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진단 논란에 대국민캠페인, 권고안 제정 등 정면 반박
학술 지원 중점 두고 ’16년 아시아내분비외과학회 준비 박차

지난 9월 대한갑상선내분비외과학회는 학회 차원의 수술 치료 권고안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복지부와 국립암센터가 ‘증상이 없는 일반 성인에게는 갑상선암 선별 검사를 권고하지 말라’는 검진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직후다.

이처럼 갑상선 과잉 검진과 진단을 두고 의료계가 뜨겁게 달아올랐던 때에 수술 치료 권고안을 만들기 위한 심포지엄을 여는 등 즉각적인 반대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한 곳이 바로 대한갑상선내분비외과학회이다. 학회는 정부의 권고안이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은데다 자신의 건강상태를 점검하고자 하는 환자들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반박하고, 올바른 갑상선암 검진과 진단을 위한 언론 홍보와 대국민 캠페인의 강도를 점차적으로 높여가고 있다.

윤정한 회장(전남의대)은 “갑상선암의 증상이 없을 때 검진을 통해 발견한 환자의 30%가 3기 환자였다”며 “오는 11월 7일 치료 권고안 제정을 위한 2차 회의가 예정되어 있다. 빠르면 내년 초에 권고안을 발표해 사회적인 혼란을 줄이고 갑상선암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박해린 총무이사(차의과대) 역시 “1년에 4만명 가량이 갑상선암 확진을 받는데, 만약 발견하지 않고 쌓이면 어떻게 전이될지 알 수 없다”며 “삼키기 어렵다거나 혹이 나타나는 등 증상이 보이면 수술하기도 어렵고 합병증과 재발 위험성도 높다. 부작용도 당연히 많아진다. 보험재정을 떠나 국가적 손실과 개인적인 피해 역시 막대해질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1996년 대한내분비외과연구회로 시작
이처럼 적극적인 활동을 펴고 있는 갑상선내분비외과학회는 내분비외과학에 관심 있는 학계 인사들이 1994년부터 여러 차례의 준비과정을 거쳐 1996년 ‘대한내분비외과연구회’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었다. 당시 외과전문의 200여명이 서울대병원에서 창립총회 및 학술대회를 갖고 오승근 교수(서울의대)를 초대 회장으로 추대했다.

이후 정기적으로 집담회와 정기총회를 열다 2000년 박정수 초대회장(연세의대)을 필두로 대한내분비외과학회로 출범해, 2001년 내분비외과학회지의 창간호를 발행하였으며, 2002년 제8차 아시아내분비외과학회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대한의학회에 가입한 것은 2004년이다. 2007년 대한갑상선내분비외과학회로 학회명을 바꾸고 현재에 이르고 있다.

올해 4월에 출범한 8대 집행부는 윤정한 회장을 중심으로 학술·편집·수련·홍보·정보·보험·연구·기획 위원회 등 8개 위원회가 조직되어 4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현재 회원은 1300여명으로 대학병원 교수가 30%, 개원의가 50% 가량이며 전임의들도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

2016년 아시아내분비외학회 준비에 집중
이번 집행부의 가장 큰 목표는 오는 2016년 열릴 ‘아시아내분비외과학회 학술대회(AAES)’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초석을 마련하는 것이다. 2년에 한번 씩 개최되어 2016년 15회를 맞는 아시아내분비외과학회 학술대회는 지난 1996년 연구회로 시작한 갑상선내분비외과학회의 설립 20주년에 맞춰 개최가 확정됐다.

조직위원회는 현재 미국과 호주, 유럽의 연자들 초청과 프로그램 구성 등을 준비하고 있으며 총 800여명의 아시아 갑상선내분비 전문가들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직전 회장이면서 아시아내분비외과학술대회의 대회장을 맡고 있는 소의영 교수(아주대 의과대학)는 “이번 학술대회가 우리 학회의 위상 제고와 함께 내분비 질환에 대한 한국의 수준을 대외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학회의 모든 역량을 모아 이번 학술대회를 준비해나갈 것”이라고 다부진 포부를 밝혔다.

대국민 홍보·학술세미나에 전폭적 지원
이번 집행부는 대국민 홍보와 학술 세미나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사실 이번에 논란이 된 갑상선암 검진 권고안 때문이 아니더라도 학회는 국민들에게 갑상선 암에 대한 올바른 정보와 인식을 전달해, 갑상선내분비외과 전문의들이 자부심과 소신을 가지고 진료에 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활동을 지속해왔다.

매년 갑상선의 날을 맞아 전국 11곳에서 동시에 진행하는 전국민 건강 강좌에는 올해에만 2000명가량의 환자들이 참석했고, 최근에는 ‘증상이 없을 때도 검진이 필요하다’는 갑상선암 팜플렛도 제작했다. 특히 젊은 의사들의 해외학회 참가를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5년 전에 시작해 40명 가량의 회원이 혜택을 보고 있다.

1년에 다섯 차례 열리는 학술대회 역시 이번 집행부가 주목하고 있는 회무 중 하나이다. 갑상선내분비외과학회는 4월에 춘계학술대회를, 11월에는 대한외과학회와 통합 추계 학술대회를 열고 있으며 개원의를 대상으로 하는 ‘Summer School'과 전임의를 위한 ’Winter School'를 진행한다.

박해린 총무이사는 “갑상선 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학회가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그동안 회원들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학회에서도 학술적 지원뿐 아니라 모든 회원들이 자부심을 갖고 진료에 임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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