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의 발견, 내성균의 출현으로 면역 문제 발생
인체 항상성 유지로 항생제 사용 줄일 수 있어


항생제(anti-biotic)란 미생물이 분비하는 물질로 소량으로 다른 미생물의 생장을 방해할 수 있는 물질, 혹은 이 물질을 사람이 적당히 가공한 물질을 말한다. 그러나 지금은 넓은 의미의 항균제도 항생제라는 단어에 포함시켜 사용되고 있다. (항균제는 항미생물제제, 항바이러스제제, 항진균제를 포함하며, 여기에는 미생물이 만든 것이 아닌 사람이 발명한 항균제가 포함된다.)

항생제 내성(antibiotic resistance)은 미생물이 항생제에 노출되어도 생존할 수 있는 약제 내성을 말한다. 유전자는 접합, 형질 도입, 형질 전환에 의해 세균 사이에서 수평적으로 옮겨질 수 있다. 따라서, 자연 선택에 의해 진화된 항생제 저항성 유전자가 공유될 수 있다. 항생제에의 노출과 같은 점진적인 스트레스는 항생제에 내성을 갖는 형질을 선택한다. 많은 항생제 저항성 유전자는 플라스미드에 위치하여, 이들의 전달을 용이하게 한다. 세균이 다수의 저항성 유전자를 갖고 있는 경우, 다제내성이라 하며, 비공식적으로 '수퍼 박테리아'로 부른다.


지구상에는 많은 동식물이 존재합니다. 수많은 종의 생명체가 지구상에 나타났다가 사라지고 다른 종의 생명체가 또 나타납니다. 많은 생명체가 살아가는 것을 우리는 생태계, 자연이라고 부릅니다. 생태계, 자연에서 사는 모든 동물들 그리고 인간도 생로병사(生老病死)를 통해서 생을 살아가게 됩니다. 태어나면서 삶이 길든 짧든 그것은 운명이고 그것을 받아들이며 살아갑니다.
모든 생명체의 가장 큰 목적은 생존입니다. 자신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자신의 종족을 유지하기 위해서 번식을 합니다. 각각의 생명체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방법을 통해서 혹독한 자연을 이기는 방법을 찾습니다.
인간은 다른 동물과 다른 방법을 통해서 지구상에 존재 하게 됩니다. 바로 지적탐구를 하며 그 지식을 바탕으로 인간의 생존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게 됩니다. 인간의 지적탐구는 다른 동물에서는 결코 볼 수 없는 역사적 일을 만듭니다. 바로 신석기 시대의 농업혁명입니다. 이때부터 인류는 수렵이나 채집이 아닌 농업을 통해서 식량문제를 해결합니다. 농사는 수렵이나 채집보다 식량생산성이 뛰어났고 잉여생산물의 발생은 필연적으로 인구의 증가와 집중을 불러오게 됩니다. 즉 농업혁명을 통해서 고대 도시가 탄생하게 됩니다.
고대도시에 사는 인간은 생존에 가장 위협이 되었던 기아와 맹수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고 도시는 인간이 생존하는데 더 없이 좋은 장소가 됩니다. 그러한 도시의 탄생은 인간에게 축복이었지만 동시에 예기치 못한 재앙과 맞닥뜨리게 됩니다.
도시는 인간이 모여 살게 되면서 자연의 순기능이 부족하게 됩니다. 인간의 배설물은 자연으로 바로 돌아가지 못하고 과거보다 많은 잉여 생산물의 보관에도 문제가 발생합니다. 물 또한 많은 사람들이 사용을 하게 되면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고민 없이 시간이 흐르는 동안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질병이자 재앙인 전염병이 나타나게 됩니다.
감염성 질환은 도시가 아니더라도 항상 존재해 왔습니다. 하지만 인간이 집단으로 모여 살게 되면서 인간을 숙주로 하는 세균들에게는 더 없이 좋은 환경을 제공하게 되었고 고대도시의 비위생적인 환경은 전염병의 발생을 부추기게 됩니다. 이러한 세균에 의한 질병에 대해 인간이 대응을 하기 시작합니다.

