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감염 및 합병증 가능성 있어, 초기발견 및 적기치료 필요
습포 요법(wet dressing), 영양 정보 제공 등 환자에게 큰 도움

김연흥 약사



등쪽에 파스를 붙이고 난 자리에 부작용으로 발진이 생겼다고 합니다. 통증이 심하고 물집이 수반되었다고 하네요. 습진연고를 달라고 하는군요. 약국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일상적인 풍경입니다.
보통 약사님들은 환자의 상태를 보지 않고 습진 연고를 주는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환자가 습진 연고를 지명하고 약국을 방문했으니 약사가 개입할 부분이 크지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만약에 이 환자가 파스로 인한 접촉성피부염이 아니라 대상포진이었다면? 환자는 적당한 치료시기를 놓쳐서 상당 기간 고생을 하게 될 것입니다.
저는 대부분의 경우 이런 지점에서 약사의 역할이 발생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에게 직접적인 진료권과 처방권은 없지만 약사로서 1차 진료인의 사회적 역할을 하는 입장에서 환자가 알지 못하는 질환의 유무를 잘 확인하고, 정확하게 환자에게 가이드를 해주는 것이 우리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등쪽에 파스를 붙이고 난 자리에 통증이 수반된 발진이나 물집이 생긴다면 우선적으로 대상포진을 의심해야 합니다. 바늘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 올 수도 있고, 그냥 넘어갈 수도 있지만 대상포진은 포진이 문제가 아니라 대상포진후신경통 때문에라도 더욱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는 질환입니다.
이번 호에서는 약국에서 자주 접하게 될 수 있는 대상포진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고 대상포진 환자에게 약국에서 할 수 있는 영양학적 접근과 보조요법, 한방제품에 대해 소개해 보고자 합니다.

대상포진은 Varicella-zoster virus에 의해 감염됩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수두(Varicella) 대상포진(zoster) 순서로 감염되는 질환이기도 합니다. 대상포진은 수두를 일으키는 동일한 바이러스인 대상포진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되는데, 대상포진은 바이러스가 후부 신경절에 잠복상태로부터 재발할 때 일어납니다. 발진이 생기기 평균 4~5일(1~14일) 전부터 피부절을 따라 동통, 압통, 감각 이상이 나타나며, 두통, 권태감, 발열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국소 림프절이 흔히 커지고 압통을 동반할 수 있으며, 피부의 발진은 신경을 따라 띠 모양으로 분포합니다.
Varicella zoster 바이러스의 재활성화에 의하여 피부절을 따라 급성으로 발생되는 감염으로, 해당 감각 신경절에 지배되는 피부절에 국한되어 수포성 병변과 심한 동통이 편측성으로 발생됩니다. 주된 문제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PHN:Postherpetic neuralgia)으로 주로 40대에서 60대 사이에 호발하고 15세 이하의 소아는 약 5%가 발생합니다. 나이가 증가함에 따라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이 감소되는 것이 가장 흔한 인자라고 생각합니다.

악성종양, 리프세포증식성 질환, 화학요법에 의한 면역억제, 방사선 치료 등이 유발인자이고, 약 1/3은 수두와 같이 전염성이 있고, 공기 감염의 경로를 통하여 수두를 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통증은 일반적으로 피부발진보다 4~5일 선행하는데 감각이상, 압통, 동통이 경도에서 심한 정도까지 흔하게 나타나며 신경분포를 따라 전신적으로 또는 신경에 국한되기도 하며 전달통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피부병변은 나타나지 않고 신경 침범만 발생될 수 있습니다. 동통은 30세 이하에서는 없거나 경미하며 특히 60세 이상의 노인에서 볼 수 있는 만성기의 PHN의 증상은 피부 병변 소실 후 수주에서 수년간 지속될 수 있습니다. 전신에 다양한 소, 대수포가 발생하는 범발성 대상포진은 악성종양, 면역결핍 또는 쇠약한 노인에서 잘 생깁니다.
삼차신경의 안신경 부분을 침범하면 포도막염, 각 결막염, 망막염, 시신경염, 녹내장 등이 발생하고 심하면 실명이 올 수 있으므로 조기에 치료가 필요한데, 이러한 안구 대상포진은 코 측면에 수포가 발생하는 Hutchinson's sign으로 예측할 수 있습니다.
이럴 경우 안과적 검진이 요구되는데, 그 외 출혈과 괴저 그리고 안면신경 및 청신경을 침범하여 안면마비, 이통, 안구진탕을 야기하는 Ramsay-Hunt 증후군 등의 합병증이 올 수 있습니다. 간혹 안면대상포진 후유증으로 안면마비가 온 환자를 볼 수 있는데(10만명당 5명꼴) 일반적인 안면마비와 달리 완치율이 낮습니다(50% 미만).
대상포진은 평생면역을 가져오지는 않고 평생 2~3회의 재감염이 될 수 있습니다.


