경우에는 호르몬 검사를 고려할 수 있다.
그리고 다낭성 난소 증후군 여성의 5% 미만에서 탈모가 나타난다.
다낭성 난소 증후군이 있는 여성에서 고안드로겐 혈증을 나타내는 임상적인 증상을 보이는 경우에도, 반드시 혈액 검사에서 안드로겐 증가 소견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5)

c. 허리/둔부 위주로 살찌는 중심형 비만특히 허리와 둔부를 중점적으로 비만이 된다.
환자군의 50%, 높게는 70%의 여성이 비만에 해당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d. 생식샘 자극 호르몬의 분비 이상생식샘 자극 호르몬의 분비 이상은 다낭성 난소 증후군 여성의 공통적 특징으로 혈중 황체 형성 호르몬과 난포 자극 호르몬의 비율이 증가(2.1 이상)하는 것이 전형적인 소견이다.

e. 대사 증후군대사 증후군이란, 각종 심혈관 질환과 제2형 당뇨병의 위험 요인들이 서로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인데 다낭성 난소 증후군 환자의 약 1/3~1/2 정도에서 대사 증후군을 동반한다. 대사 증후군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인슐린 저항성, 이상지질혈증, 비만을 들 있는데 인슐린 저항성 및 고인슐린 혈증은 다낭성 난소 증후군 환자의 특징적인 소견 중 하나이다. 다낭성 난소 증후군 여성의 50~75%에서 인슐린 저항성이 관찰되며, 비만일 경우 더 증가한다. 비인슐린 의존성 당뇨병(제2형 당뇨병) 발병위험이 3~7배까지 증가하며, 가족력이 있는 경우 그 위험성이 더욱 높아진다.
이상지질 혈증은 다낭성 난소 증후군 환자에서 보이는 가장 흔한 대사 이상으로 거의 70% 이상의 환자에서 최소 한 가지 이상의 지질이 경계선상에 있거나 증가되어 있어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우려된다.
다낭성 난소 증후군 환자의 50%에서 비만을 보이지만, 비만 발생률은 인종에 따라 차이가 크고, 동양인의 경우 비만 빈도가 높지 않다.

f. 자궁내막암다낭성 난소 증후군 환자는 자궁내막암의 발생률이 3배 정도 증가하며, 폐경 후 유방암 발생률도 3~4배 증가한다. 자궁내막암의 조기 진단을 위한 자궁내막 검사는 환자의 나이뿐만 아니라, 환자가 무 배란이었던 시기도 고려하여 결정한다.

 

⑦ 다낭성 난소 증후군 치료와 생활관리
1. 호르몬 제제 및 경구용 피임약 복용배란 및 월경을 유도하기 위해 프로게스테론 제제나 경구용 피임약을 복용한다. 임신이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규칙적인 생리를 유도하는데 중점을 두고 치료계획을 세운다. 경구 피임약은 혈중 호르몬 이상을 교정하는 효과가 있으며 여드름 치유 효과도 있어 약 50~70% 정도에서 호전을 보인다. 경구피임약 복용은 자궁내막암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안드로겐 생산을 억제하기 위해 항안드로겐 제제를 복용하기도 한다.

2. 임신을 원하는 경우 배란 유도제 복용임신을 원하는 경우 배란유도제를 복용하여 다낭성 난소 증후군을 관리하면서 임신을 할 수도 있다.
클로미펜이 제일 효과적이나 클로미펜 치료시 5~8%에서 다태 임신의 위험성이 있으며, 환자의 20%에서는 클로미펜 치료에 반응이 없을 수 있다.
클로미펜 배란 유도가 실패한 경우, 인슐린 민감제(메트포르민)를 클로미펜과 병행하여 사용하는데 클로미펜 단독 사용보다 배란율과 임신율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 인슐린 반응 개선제 복용인슐린 반응 개선제를 복용하여 혈중 인슐린 농도와 안드로겐 농도를 감소시키고 배란을 유도할 수 있으며, 고혈당도 관리할 수 있다. 대사 장애 개선을 위해 메트포르민(Metformin), 티아졸리디네디온(Thiazolidinedione), 스타틴(Statin) 등의 약을 사용한다.
하지만 장기적인 치료관점에 있어 약물 복용보다는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합병증 예방관리에 더 중요하다.

4. 자궁내막증식증 검사 및 치료무월경이 지속된 경우 자궁내막증식증 위험이 증가하므로 초음파 검사를 통한 자궁내막 조직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5. 적정 체중 유지 등 생활습관개선비만은 고안드로겐혈증을 악화시켜 다낭성 난소 증후군의 증상은 물론 당뇨병, 심혈관 질환 등의 위험을 높이므로 건강한 식습관과 규칙적인 운동으로 적정 체중을 유지하며 규칙적인 수면주기 등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체중의 2~5% 정도만 감소시켜도 대사와 생식 기능이 현저히 된다고 하는데 전체 섭취 칼로리를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알려져 있다.


각주 -------------------------------------
1) 건강in 건강실천정보 항목  다낭성 난소증후군 참조
2) 한국 경제TV 헬스면 “난임 원인될 수 있는 다낭성난소증후군, 월경장애 있다면 의심“ 참조
3) 질병관리본부의 자료에서 인용. 다낭성난소증후군의 합병증 예방 및 관리를 위한 국가정책의 필요성 정혜원 이화여자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산부인과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 생명의과학센터
3) 메디칼옵저버 2008.08.18 “털 많고 뚱뚱하고 여드름 나고 - 다낭성난소증후군 의심을”에서 참조
4) 다모증의 정도와 분포를 보는 Ferriman-Gallway score를 통해서 다모증을 평가하는데 성인여성의 경우 8점 미만이면 정상으로 본다. 서양인에게서 다모증이 흔하며 우리나라는 6점 정도 나온다고 한다.
5) [네이버 지식백과] 다낭성 난소 증후군 - 무배란, 남성 호르몬 과다증, 비만 등 여러 증상으로 나타나요 (행복한 280일 임신 가이드, 차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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