1) 백신

▲ [그림1] 비디오의 첫 장면

예전에 비디오를 보던 시절 비디오 제일 처음에 다음과 같이 나옵니다.
“예전 어린이들은 호환마마(虎患??) 전쟁 등이 가장 무서운 재앙이었으나 현대의 어린이들은…”

과거 문명이 발달하기 이전에 인류를 괴롭혔던 것이 맹수, 기아, 그리고 세균에 의한 질병이었습니다. 눈에 보이는 맹수와 기아는 문명이 발달하고 인간이 만든 여러 무기와 도구로 극복하였습니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세균에 의한 질병은 인간으로서는 어떻게 손을 써볼 수조차 없었습니다. 호환마마에서 호환은 호랑이에게 변을 당하는 것입니다. 마마라는 말은 왕을 일컬을 때 상감마마라고 하는 것처럼 최상의 존칭어입니다. 여기에서 마마는 두창(痘瘡 천연두는 일본식 표기입니다)을 이르는 말입니다. 그런데 이런 명칭을 두창이라는 질병에 붙인 것은 병을 옮기는 신에게 높임말을 씀으로써 신의 노여움을 덜자는 주술적(呪術的)사고에 서 나온 것입니다.
두창바이러스는 감염이 되면 상당히 높은 치사율을 보이고 치료가 된다고 하여도 곰보자국부터 열로 인한 뇌손상까지 많은 후유증을 남기게 됩니다. 세계보건기구를 중심으로 두창 근절 계획을 추진해 나간 결과, 1980년 5월 8일 공식적으로 두창 근절이 선언되었습니다. 두창 바이러스는 인간 외의 다른 동물에게는 감염되지 않기 때문에 예방 접종이 널리 전파되면서 바이러스가 살 숙주가 없어져서 바이러스 근절이 가능했던 것입니다.

2) 항생제
현대의 질병이라고 하면 만성질환을 가장 많이 생각합니다. 혈압, 당뇨, 이상지질혈증, 암, 순환기질환, 아토피, 류마티스관절염, 등등 질병의 치료보다는 평생 관리를 해야 하는 질병을 떠올리게 됩니다. 하지만 인류가 가장 힘들게 싸워온 질병은 감염성 질환입니다. 특히 도시를 만들고 모여 살게 되면서 전염이 강한 감염성 질환은 사회적으로 큰 혼란과 공포를 가져옵니다. 두창, 홍역, 결핵, 장티푸스, 이질, 콜레라 등 많은 전염성 질환에 대한 사회적 대응은 무능력하기만 합니다.
파스퇴르의 질병세균설과 20세기 항생제의 등장은 이러한 감염질환에 대한 공포를 하나씩 줄여나가기 시작합니다. 파스퇴르의 질병세균설은 우리 주변의 환경을 보다 위생적이고 청결하게 만들었습니다. 백신은 많은 전염성 질환을 사전에 예방을 합니다. 인체에 감염된 세균성질환은 항생제로 치료가 가능합니다. 이제 많은 사람들은 감염성질환에 걸리게 되면 현대의학의 도움을 받아 건강을 회복합니다.


3) 공생과 정상세균총
진화론에 따르면 인간은 원핵생물에서 시작됐습니다. 단세포인 세균도 원핵생물에서 진화를 했습니다. 진화론적인 관점에서 보든 아니면 지금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명체로 보든 인간과 세균 모두 생명입니다. 인간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세균은 진화가 한참 덜 되고 미개한 생명체로 보일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는 모진 시간을 지내서 지금 존재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적자생존(適者生存)인지 운자생존(運者生存)인지는 모르지만 생명은 반드시 생존과 번식을 해야 합니다.
지구상에 세균이 없는 곳은 없습니다. 인체도 지구상에 존재하며 인체의 외부에도 세균이 존재합니다. 이것을 정상세균총이라고 합니다. 인체에 존재하는 세균은 각기 존재하는 장소에 따라서 다른 세균이 존재합니다.

▲ [그림2] 정상세균총과 병원균

인체는 외부 세균이 들어오게 되면 면역반응(발열, 염증, 통증 등)이 나타납니다. 하지만 인체에 존재하는 정상세균총에는 면역반응이 나타나지 않는 면역관용(immune tolerance)을 보여줍니다.
우리가 흔하게 보는 생태계는 동물과 식물이 있고 물과 공기 그리고 땅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지구를 현미경보다 더 작은 형태로 보게 되면 눈에 보이지 않는 세균의 생태계도 존재합니다. 세균의 생태계에 대해서 알지 못하지만 인체에도 세균의 생태계가 존재하고 세균은 다른 세균과 경쟁을 하지만 숙주(인체)가 병드는 것을 바라지는 않습니다. 인체의 정상세균총은 외부의 세균이 함부로 인체에 들어오게 하는 것을 막아줍니다. 이것을 통해서 인체는 외부세균에 대한 저항성을 가지고 세균은 인체와 함께 생존하게 됩니다.

