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과 함께 시작해 산하 14개 학회, 2500명 활동
단합과 활발한 연구 활동 장점, 교육 환경 개선 주력

대한피부과학회(이사장 이준영,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교수)는 지난 2011년 5월 서울에서 제22회 세계피부과학술대회의 성공적 개최로 그 위상을 인정받고 오는 9월 약 천여 명이 참석할 제3회 동아시아피부과학회 학술대회 개최를 앞두고 있다.   

부족한 연구비 재원과 의료전달체계의 붕괴, 피부과에 대한 국민과 의료계 내부의 차가운 시선 등 현실적인 제약에도 불구하고 학술적인 열정과 전통으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대학피부과학회. 8월 19일 대한피부과학회 이준영 이사장을 만나 그들이 걸어온 길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이준영 이사장
14개 산하학회, 2500여명 활동
대한피부과학회는 1945년 해방과 함께 48명의 회원이 ‘조선피부비뇨기과학회’로 시작했다. 이후 1947년에 조선의학협회 제1회 학술대회를 개최했고 이듬해 ‘대한 피부비뇨과학회 성병예방협회회보’ 제1권 1호를 발간하며 학술단체로서 첫 발을 뗐다.

대한피부과학회와 대한비뇨기과학회로 분리된 것은 1954년. 당시 1회 총회를 열고 통과된 회칙의 일부 자구만을 수정·통과시키고 각기 회칙을 차기에 설정하기로 한 뒤 임원을 선출해 학회로서 면모를 갖추게 됐다.

첫 피부과학 교과서는 1979년 발간되었으며 같은 해 서울에서 제1차 한·일피부과학학술대회를 개최하며 국제무대에 등장을 알렸다. 1989년에는 영문학회지 ‘Annals of Dermatology’를 창간하였으며 1997년 학회 홈페이지를 개설했고 2003년부터 ‘피부건강의 날’을 제정해 잘못된 질환 정보를 바로 잡는 대국민 캠페인을 시작했다.

2007년 서울에서 세계피부과학술대회 유치가 결정되어 이듬해 조직위원회를 구성하고 현재 회장을 맡고 있는 은희철 서울대학교 교수가 조직위원회 위원장으로 취임했으며 2011년 성공적인 개최와 함께 국제무대에서 입지를 다졌다.

현재 산하학회는 △접촉피부염 및 피부알레르기 △광의학 △미용피부외과 △피부병리 △레이저 △모발 △아토피피부염 △건선 △피부진균 △여드름 △백반증 △피부암 △피부면역학 △화장품 등 총 14개이며, 이사장과 회장의 이원체제로 이사장은 실무적인 것을, 회장은 대외적인 상징성을 추구하고 있다. 부회장 3명과 감사 2명, 상임이사 12명이 집행부를 구성하고 있으며 전문의 2100명, 전공의 340명 등 총 2500여명의 회원이 활동 중이다.

비전문가 진료 고소·고발 주력
현재 대한피부과학회가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사업은 불법 진료를 하고 있는 한의사와 피부미용사, 치과의사 등에 대한 고소·고발 건에 대한 처리다. 현재 수면 위로 드러나 있는 사건은 3~4건 정도지만 향후 더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이사장은 “이 문제가 정상적으로 풀려야 의료계의 혼란을 막을 수 있다”며 “대한피부과의사회와 협력해 개원의들에게 학문적인 자료를 제공하는데 힘쓰고 있다”고 설명한다.

올해로 12회를 맞은 대국민 캠페인 ‘피부건강의 날’도 대한피부과학회의 주요 사업 중 하나다. 올해는 지난 5월 ‘손 습진’을 주제로 환자 약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잘못된 질환 정보를 바로 잡는 캠페인을 벌였다. 이 이사장은 “대국민 캠페인의 경우 건선이나 광선 차단제, 탈모, 대상포진 등 주제를 정해 잘못된 인식을 바로 잡는데 가장 큰 목적이 있다”며 “매 연말에 분과학회의 추천을 받아 주제를 선정하기 때문에 내년 주제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한다.

의료 교육 환경 개선 앞장
국내 피부과의 경우 학술연구보다 미용 분야의 쏠림 현상이 심각한 것이 사실. 1·2·3의료 진료 체계의 붕괴 역시 피부과 전문의들이 안고 있는 문제 중 하나다.

대한피부과학회 은희철 회장은 진료체계의 붕괴에 대해 “학생들의 실습 현장이 평범한 장기 환자들로 가득 채워져 있는 대학병원의 외래에서 학생들에게 무엇을 가르치려고 하는지 곰곰이 반성해야 하고 교육자로서 부끄러움을 느껴야 한다”며 “외래교육 환경이 좋아지지 않는 것을 컴퓨터 활용이나 타 교육기관과 교육 자재 교환 등으로 보충하여야 할 것이며 대한피부과학회가 이에 앞장 설 것”이라고 다짐한다.

이 이사장은 미용 분야의 쏠림 현상보다 비전문가의 진료를 더 큰 문제로 지적한다. 어차피 저수가 문제로 인해 피부과 전문의에게 미용 분야는 포기할 수 없다는 것. 더 큰 문제는 비피부과 의사들과 한의사, 피부미용사 등의 진료로 부작용이 증가하고 치료의 질이 전반적으로 낮아지고 있다는 데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 이사장은 대한피부과학회의 강점으로 전통을 바탕으로 한 단합과 활발한 연구 풍토를 꼽는다. 8년 연속 대한의학회에서 ‘의학학회 대상’을 받고 있는데다 과거부터 내려온 만장일치의 전통 때문에 투표가 아닌 토론으로 풀어나가는 방식이 익숙하다는 것. 그는 이어 앞으로 대국민 캠페인을 통해 ‘피부과’에 대해 국민들이 갖고 있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하고 질환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알리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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