치료
치료의 목표는 통증경감, 바이러스의 확산과 이차감염의 억제, PHN을 포함한 합병증을 최소화 하는 것입니다.
대상포진의 치료는 Herpes zoster 초기감염에 대한 치료와 PHN의 치료로 나뉩니다. 약물 치료로는 면역억제 환자에게는 acyclovir 정맥주사는 성인들에서는 체중 kg당 10mg을 8시간 간격으로 7일간, 1세 및 그 이상 어린이들에서는 체표면 어린이들에서는 체표면 제곱미터당 500mg을 8시간 간격으로 7일간(1세 이상 어린이들에서는 매일 체중 kg당 30mg을 세 번 나누어서)의 양이 추천됩니다.

·Famciclovir 250mg 1일 3회 1정씩 7일간
·Valaciclovir HCl 500mg 1일 3회 2정씩 7일간
·Acyclovir 200mg 1일 5회 1회 800mg씩 7일간
·칼라민 로션 수회 도포
위의 방법으로 처방을 하게 되고 famaciclovir, valaciclovir가 acyclovir보다 경구 흡수율이 높습니다.

※여기서 잠깐 VZS에 대해 알아보고 간다면 VZS(varicella-zoster virus)는 HSV(Herpes simplex virus) CMV(cytomegalovirus), EB virus(Epstein-Barr virus)와 함께 herpesviridae에 속하는 대표적인 DNA 바이러스라는 점입니다.

Valaciclovir는 단순포진에서는 acyclovir과 비슷한 효과를 보이지만 대상포진에서는 acyclovir보다 우수한 효과를 보입니다.
Acyclovir은 herpes simplex virus DNApolymerase의 작용을 억제하고, 동시에 deoxyguanosine triphosphate(dGTP)와 경쟁적으로 DNA복제과정에 작용해서 정상적인 DNA복제가 이뤄지지 못하게 합니다.  acyclovir의 viral DNA polymerase에 대한 억제작용은 인체의 cellular DNA polymerase에 비해 300~3000배 정도 강하기 때문에 바이러스에 대한 선택적 억제를 나타낼 수 있습니다. 또한 acyclovir의 구조에 있는 guanine기를 herpes 바이러스가 guanine으로 잘못 인식하도록 함으로써 바이러스의 증식을 방해하는 원리로 포진을 치료하는 것입니다.

famciclovir이나 penciclovir는 acyclovir의 낮은 경구 흡수율을 개선하기 위해 개발된 약제인데 처음 penciclovir이 나오고 그것을 개선해서 나온 것이 famciclovir입니다.

