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8개 소아청소년과 병원에 야간·휴일진료 지원
의료계 ‘차라리 소아 야간가산제 강화가 효율적’ 주장

복지부의 ‘소아환자를 위한 야간, 휴일 진료기관 지정운영 시범사업(이하, 달빛 어린이병원)’에 대해 의료계가 난색을 표하고 나섰다.

대한의사협회가(회장 추무진, 이하 의협)는 이 사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차라리 소아 야간가산제를 강화하라고 주문했고 대한소아청소년과 개원의사회(회장 김재윤) 역시 18일 성명을 통해 “달빛어린이병원으로 영세한 소아청소년과 의원들을 문 닫게 하지 말고 경증소아응급환자들이 동네 안에서 쉽게 해결할 수 있도록 제대로 된 정책을 만들어 달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지난 13일 보건복지부(장관 문형표)는 소아환자가 야간이나 휴일에 응급실이 아닌 외래에서 진료를 볼 수 있도록 8개 소아청소년과 병원을 야간ㆍ휴일 진료기관(달빛 어린이병원)으로 지정하여 평일 밤 23시, 주말은 18시까지 진료를 하도록 하며, 국가와 지자체가 50:50으로 재원을 마련하여 보조금을 지원하는 사업을 시작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의협은 지난 14일 달빛 어린이병원과 관련해 “실효성이 의문스런 시범사업보다는 현재 시행하고 있는 소아가산제도를 좀 더 강화하는 쪽으로 정책방향을 설정하여 소아 야간가산제의 도입 취지 및 일차의료 활성화 등 보다 큰 틀에서의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의협은 “정부는 이미 2013년 3월부터 응급실 경증환자 분산, 전문의 진료 확대, 환자의 응급실 이용에 따른 비용부담 경감 등 소아경증환자의 야간, 휴일 진료 편의성 제고를 위해 소아 야간 가산제도를 시행하고 있다”며 “그러나 소아야간가산제도에 참여하는 의원급 의료기관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지역주민의 접근성ㆍ편의성을 높이고자 노력하고 있는 반면, 2013년도 분기별 의원급 소아야간 진료 건수는 기관 참여 수와 달리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어, 소아야간가산제도의 효율성 제고가 더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소아 야간가산제는 6세 미만 소아의 야간 외래 진료(20시~익일 7시) 시 현행 기본진찰료 소정점수의 30% 야간가산을 100%로 확대적용하는 제도다.
 
2014년 6월을 기준으로 소아 야간진료에 대해 1회 이상 청구한 기관은 4,367개로 지난해 2/4분기 164,973건, 3/4분기 162,507건, 4/4분기 154,294건 등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대한소아청소년과 개원의사회는 “진료 건수가 줄어들면서 야간진료에 참여했던 의료기관의 경제적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번 정책으로 야간진료를 포기하는 의원이 증가할 것”이라면서 “결국 야간 소아진료를 위해서는 가까운 일차의료기관이 아닌 멀리 떨어진 달빛 어린이병원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국민편익을 위하려는 본래의 취지에 반한다”고 밝혔다.

또한 야간진료의 부적절한 활성화는 소아 의료체계의 왜곡을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저출산으로 인해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원의 폐업이 늘고 있고, 소청과 대신 비급여질환·성인 만성질환을 전문 과목으로 표방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실정에서, 달빛 어린이병원이 도입될 경우 야간진료를 감당할 수 있는 병원급을 제외한 동네 소아청소년과의 몰락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다.

개원의사회는 병원의 야간진료를 지원하기보다는 소아 진료비 가산율 인상, 육아관리제도의 도입, 유소아 본인부담금 인하 등 제도적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협 신현영 홍보이사 역시 “소아경증환자의 야간진료 활성화 및 보호자의 진료비 부담 감소를 위한 효율적인 방안은 접근성과 경제성에서 강점이 있는 일차의료기관이 야간진료에 보다 더 많이 자율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통해 유도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야간진료 의료기관 표방과 홍보 등을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고, 아울러 전문수가가산을 인정하는 등 일차의료 활성화 관점에서의 정책적ㆍ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한국의약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