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검진 권고안 공개, 혈정종양표지자 이용한 검사 제외
폐암학회, 선별검사 확대 환영, 국가암검진사업 포함은 우려


국립암센터가 그동안 논란이 되어온 폐암 검진 권고안을 공개했다. 

‘30년 이상의 흡연력이 있는(금연 후 15년이 경과한 과거 흡연자는 제외) 55-74세인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저선량 흉부CT를 이용한 폐암선별검사를 매년 시행할 것을 권고한다’는 것이 골자이다. 하지만 ‘흉부 X선, 객담 세포진 검사 및 현재까지 개발된 혈청 종양 표지자를 이용한 폐암 선별검사는 권고하지 않는다’고 제시하고 있다.

국립암센터(원장 이강현)는 국가암검진권고안 위원회(총괄위원장 가톨릭의대 이원철)가 개발한 ‘폐암검진 권고안(초안)’을 11월 20일에 공개하여 관련 학회에 전달하고, 국가암정보센터(www.cancer.go.kr) 홈페이지에 게재하여 관심 있는 전문가들이 검토하고, 수정보완에 대한 의견을 제출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국립암센터는 관련 학회의 추천을 받아 폐암검진 권고안 개발을 위한 전문가 위원회를 구성해 폐암 검진 권고안 개발 연구를 진행해왔다. 연구에서 도출된 폐암 권고안 초안 내용이 지난 9월 19일 암정복포럼을 통해 발표되었고, 전문가 토론이 진행되었다. 이후 포럼에서 제기된 의견을 반영하여 수정 보완한 보고서 초안이 이번에 공개되는 것이다.

이번 보고서 초안에서는 폐암 검진 보고서(초안)는 일반 국민이 대상이 아닌 의료인들을 대상으로 한 전문가용 권고안으로, 3주 간 관련 전문가들이 공개된 보고서 초안을 검토하여 수정보완에 대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번 폐암 검진 권고안 개발을 주도한 ‘폐암 검진 권고안 제정 위원회’ 성숙환 위원장(가톨릭의대)은 “각 분야 전문가들이 제시한 의견을 충분히 검토하여 권고안 보고서를 수정 보완한 후 최종 보고서를 올해 안에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한폐암학회는 우선 고위험군 환자들에게 폐암선별검사가 확대되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국가암검진사업에 포함되는 것은 무리가 따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한폐암학회(이사장 김영환·서울대병원 호흡기내과)는 국립암센터가 폐암검진 권고안을 발표한 다음날, 서울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열린 추계학술대회에서 '폐암 검진 권고안 제정'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었다.

신승수 아주의대 교수는 “이번 권고안을 위해 양질의 근거를 가진 대규모 단일 무작위 비교임상시험 결과, 30갑년 이상 흡연력을 가진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하는 저선량 흉부CT를 이용한 폐암 검진은 흉부 X선을 이용한 대조군과 비교 시 폐암 사망률을 약 20%, 전체사망률을 약 7% 감소시킨다”고 말했다. 하지만 검진의 위해도 꼬집었다.

신 교수는 “저선량 흉부CT를 이용한 폐암 검진은 발견된 결절을 양성으로 판정하는 기준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양성률(비석회화 결절 발견율)이 20~53%로 높아 이차적 진단에 대한 부담이 있다”며 “양성자(비석회화 결절 발견자) 중 일부는 침습적 진단검사를 받는 중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저선량 흉부CT의 반복적인 촬영에 의한 방사선 피폭은 암을 유발할 수도 있다”며 “흡연자와 과거 흡연자인 50~75세의 미국 인구의 약 50%가 매년 검진을 받는다면 방사선과 연관된 폐암 발생은 약 1.8%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고 말했다.

장승훈 한림의대 교수 역시 “폐암학회는 국가암검진사업에 폐암의 저선량 흉부 CT 선별검사가 포함되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라며 “16채널 이상의 다중검출기를 갖춘 병원도 부족하고, 오히려 국가암건진 사업으로 됐을 때 과잉검진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김영환 이사장은 “지금 상황에서 고위험군 환자들이 자발적으로 원할 때에만 검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며 “현재 흡연자의 경우 흡연력을 확인해 폐암검진 대상 여부를 결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적극적으로 금연을 권고하고, 금연보조약물 등을 이용해 흡연자의 금연을 돕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한국의약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