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 지속되면 교감신경 흥분으로 인체 감정변화에 영향
약사, 질병 보기 전에 반드시 환자 식습관 등 파악해야

 

 

 

 

 

 

밤에 잠들기 너무 힘들어요.
신경을 조금만 써도 잘 체해요.
낮에는 피곤하고 졸리다가도 밤에 잠을 자려고 하면 잠이 잘 안와요.
사소한 일에 너무 신경질을 많이 부려요.
가끔 이유 없이 불안하기도 하고 우울하기도 해요.
예전보다 더 많이 먹는 것도 아닌데 자꾸 살이 쪄요.
아무 이상이 없는데 머리가 자주 아파요.
밥을 먹을 때나 잠을 잘 때 식은땀이 잘나요.
식욕이 없어요.
혈액순환에 문제가 있는지 손발이 차요.

[표1 현대인이 느끼는 증상]

표1의 내용은 현대인에게 많이 발생하는 증상입니다. 당연한 것이 잘 안 되는 고통은 겪어본 사람만 압니다. 밤에 잠을 자기 위해서 몇 시간이나 뒤척여야 하고, 이유 없이 찾아오는 불안과 우울은 참 고통스럽습니다. 잦은 두통으로 일상생활에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고 식은땀이 자주 나거나 손발이 차면 생활에 불편을 느낍니다. 몸에 이상이 있는지 걱정이 되어서 병원을 찾아도 큰 이상은 없습니다.
이러한 일이 발생하는 원인으로 스트레스, 잘못된 식습관, 음주, 카페인, 가족력 등을 이유로 설명 합니다. 환자가 이와 같이 호소를 한다면 약을 투약하기도 합니다.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서 소화제, 진통제, 수면제, 경우에 따라서 항우울제도 사용됩니다. 처방전에 나오는 약이나 약국에서 환자가 구매하는 약이나 여기에서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환자가 원하는 것은 단순히 지금 현재의 증상만 완화해 주는 약물은 아닙니다.
인간이 건강을 위해서 할 수 있는 것은 단순합니다. 잘 먹는 것과 운동하는 것입니다. 현대인은 잘 먹습니다. 그리고 활동하는 시간도 대체로 상당히 깁니다. 아침을 굶으면 안 되니까 과일, 시리얼, 계란, 야채주스, 과일주스, 우유, 등등 각자의 형편에 맞게 음식을 챙겨서 먹습니다. 점심도 먹고 저녁도 잘 먹습니다. 또 간식과 야식도 먹습니다.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그래도 조금씩 하려고 합니다. 스트레스는 최대한 안 받기 위해서 노력을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스트레스로 힘들어 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열심히 살지만 건강이 염려되고 질병이 두려운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인체의 모든 대사는 자율신경계의 지배를 받게 됩니다. 자율신경계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은 길항 작용을 하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상호 조화를 통해서 인체를 조절합니다. 부교감신경의 작용으로 침이 묽게 되기도 하고 교감신경의 작용으로 침이 진하게 되기도 합니다. 또 남자의 경우 성관계시 부교감신경의 흥분으로 성기가 발기되고 교감신경의 흥분으로 사정을 하게 됩니다.
외부의 스트레스는 교감신경을 흥분시킵니다. 흥분된 교감신경을 부교감신경이 안정시킵니다.

고니 : 형~~
고광렬 : 고니야~~
고니 : 괜찮아?
고광렬 : 고광렬이 이것 가지고 죽을 것 같냐?
고니 : 그럼. 병신아 여길 왜 와?
고광렬 : 돈 따러 왔다. 임마 그럼 너는 여기 왜 왔냐?
고니 : 돈 따러 왔다. X발.

[그림1 영화 '타짜'의 한 장면]

 

영화 타짜의 한 장면을 보면 위험하고 긴장된 상황에서 그림1과 같은 농담을 합니다. 한 사람(고광렬)은 손을 다쳤고 또 한 사람(고니)은 자신도 똑같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렇게 위험한 상황(교감신경의 흥분)에서 농담(부교감신경의 흥분)을 하면 지금 상황이 엄청 위험한 상황이지만 나는 안전할 것이라는 위안(자율신경계의 안정)이 됩니다. 즉, 인체는 흥분된 교감신경을 안정시켜주기 위해서 부교감신경도 같이 작용합니다.
내부의 스트레스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체온이 내려가면 교감신경이 흥분되고 체온이 올라가면 부교감신경으로 인체의 대사를 조절해서 체온을 조절합니다. 삼투압의 변화, 배고픔 등도 이와 같이 자율신경계에 의해서 조절이 됩니다. 땀을 너무 많이 흘리면 인체에 저장된 수분이 부족해지고, 정신적, 육체적 활동을 많이 하게 되면 인체에 저장된 에너지는 산화가 되어 H2O와 CO2로 분해가 됩니다. 인체에서 항상 소비하는 물질은 일정시간이 흘러가면 반드시 보충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잘못된 영양소의 보충은 자율신경계가 안정되지 못하고 흥분이 되는 원인이 됩니다.