그 외의 치료제로는 급성기의 안대상포진등으로 인한 급격한 PHN을 막기 위해서 스테로이드가 사용되기도 하고, 극심한 통증에 의한 수면 장애나 우울을 막기 위해 항우울증약 또는 마약성 진통제, gabapentin이 처방되기도 합니다.
이제 우리 약사들이 접근할 수 있는 치료법에 대해서 알아보겠는데요, 기본적으로 급성기에 통증을 완화시키기 위해 wet dressing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되며, burrow 용액으로 wet dressing를 해주면 더 좋겠으나 약국 사정상, 식염수로 wet dressing 하는 방법을 환자에게 소개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습포 요법(wet dressing) 
수돗물이나 차가운 생리식염수, Burow’s solution(aluminium acetate), potassium permanganate, 1% betadine solution 등을 사용하여 4×4 거즈를 흠뻑 적신 후 직접 병변부에 10~15분간 올려 놓는다. 4~5분 간격으로 용액이 마르지 않도록 거즈를 다시 적시거나 삼출물이 많을 경우 새 거즈로 교환해야 한다. 급성기에는 하루 3~4회 시행해 주고 더 이상 진물이 안 날 때까지 계속해야 한다. 얼굴의 경우 눈에 들어갈 염려가 있으므로 생리식염수만 사용해야 한다. 습포 요법의 작용은 건조작용, 항소양작용, 냉각작용, 청결작용 등이 있으며 Burow's solution(aluminium acetate)과 potassium permanganate(KMnO4), 1% betadine solution은 정균작용도 있다. 적응증으로는 급성 습진성 질환 및 대상포진과 같은 수포성 질환이다.
대상포진으로 급성통증이 있는 환자에게 통증을 완화시키기 위해 리도카인패치(리도가아제도 가능)의 국소마취 효과가 도움이 됩니다.
대상포진의 초기에 갈근탕을 높은 용량으로 공급해주면 도움이 됩니다. 땀이 나지 않고 통증이 있는 대상포진에 쓸 수 있는데, 100g의 양을 사용합니다. 1일 1회 사용하는데 필요할 경우 다음날 한 번 더 사용합니다.

시령탕(소시호탕 합 오령산의 개념), 용담사간탕도 도움이 됩니다. 또한 만성기에는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서 팔물탕, 보중익기탕같은 약이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약국에서의 치료에 더욱 중요한 것은 PHN일텐데, 이 경우 황련해독탕, 시호청간탕, 십미패독탕, 방풍통성산 등이 도움이 됩니다.
L-라이신이 포진 바이러스의 활동을 억제하기 때문에 L-라이신이 높게 들어있는 메밀이나 계란 등이 대상포진의 치료에 도움이 되고 반대로 아르기닌은 포진 바이러스의 활동을 촉진 시키므로 포진이 발생했을 때는 복용을 금하는 것이 좋습니다. 밀, 호두, 땅콩 등에 많이 들어있습니다. 또한 설탕과 같은 단 음식도 포진 치료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세포손상을 막기 위해 항산화제의 보충이 도움이 되며, 아연과 프로폴리스 등은 포진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할 수 있습니다.


정리
대상포진은 무더위로 면역이 떨어지는 여름에 더 잘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수두 바이러스가 신경절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이 떨어질 때 나타나며, 면역력이 약한 노년층에서 쉽게 발견됩니다. 초기에 발견하지 못하면 PHN(대상포진후 신경통)으로 고생할 수 있기 때문에 환자가 대상포진으로 의심되면 피부과에 방문할 것을 추천하는 것이 좋습니다. Acyclovir이나
valciclovir, famacyclovir을 이용해 치료를 하며 치료의 목표는 통증경감, 바이러스의 확산과 이차감염의 억제, PHN을 포함한 합병증을 최소화 하는 것입니다. Wet dressing 및 리도카인 가아제를 기억하시면 상담에 도움이 되고, L-라이신과 아르기닌에 대해 기억하시면 좋습니다. 일부에서 전염성을 보이므로 전염성 질환임을 환자에게 인식시키고, 면역력을 키우는데 좋은 약품과 음식을 권하는 것도 좋습니다. 한약으로는 갈근탕이 도움이 되고 시호청간탕 정도는 기억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대상포진은 초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고, 병원에서 적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한 질환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약사가 환자에게 해 줄 수 있는 일이 많은 질환이기도 합니다. 소극적으로 병원에 가서 처방을 받도록만 할 것이 아니라, 영양과 보조요법 등을 소개해주면 환자의 예후는 더욱 좋아질 것이며, 약사에 대한 신뢰도는 더욱 올라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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