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호흡관리학회 연계해 간호사 포함 500명 활동
수가 현실화로 가정·중소병원 포괄한 호흡관리 이뤄져야


박영철 회장
호흡관리(respiratory care, 呼吸管理)는 기도를 확보하고 충분한 환기가 이루어져 혈중의 각종 가스분압을 정상에 가까운 상태로 유지하는 것을 말한다. 때문에 질환이 아니라 모든 질환에 대한 기초 치료라고 볼 수 있다. 전신마취시나 호흡기 질환 등으로 호흡부전을 가져왔을 때와 같은 때에 필요하게 된다.

대한호흡관리학회(회장 박영철, 고대안산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이하 호흡관리학회)가 주목하는 것은 중환자 관리에서 호흡관리다. 이외에도 근이완증이나  근이영양증 등 장기 만성 호흡환자 치료도 포함한다.

호흡관리학회 박영철 회장은 “호흡관리학회는 호흡관리의 질 향상과 학문적 연구 기반 마련, 전공의들의 교육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며 “호흡관리에는 의사뿐 아니라 간호사의 비중도 크기 때문에, 현재 회원 중 60%가 간호사일 만큼 학회 활동에도 그들의 참여율이 높다. 때문에 호흡관리학회는 대한의학회 소속이 아닌 별도의 학회로 활동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호흡관리 전문, 현장 목소리 반영 필요
호흡관리학회는 2000년 서울대학교 의과대 의학과 마취과학교실 故 함병문 교수에 의해 탄생했다. 중환자실의 기본 치료인 호흡관리와 장기 만성 환자들의 수요가 늘어가면서 호흡관리 학회의 필요성이 대두됐던 것.

당시 의사만 참여하는 ‘대한중환자의학회’가 있었지만 실제 필드에서 활동하는 간호사들의 참여를 인정하지 않았고, 감염과 영양까지 포괄적으로 논의했기 때문에 별도의 학회가 필요한 실정이었다.

그러던 차에 우연히 미국호흡관리학회(America Association Respiratory Care, AARC)에 참석했던 故 함 교수가 국내로 활동을 연계해 사람을 모으기 시작했고, 현재는 500여명의 회원이 활동하는 학회로 자리매김 했다.
하지만 미국호흡관리학회의 지부로 활동하는 것은 아니다. 말 그대로 ‘연계’하는 방식인데, 예를 들어 미국의 호흡관리학회가 학회 확장 차원에서 Teaching Program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호흡관리 활성화 위한 법제화 및 수가 현실화 숙제
호흡관리학회의 장기적인 목표 중 하나는 호흡치료사의 법제화이다.

국내에서는 의사와 간호사가 호흡관리를 담당하지만, 미국에서는 호흡치료사가 별도로 존재한다. 학부 졸업 후 2~3년 동안 정식교육기관의 교육을 받으면 병원뿐 아니라 지역사회별로도 활동할 수 있다.

하지만 호흡치료사가 없는 국내에서 의사는 24시간 환자와 있을 수 없고, 간호사도 고유의 업무가 있기 때문에 더 섬세한 관리가 필요한 것이 사실. 특히 가족이 전담할 수밖에 없는 만성 환자들의 호흡 관리도 호흡치료사제도가 신설되면 지역별로 관리할 수 있게 된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호흡치료사의 ‘수가’ 신설이다. 박 회장은 “간호사가 호흡치료사로 활동하고 싶어도 병원 경영자 입장에서는 이익이 되지 않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힘들다”며 “환자의 전인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의료진 뿐 아니라 관계자들이 함께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가정이나 중소병원에서의 호흡관리도 호흡관리학회의 숙제다. 박 회장은 “현재 대학병원급 중환자실은 괜찮지만 중소병원이나 가정까지 내려가면 제대로 된 관리가 되지 않고 있다”며 “이에 대한 수가도 현실화돼야 한다”고 말한다.

실제 일본에서는 분만하는 개인 의원이 갈수록 줄어들자, 3년 전부터 국가가 사고 시 3억을 보장하고 있다. 박 회장은 “심폐소생술을 받는 중 사망하는 환자의 95%가 호흡이 멈추기 때문인데, 반대로 호흡을 멈추지 않도록 모든 중환자에게 호흡관리를 하게 되면 갑자기 죽는 일을 막을 수 있다”며 “수가 신설 등 우리나라도 정부의 직접 보완책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인다.

올해부터 학술대회 간호사 세션 나눠 진행
박영철 회장이 취임한 올해는 특히 대한호흡관리학회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우선 지난 7얼 18일부터 19일까지 열린 ‘제22차 대한호흡관리학회 학술대회 및 제12차 인공환기 워크샵’에서 의사와 간호사가 참여하는 세션을 나눠 진행해 간호사들의 평점 인정을 수월하게 했다.

박 회장은 “사실 호흡관리에서 의사는 방향만 설정할 뿐 24시간 환자 곁을 지키는 것은 간호사”라며 “대한간호사협회의 정책 상 한 학술대회당 150명밖에 평점 인정이 되지 않아 간호사들의 참여를 독려하고자 학술대회 세션을 분리하게 됐다”고 설명한다.

또한 미국호흡관리학회의 Teaching Program에 올해부터 2명씩 참석할 수 있게 됐다. 미국 측의 권유는 있었지만 의료진 입장에서 학술대회가 진행되는 2주 동안 자리를 비우기 힘들었던 것이 사실. 하지만 올해부터는 학회 측의 배려로 의사 1명과 간호사 1명이 그 혜택을 누리게 됐다.

호흡관리 전문 인력에 대한 홍보도 다양하게 이뤄져 학회가 안정적 궤도에 오르게 된 것도 이번 집행부의 성과 중 하나로 평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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