 

1) 저혈당의 시작
저혈당은 보통 당뇨환자가 인슐린 주사와 경구혈당강하제를 과도하게 투약이 되는 경우나 음식의 섭취가 매우 불량할 때 주로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또한 오랜 기아상태(과도한 다이어트)도 저혈당을 일으킵니다. 당뇨환자를 제외하고 현대인에게 혈당이 70mg/dl이하로 저혈당이 일어나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인체는 혈당이 떨어지게 되면 글루카곤을 통해서 글리코겐(glycogen)을 분해하고 혈당을 일정하게 유지합니다. 그리고 저장된 글리코겐이 부족해지면 아드레날린과 코티솔을 통해서 인체의 대사를 변화시켜서 혈당을 일정하게 유지합니다.
인체는 일정시간이 지나면 소모된 영양소를 음식으로 섭취합니다. 교감신경을 안정(아드레날린 감소)시키기 위해서 포도당의 섭취는 효과가 좋습니다. 더운 여름날 힘들게 일하는 분들이 가장 많이 섭취하는 음식이 물과 식염포도당입니다. 낮에는 잦은 포도당(정제탄수화물)의 섭취로 인체에 포도당을 안정적으로 공급을 합니다. 하지만 밤에 잠을 자는 시간에는 음식의 섭취를 할 수 없습니다. 음식의 섭취가 없을 때에는 저장된 글리코겐과 당신생반응(gluconeogenesis)을 통해서 혈액에 안정적으로 포도당을 공급합니다.
현대인은 과거 어느 때보다 쉽게 먹을 수 있고 포도당 공급에 문제가 없습니다. 인체는 음식을 먹으면 교감신경은 안정을 찾고 부교감신경은 인슐린을 분비합니다. 분비된 인슐린은 활동 중에 사용된 에너지를 보충하는 역할을 합니다. 당신생반응을 통해서 사용된 단백질(근육)을 보충하고 글리코겐분해반응을 통해서 사용된 글리코겐(간과 근육)을 보충합니다. 그리고 여분의 에너지는 지방세포에 저장을 합니다.
그런데 인체가 섭취한 음식이 한쪽으로 치우친 음식을 먹으면 이러한 반응에 문제가 발생합니다. 단당류가 풍부한 정제탄수화물도 인체에 포도당을 공급하는데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인슐린의 작용에는 많은 문제가 발생합니다.
인슐린은 근육에 글리코겐뿐만 아니라 단백질도 같이 저장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하지만 정제탄수화물의 부족한 영양소(단백질, 비타민, 미네랄)로 인해서 인슐린은 근육에 에너지대사로 소모된 단백질을 저장시키지 못합니다. 정제탄수화물의 반복적인 섭취는 근육에 저장된 단백질의 양이 점점 줄어들게 됩니다.

 

[그림2 인체에 저장된 에너지]

(출처: Octago univ. The second year biochemistry lecture course)

 

그림2에서 보는 것처럼 인체에 저장되는 포도당, 글리코겐의 양은 얼마 없습니다. 대부분이 지방이고 단백질이 그 다음을 이어갑니다. 우리가 섭취한 음식 중에서 포도당으로 전환이 가능한 영양소는 포도당, 글리코겐, 아미노산, 그리고 글리세롤입니다. 지방은 아무리 많이 저장이 되어도 혈중에 포도당으로 전환이 되지 못합니다.
혈당의 안정적인 공급은 인체가 생명을 유지하는데 필수입니다. 정제탄수화물의 섭취는 단백질의 저장은 부족하게 되고 여분의 영양소는 지방으로만 전환이 됩니다. 인체에 저장된 포도당과 단백질이 부족해도 혈당은 안정적으로 유지되어야 하며 인체는 포도당의 공급을 위해서 교감신경은 흥분되고 아드레날린과 코티솔이 과다하게 분비됩니다.
제가 말하는 저혈당은 혈당이 70mg/dl로 내려가는 것뿐만 아니라 비록 혈당을 100mg/dl로 유지하지만 과도한 아드레날린과 코티솔의 분비가 이루어지면서 교감신경이 늘 흥분되어 있는 것을 말합니다. 지속적인 교감신경의 흥분은 인체에 많은 문제를 나타냅니다.

 

2) 저혈당으로 나타나는 증상
단순당이 많은 음식은 혈당이 순식간에 올라갔다가 인슐린의 작용으로 급격하게 내려가게(Reactive hypoglycemia) 되고 혈당이 내려가면 글루카곤이 분비가 되면 배고픔을 느끼고 또 다시 음식을 섭취하는데 이러한 분들이 섭취하는 음식이 또 정제탄수화물입니다. 이러한 상황이 반복이 되면 음식을 찾는 시간이 짧아지고(과도한 인슐린의 작용으로) 흔히 이런 것을 탄수화물중독증이라고 부릅니다.
인체는 잦은 정제탄수화물의 섭취로 잉여 에너지는 지방으로 저장이 되어서 비만이 됩니다. 또 정제탄수화물은 미네랄, 비타민의 부족으로 영양소 산화(catabolism)에 문제가 됩니다. 영양소가 제대로 산화가 되지 못하게 되면 인체는 피로를 많이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음식을 공급할 수 없는 수면시간에도 혈당은 일정하게 유지되어야 되는데 이때 교감신경의 흥분으로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하고 꿈에서 헤매거나 화장실을 가기위해서 자주 깨어나게 됩니다.
인체는 혈당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 당신생반응(gluconeogenesis)이 증가하게 되고 이로 인해서 근육에 있는 단백질은 줄어들게 되고 근육의 단백질이 줄어들면서 팔다리는 가늘어지게 됩니다. 당신생반응을 하기 위해서는 간에서 B-oxidation(지방산화)이 증가해야 합니다. 지방세포에 있는 지방이 간에 많이 모이게 되고 간에 지방이 축적될 확률이 높아지며 혈중에 중성지방 수치 또한 올라가게 됩니다.
인체는 혈당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서 흥분된 교감신경과 아드레날린, 글루카곤, 코티솔에 의해서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납니다.

