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참여포럼, 정신건강의 날 행사 등 국민건강 증진 앞장
치료율 15%로 OECD 절반 수준…관련 정책과 예산 절실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3~4명은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약 33% 가량은 우울과 불안, 분노와 같은 정서적 문제를 경험하고 있으며, 42%는 일생 중 한번 이상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에게 상담이나 치료를 받고 싶은 문제가 있다고 응답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회장 박민철, 원광대학교병원)은 지난 4월 4일 ‘정신 건강의 날’을 맞아 서울 및 6대 광역시에 거주하는 만 20~59세 남ㆍ여 1000명 을 대상으로 ‘국민정신건강과 행복‘에 대한 조사한 결과, ‘행복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64%였으며, 36%는 ’행복하지 않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김영훈 이사장은 “이번 조사는 정신건강의 문제가 국민 행복과 직결된다는 결과를 보여준 것에 의미가 있다”며 “한국사회는 급속한 경제발전을 이룬 반면 세계에서 유래를 찾기 힘든 노인 자살률 등 자살과 폭력, 중독 등 다양한 정신건강 문제에 직면해 있다. 하지만 이에 맞는 국민정신건강정책은 수립되어 있지 않고 정신보건 예산도 다른 OECD 회원국들에 비해 턱없이 낮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앞으로 진료실을 벗어나 사회로 관심과 활동의 영역을 넓혀가겠다는 계획이다.

창립 70주년을 맞아 어느 때보다 분주하게 국민들과 만나고 있는 대한신경정신의학회를 춘계학술대회 현장에서 만나봤다.

사회 각 분야에서 국민정신건강 위해 앞장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광복 직후인 1945년 9월에 설립됐다. 대한의학회 산하 전문학회 중 가장 긴 역사를 가진 셈이다. 현재 산하에 23개 연구학회를 두고 폭넓고 활발한 학술활동을 해오고 있다.

학술활동 외에도 정신보건사업, 자살예방사업, 학교 폭력 및 중독관련사업, 치매 지원 사업, 새터민 지원 사업 등 사회 각 분야에서도 전 국민의 정신건강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 중이다.

특히 올해에는 ‘사회참여포럼’을 발족해 대한신경정신의학회 회원들의 사회참여활동을 활성화하고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김 이사장은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사회참여위원회는 우리 학회 회원들이 우리 사회에 기여하는 건강한 전문가집단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설치된 기구”라며 “그간 우리 학회에서는 이밖에도 재난정신건강위원회, 여성가족특임위원회, 중독특임위원회, 학교폭력특임위원회, 정신보건특임위원회 등을 구성해 기본적인 연구 활동과 더불어 적극적으로 정신건강과 연관된 사회적 이슈에 대하여 전문가 집단으로서 합리적 정책을 제시함과 동시에 회원들의 참여를 조직화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세월호 사건 등 다양한 주제 망라한 학술대회 열어
올해는 특별히 대한신경정신의학회가 창립 70주년을 맞는 해이다. 때문에 학회는 지난 4월 3일부터 5일까지 2박 3일 동안 서울시 서대문구 그랜드힐튼서울에서 춘계학술대회 및 제58차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사회 속으로’를 표방하며 ‘Brain, Mind and Society'를 주제로 한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Plenary Lecture, Symposium, Education, Luncheon Symposium, 사회참여포럼, 공청회, 지도전문의교육, 인권교육, 연구재단기금 구연, 전공의 구연 등 여러 주제를 다양한 방식으로 망라했다는 것이 주최 측의 설명.

박민철 회장은 “특히 올해 처음 시작하는 사회참여 포럼은 사회참여를 통해 우리 사회를 이끌어 가야하고 봉사를 통해 노블레스 오블리쥬를 실천해야 하는 전문가들에게 자신의 역할을 고민하게 하는 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학술대회의 사회참여포럼에서는 △사회참여활동의 비전과 전망 △학교폭력, 가정폭력 예방에 있어서의 사회참여활동 △세월호 그후 1년, 지금 어디에서 어디로 등이 주요 주제로 다루어졌으며 이밖에도 △군 정신건강과 △통일 △불면증, 수면제 사용과 치매의 연관성 등이 논의됐다.

정신건강의 날 행사, 범국민적 축제로 승화
이런 노력과 더불어 대한신경정신의학회에서 꾸준하게 지속해오고 있는 사업이 ‘정신건강의 날’ 행사이다.

학회에서는 2008년부터 매년 4월 4일 정신건강의 날을 맞아 행사를 진행해오다가 2011년부터는 정신건강박람회, 정신건강음악회, 정신건강연극 등 여러 가지 행사를 통해 범국민적인 정신건강증진 축제로 승화시키려는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올해 역시 서울을 시작으로 마포아트홀 1~12일, 강남구민회관 19~22일, 강서문화원 24~30일 등 ‘나를 찾는 행복상자’라는 주제로 정신건강 특별전을 개최하며, 정신건강에 관한 체험, 강연 및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무료 상담이 제공되는 정신건강 박람회는 광주 김대중컨벤션 센터(4월15일), 부산 벡스코(4월17~18일), 대구 엑스코(4월21일)에서 개최된다.

김영훈 이사장은 “한국 사회가 정신의학적으로 많은 문제에 노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와 관련된 예산과 정책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우리나라 정신의학 환자 치료율은 15%로 OECD 평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만큼 굉장히 많은 환자가 사회적 편견 때문에 치료를 포기하기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대표적인 사례가 생명보험이나 실손보험에 가입할 때 혹은 공무원 채용 시에 제약일 가해지는 것”이라며 “학회 차원에서 학술적인 접근과 더불어 사회적인 공감을 끌어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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