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토다우드 이순용 이사

객관적인 인사평가 기준 세워야 즉흥적 결정 막아
중간 관리자가 의사소통의 목적 명확하게 구분해줘야

병원에 낯선 단어 ‘조직’
병원의 경영자문을 하다 보면 매번 듣게 되는 이야기가 있다. 바로 직원 문제이다.
필자는 병원장이 호소하는 이런 직원 문제를 '조직문제'로 바꾸어 설명하기를 선호한다. 문제의 관점을 사람에서 조직으로 바꾸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고 재발을 막기에 좋기 때문이다.

현장에서는 이런 '조직'이라는 단어에 거부감을 가지는 병원장이 많다. 이 단어가 주는 생소함도 있거니와 조직이라는 단어는 규모가 큰 병원이나 기업에 쓰는 용어이지, 의원이나 소규모 병원 같은 곳에는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병원에도 필연적인 개념 ‘조직’
그러나 이 조직이라는 개념은 역할과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한 곳에는 어디나 존재한다. 여러 명의 구성원이 동일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역할을 부여하고 원활하게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조직의 필요성을 간과할수록 리더가 감당해야 할 것들이 많아진다.

하지만 막상 이런 조직에 대해서 신경을 써보려고 하더라도 병원에 적합한 조직적 관점은 명확히 사례가 없어 더욱 막연하게 다가온다.

기업과 다른 병원의 조직운영
병원의 조직 구조는 의료 행위의 중심에 있는 의사와 이를 돕는 직원들로 구성되어 있다. 때문에 구조상으로 보면 기업의 그것에 비해 단순한 구조를 갖는다.

그러나 일반 기업과는 달리 병원은 병원장이 가치 생산의 주체이자 경영자라는 특수성이 있다. 기업에서는 여러 구성원에게 어떻게 권한을 적절히 분배하는지와 분배된 권한이 어떻게 사용되는지에 대한 관리가 중요하다.

반면 병원의 경우 의료적인 특성으로 인해 원장에게 대부분의 권한이 집중되어야만 한다.  이로 인해 기업에서는 보기 힘든 여러 가지 과도기적 현상들이 나타나고 기업의 운영 방식을 그대로 병원 조직에 적용 하게 되면 부작용이 발생하게 된다.

병원 조직운영에 필요한 두 가지 핵심
병원 조직운영에 대한 핵심은 관점에 따라 다르겠으나 병원장에게 권한이 집중되어 있는 특수성을 고려한다면 아래의 두 가지 사항을 염두 하는 것이 좋다.

1. 객관적인 인사평가 기준
병원의 특성상 원장과 직원은 많은 시간을 함께하며 빈번하게 커뮤니케이션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직원들은 나름의 방식으로 자신 가치를 어필하고 입지를 굳히기 위해서 여러 가지 시도를 하게 마련이다.

원장 입장에서도 호흡을 같이 하는 직원들의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공식?비공식적으로 직원들의 이런 고충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반응을 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직원들의 보상이나 승진에 대해서 상황에 따른 즉흥적인 의사 결정이 일어나게 마련이다. 게다가 이런 식으로 병원장이 인사에 있어서 전권을 행사하는 것에 대해서 누구도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다.

때문에 원장은 객관적인 인사 기준이 세워지지 않아 조직의 운영의 불균형이 발생한다는 것을 자각하지 못한다. 기준 없는 인사 결정은 병원 조직의 고질적인 문제를 양산하는 이유가 되는 것이다. 가급적 객관적인 절차를 통해서 인사평가를 기준을 세우고 병원장의 인사권을 스스로 견제하는 것이 좋다.

2. 중간 관리자의 커뮤니케이션 역량 제고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담보로 하는 의료기관은 기본적으로 상명하달식의 커뮤니케이션 문화를 형성하게 된다. 이런 상명하달식 커뮤니케이션 정서가 의료적인 영역을 넘어 전반적인 병원 문화에 영향을 주면 문제가 발생한다.

이러한 커뮤니케이션 문화는 병원장에게 전달되어야 할 관리에 필요한 정보를 차단해서 직원에 대한 편협한 시야를 갖게 한다. 직원들은 (줄서기로 명명되는)정치적 행태를 취하게 된다.

병원장의 경영적 취지가 말단직원까지 전달되는 과정에서 왜곡이 생기고, 말단직원의 경우 소극적으로 자기 어필을 시도하다가 결국은 고질적으로 병원에 불만을 토로하는 입장에 서게 된다.

이러한 불소통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전달의 중심축에 있는 중간관리자(팀장)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런 소통의 역할을 담당해야할 중간관리자는 의료 목적의 커뮤니케이션과 조직 운영에 필요한 커뮤니케이션의 차이를 정확히 이해하고 분리해 낼 줄 알아야 한다.

앞서 말한 두 가지가 병원 조직운영의 전체는 아니다. 그러나 일반 기업과 병원의 차이를 이해하고 적절한 조직 운영을 위해서 유익한 관점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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