4) 질병세균설과 항생제
파스퇴르의 질병세균설과 항생제의 발견은 인류가 신의 천벌이자 악마의 저주로 받아들였던 많은 감염성질환을 퇴치하는데 엄청난 공헌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파스퇴르의 질병세균설에는 한 가지 단점이 존재합니다. 인체에 살고 있는 정상세균총에 대한 고민이 없다는 점입니다. 인체는 무균상태이며 외부의 세균에 감염이 되었을 때 질병이 발병한다고 생각을 한 것입니다. 하지만 인체는 존재할 때부터 세균과 공생해 왔습니다.

▲ [그림3] 항생제의 개발과 내성균의 역사

MRSA : 황색포도상구균(Methicillin-resistant Staphylococcus aureus, MRSA )
VRE : Vancomycin resistance entrococci
VRSA : 반코마이신에 완전한 내성이 있는 균(Vancomycin-resistant 'Staphylococcus aureus', VRSA)
VISA : Vancomycin intermediate S. aureus

내성균의 출현은 항생제를 이해한다면 당연한 결과입니다. 항생제는 미생물이 분비하는 물질입니다. 이 물질을 통해서 인체에 질병을 일으키는 다른 미생물을 억제하거나 죽이는 역할을 합니다. 항생제는 인체에 전파된 병원균을 효과적으로 억제합니다. 하지만 항생제는 병원균 뿐 만 아니라 인체의 정상세균총에도 같이 작용을 합니다.
세균 또한 생명이고 모진 시간을 지낸 생명은 반드시 그 생명을 유지시키는 방법을 알고 있습니다. 항생제로부터 살아남은 세균이 번식을 하게 되고 이로 인한 내성균이 나타나게 됩니다.

5) 내성균의 출현과 인체의 면역
19세기 파스퇴르에 의해서 특정 세균(미생물)이 인체에 들어와서 특정 질병을 일으킨다고 본 질병세균설( The Germ theory)이 확립이 됩니다. 그는 광견병 예방접종을 만들면서 균의 독성을 약화시켜 주입하면 우리 몸에 면역력이 생긴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이 원리에 입각해서 홍역, 풍진, 볼거리, 소아마비 등의 예방접종이 계속 개발됐습니다.
20세기 ‘기적의 약물’인 항생제는 영국의 알렉산더 플레밍이 발견했습니다. 최초의 항생제인 페니실린의 위력은 실로 대단했습니다. 페니실린은 당시 폐렴과 매독 등의 세균성 전염병으로 고통 받고 죽어가던 수십, 수백 만 명의 귀중한 생명을 구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을 질병으로부터 구할 수 있기에, ‘기적의 신약’이라고 불립니다.
하지만 이러한 인간의 노력에 가장 커다란 장애가 나타난 것이 내성균의 출현입니다. 일부 언론에서는 내성균의 출현을 보고 ‘슈퍼박테리아’의 출현처럼 호들갑을 떨기도 합니다. 현대의학은 파스퇴르의 질병세균설을 중심으로 모든 감염성 질환을 세균에 초점을 맞추어서 치료를 합니다. 하지만 인체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세균과 공생을 이루며 살아 왔습니다.
인체는 외부의 치명적인 감염균(결핵 등)에 노출이 되게 되면 아무리 건강한 사람이라도 질병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하지만 결핵균에 노출된 사람 모두가 발병을 하는 것도 아닙니다. 이것은 인체의 내부 환경과 면역상태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게 됩니다. 인체의 내부 환경 즉, 항상성을 잘 유지시켜 주어야합니다. 또 면역세포는 인체의 결합조직에 들어가게 됩니다. 좋은 면역상태의 유지는 인체의 결합조직이 얼마나 건강하게 존재하는가에 달려있습니다. 즉 인체의 면역관용이 좋아야 하는 것입니다.
면역관용이란 인체의 항상성, pH, 체온, 혈당, 삼투압 등이 일정하게 유지되고 결합조직에 문제가 없을 때 가능한 것입니다. 즉 항생제 사용에 앞서서 인체의 항상성을 유지 시켜준다면 불필요한 항생제 사용을 줄일 수 있고 감염성 질환에 인체가 충분히 대응을 할 수 있게 도와주게 됩니다.

저작권자 © 한국의약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