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지방 의과대학병원에 재직 중인 김 모 교수(35)는 요즘 개원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월 1000만원의 급여를 받고 있어 생활하는 데 불편함은 없지만 3ㆍ4세인 두 자녀를 가급적 일찍 미국으로 유학 보낼 계획이라 유학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개인병원을 열기로 했다.

안과 전문의인 그는 본격적으로 돈을 벌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모아 놓은 자산이 많지 않다. 1억5000만원의 은행 대출을 끼고 산 시가 2억2500만원 상당의 아파트 한 채와 은행 예금 5000만원이 자산의 전부다.

고소득을 올리기 시작한 뒤로도 사정은 크게 나아지지 않고 있다. 남다른 교육열 때문이다. 원어민 영어강사에게 두 아이의 영어교육을 맡기는 등 월소득의 절반 이상을 자녀 교육비로 쓰고 있다. 이 때문에 연간 소득이 1억2000만원인 데도 저축액은 1500만원에 불과하다. 저축은 대부분 은행 예ㆍ적금으로 하고 있다.

개업과 관련해 세금과 대출문제 등을 상담하고 장기 재무계획을 짜기 위해 삼성생명 WM사업부 임태석팀장을 찾았다.

◆ 개원하면 순소득 현재보다 1억원 많아져 = 김 교수의 개원 비용은 건물 임대료 등을 포함해 2억5000만원가량이다. 건물 임대료가 5000만원 안팎이고 의료기기 마련과 인테리어 등에 드는 비용이 2억원이다. 의료기기가 고가인 만큼 김 교수는 대부분의 장비를 렌탈하거나 리스할 예정이다.

개원할 지역 인근 안과의 수입과 병원 운영에 필요한 각종 비용을 고려할 때 개원시 김 교수의 순소득은 현재보다 1억원 많은 2억2000만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원에 필요한 비용은 은행 대출을 통해 마련하도록 한다. 현재 1억5000만원의 대출이 있지만 나이에 비해 소득이 많은 만큼 대출을 추가로 받는 데 큰 문제가 없다. 대출에 따르는 부가적인 혜택도 있다. 대출금이 개업자금으로 사용되므로 추후 소득신고시 이자상환금액을 경비로 처리할 수 있다.

김 교수의 연소득은 최고세율구간인 8800만원 이상에 속하므로 35%의 소득세와 소득세의 10%인 주민세를 포함해 소득의 38.5%가 세금으로 부과된다. 이자상환금액이 경비로 처리되면 내야 할 세금은 그만큼 줄어든다. 2억원을 연 7%에 대출받는다고 가정했을 때 경비처리 후 실질이자율은 연 4.3%에 불과하다.

◆ 부인을 간호사로 고용= 김 교수의 부인은 간호사 출신이다. 김 교수는 개원에 따르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현재는 전업주부인 아내를 간호사로 고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데 이는 인건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훌륭한 방법이다.

향후 병원을 임대에서 소유로 전환하게 된다면 명의를 부인과 공동으로 하거나 아예 부인 앞으로 돌리는 게 좋다.

김 교수가 병원을 소유하게 되면 추가 대출에 대한 이자의 경비 처리가 가능하지만 원금 상환시 소득과표구간이 높아지게 된다. 하지만 병원을 아내 명의로 하고 김 교수가 부인의 건물에 임대로 입주하면 임대료를 경비로 처리할 수 있다.

김 교수의 소득과표구간보다는 부인의 소득과표구간이 낮기 때문에 소득세 절세 효과가 있다. 향후 자산관리에 있어서도 매우 효과적이다.

부인 외에 사전증여를 통해 자녀와도 지분을 나눠 가질 수 있다. 배우자 증여공제 한도는 6억원이고 자녀에 대한 증여공제한도가 올해부터는 미성년자는 3000만원, 성인은 5000만원으로 확대된 점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공제 한도 초과분에 대해서는 1억원까지는 10%의 증여세만 부담하면 된다. 자진 신고할 경우 세액의 10%를 감면해 주기 때문에 실제 세율은 9%에 불과하다. 1억3000만원을 사전증여하면 증여세를 900만원만 내면 되는 셈이다.

◆ 월소득은 자금 목적에 맞는 분산투자를 = 소득을 올리는 것 못지않게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현재 김 교수 부부의 재무상태는 목적성 없는 저축과 분산투자 전략 부재, 유고시 부족자금이 크다는 점 등 여러 가지 약점을 가지고 있다.

이 같은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소득에서 지출을 뺀 순소득을 다음과 같이 분산투자할 것을 권한다.

첫째, 단기 유동성 확보를 위해 종합자산관리계좌(CMA)와 수협 적금에 30%를 투자한다.
둘째, 절세용 상품인 연금저축과 장기주택마련저축펀드, 유학자금마련용 적립식 펀드에 30%를 투자한다.
셋째, 장기자금 성격의 대출상환자금 및 사업확장자금용으로 20%를, 본인 유고시 나머지 가족이 직면해야 할 자금 부족을 대비하기 위한 종신보험 상품에 20%를 투자하는 게 좋다.

명심해야 할 점은 재무상황은 주변 환경과 시장 상황, 소득 증가에 따라 계속 바뀌므로 주기적으로 자산에 대한 검진을 받고 필요할 경우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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