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률 20%까지 줄여, 담뱃값 인상 세수 활용해야
춘계학술대회에는 900명 참석…폐암 인식 개선에 앞장

폐암은 암 중에서도 사망률 남성 3위, 여성 4위로 높은 편에 속한다. 조기 위암처럼 내시경으로 일찍 발견할 수 있는 방법이 아직 없고, 증상이 있어 병원을 찾았을 때는 이미 수술하기에는 늦은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얼마나 빨리 발견하느냐가 폐암 완치의 첩경이라고 볼 수 있다.

대한폐암학회가 조기 검진을 적극적으로 권유하고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대한폐암학회 조문준 이사장은 지난 8월 21일 대한폐암학회 춘계학술대회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폐암의 사망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조기 검진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고위험군들에 대한 조기 검진이 사망률을 20% 가까이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위험군에 저선량 CT 급여 필요
아직까지 폐암을 위한 효과적인 검진방법은 확립돼있지 않다. 이러한 까닭에 사망률 1위라는 수식어에도 국가암검진 항목에 폐암은 빠져있다. 그러나 최근 미국에서 진행된 대규모 임상연구에서 55세 이상 흡연자를 대상으로 CT검사를 시행하면 조기폐암을 발견하는데 유리하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국립암센터에서도 ‘30년 이상의 흡연력이 있는(금연 후 15년이 경과한 과거 흡연자는 제외) 55-74세인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저선량 흉부CT를 이용한 폐암선별검사를 매년 시행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조 이사장은 “폐암이 조기 발견 될 경우 완치율은 50%가 넘지만, 말기에 발견되면 5%가량”이라며 “최근 저선량 CT가 폐암 조기 발견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밝혀진 만큼 국가적으로도 이에 대한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할 경우 비용 부담이 클 수 있기 때문에, 흡연력 30갑년 이상 55세부터 74세 사이의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정할 필요가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이어 “올해 초 담뱃값이 오르면서 이에 대한 세수가 상당히 증가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담배를 피는 사람이 지급한 금액인 만큼 관련 질환의 치료와 예방에 쓸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검사 비용, 일부 혹은 전부 지원해야
급여 적용의 필요성에는 복지부와 국회, 학회 모두 공감하고 있지만 역시 문제는 ‘검사 비용’이다. 특히 CT가 없는 병원의 경우 새로 도입해야 하는 부담이 있고, 공단 역시 폐암 검진을 의무화할 경우 소요 예산이 필요하다.

조 이사장은 “세수로 2천억 가량이 걷힌 것으로 알고 있는데, 복지부와 국회 모두 2천억 보다 많은 비용이 들어도 저선량 CT에 대한 급여를 지원해야 한다는 필요성에는 모두 공감하고 있다”며 “전향적으로 검토 중이지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장승훈 부총무이사는 “병원 입장에서는 CT를 도입하는 것은 물론 판독해야 할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환자 입장에서 문제는 검사 비용인데, 폐암학회의 공식적인 입장은 이 비용의 일부 혹은 전부를 국가검진비용으로 지불해 달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장 이사는 “흡연 인구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30갑년 이상 흡연력을 가진 55세~74세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했을 경우 2천만원 가량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덧붙였다.

다학제 진료 현황 내부적으로 공유
한편 메르스로 인해 한 차례 연기되었다가 지난 8월 21일 서울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재개최된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Screening detected lung nodules, Mesothelioma와 N2 NSCLC에 대한 Interactive Discussion Session, Recent update in Lung caner' 등 세 가지 주제가 다뤄졌고 200명이 조금 넘는 회원들이 참석했다. 정회원이 900명인 것에 비하면 굉장히 높은 참석률이다.

이밖에도 다학제 진료 현황에 대한 조사 결과와 실시간 종양 내 산소분포도 변화에 기반체부정위방사선치료 스케쥴 최적화를 위한 in vivo 연구 등이 발표됐다.

특히 다학제 진료의 경우 지난해부터 이에 대한 수가가 책정되면서 학회 연구위원회 차원에서 폐암을 진료하고 있는 병원의 행태 조사에 착수했고, 이날 그 결과가 발표됐다.

안영주 학술이사는 “폐암은 진단부터 치료까지 한 의사가 할 수 없기 때문에 다학제 진료가 굉장히 중요하다”며 “학회차원의 연구이기 때문에 발표할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내부적으로 이를 인지하고 앞으로 더 체계적인 조사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안 이사는 일본과 공동으로 열고 있는 심포지엄을 이번 추계학술대회 때도 무리 없이 소화하고, 나아가 내년부터는 저명한 해외 학자들을 활발하게 초청해 국제적인 학회로 성장시키고 싶다는 포부도 덧붙였다.

조 이사장은 자리를 마무리하며 “지금은 저선량 CT의 고위험군 급여화에 집중하고, 장기적으로는 폐암의 위험성과 폐암 환자에 대한 잘못된 인식 개선 등을 위한 대국민 홍보 등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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