[표2 저혈당 증상]

 

호르몬과 신경증상외에 육체적인 증상들도 많습니다. 뼈와 콜라겐의 부족으로 다리가 약해지면서 통증이 오기도 하고 면역억제로 알레르기, 여드름이 많이 발생하고 교감신경의 흥분으로 소화불량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3) 현대인과 저혈당
현대인이 가지고 있는 저혈당 증상을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소아과 밑에 있는 약사님은 쉽게 볼 수 있는데 아이들의 고집을 엄마가 이기기 너무 힘듭니다. 병원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약국에 전부 푸는지 자신이 사고 싶은 것은 무조건 사달라고 울고불고 조르기도합니다.
노인들은 어지러움증과 기억력이 감퇴되는 것을 많이 호소하고 피부에 알레르기, 다리에 쥐가 많이 난다고 하기도 합니다. 또한 잠들기가 너무 힘들어서 의약품의 도움을 많이 받습니다.
저혈당을 가지고 있는 분들은 배고픔(교감신경흥분)과 포만감(부교감신경흥분)의 반복으로 정신적인 안정이 힘들 때가 많습니다. 사소한 일에도 화를 많이 내다가 자신의 기분이 좋아지면 한 없이 너그러워 집니다. 또 우울감, 불안감을 느끼다가 기분이 좋았다가를 반복 합니다.
이렇게 저혈당 증상이 지속, 교감신경이 흥분이 지속되면 많은 만성질환과 연결이 됩니다. 아드레날린의 분비로 혈압이 오르고 맥박은 많이 뜁니다. 코티솔의 분비로 혈당이 오르며 뼈, 콜라겐이 약화가 됩니다. 교감신경의 흥분은 인체의 감정변화에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4) 약국과 저혈당
저혈당 환자의 치료는 단순합니다. 정말 잘 먹고 필요한 만큼 운동을 하면 됩니다. 정제탄수화물의 섭취를 멀리하고 과일, 채소, 견과류, 씨앗류, 생선, 해산물, 등 자연에서 나오는 음식을 섭취하면 됩니다.
그런데 정제탄수화물과 같이 있는 가공식품은 정말 맛있습니다. 현대인은 자연이 준 음식 대신에 공장에서 나온 과일쥬스, 채소쥬스, 견과류, 씨앗류가 들어있는 과자, 어묵, 가공육류 등을 더 즐겨먹고 있습니다. 또 밀가루, 설탕, 식용유가 음식에서 한 끼도 빠지지 않고 먹습니다.
약사는 질병을 보기 전에 반드시 환자를 먼저 보아야 합니다. 약사는 약을 주기 전에 환자가 무엇을 먹고 있는지 반드시 알아야 합니다. 약국에 오는 대부분의 환자는 포커페이스(porker face)를 가지고 있습니다. 자신이 왜 건강에 문제가 생겼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치료를 할 수 있는지 관심이 없고 그저 약만 달라고 합니다. “무릎이 아프니까 안 아픈 약 좀 줘, 머리가 아프니까 두통약, 소화가 안 되니까 소화제” 등을 호소하면서 무조건 약을 달라고 합니다. 이렇게 약을 주면 정작 환자에게 도움을 주기가 어렵습니다.
약사는 생화학 대가입니다. 인체의 생화학에 대한 변화, 그 변화로 생기는 증상 그리고 변화에 맞추어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직업은 약사밖에 없습니다.

물, 산소,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비타민, 미네랄 등의 물질,
인체와 공생을 유지하는 세균총,
콜라겐, GAGs, proteoglycan, 등으로 이루어진 세포외기질,
포도당의 대사, 그리고 삼투압 및 pH 등 절대 변하면 안되는 항상성

잘못된 식습관은 생화학의 변화가 나타나고 잘못된 증상이 발현(metabolic disorder)됩니다. 약사는 잘못된 식습관의 개선, 필요한 영양소(nutrient, 비타민, 미네랄, 아미노산, 지방, 식이섬유 등), 의약품(medicine) 등 많은 방법을 통해서 환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약국에서 환자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반드시 환자와 소통을 해야 하며 수많은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와 어떻게 소통을 해야 할지 그리고 어떤 도움을 주어야 할지 다음 장부터 self-care의 개념과 함께 약사의 역할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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